오페라(Opera)

 

음악 중에서 종합 예술로서의 오페라의 매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성악의 종합 예술이 합창이라면 기악의 종합예술은 오케스트라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오페라는 음악 그 전부를 총망라했을 뿐 아니라 문학적인 요소인 대본, 연극적인 요소인 연기, 나아가서는 미술, 무용 등을 요소로 하여 구성된 대단히 복잡한 예술이다. 다시 말하면 사치스런 오락이라 할 만한 이 오페라는 음악의 연속으로 일관된 노래의 극이다.

 

그러므로 오페라 본연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이 음악적인 면과 극적인 것이 어떻게 조화될 것이며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에 항상 문제가 되어 왔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과 국민성, 나아가서는 국민들의 기회에 따라 퍽 그 양상을 달리하고 있다.

 

등장인물이 노래하며 여기에 오케스트라가 반주하여 극적인 효과 내지는 음악을 살린다. 등장인물의 배역에 따라 독창, 2중창, 3중창, 4중창 등의 있고, 군중으로 분장해 노래하는 합창도 이에 가담한다.

 

독창자는 보통 아리아, 레치타티보, 그리고 아리아보다도 단순한 카바티나를, 혹은 로만스나 세레나데를 부르는 때도 있다.

 

중창은 오페라에 있어서 극 중 주요한 대화의 부분에 이용된다. 오케스트라는 위에서 말한 것 외에도 노래의 반주와 등장인물의 감정과 정서 그리고 행동 등을 묘사, 강조하며 무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서곡(Overture)과 전주곡(Prelude)이 있는데, 이를 연주하여 극 전체의 성격을 암시해 주기도 한다.

 

Aida.jpg

 

그런데 극에 음악을 놓은 것은 옛 그리스 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오페라는 불완전하나마 1597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발표가 된 <다프네 Dafne>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600년에 발표한 페리와 캇치나의 작품인 <에리우디체 Euridice>로부터 오페라도서의 체계가 확립되었다.

 

그 후 몬테베르디 등 여러 작곡가들이 나타나 크게 발전을 보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17세기 경 재빨리 오페라를 수입했는데, 륄리와 같은 작곡가가 나타나서 프랑스적인 오페라를 만들어 발전시켰다.

 

륄리 이우에는 라모와 같은 작곡가의 손으로 국민의 기호에 맞는 독창적인 오페라로 발전시켰다. 영국에서는 17세기 중엽에 프랑스와 같이 국민적인 오페라를 가지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피어셀은 가장 유명한데, 오페라뿐만 아니라 영국의 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존재였다.

 

독일은 프랑스와 영국보다도 빨리 1618년에 이탈리아의 오페라를 수입하여 잘츠부르크에서 상연하였다. 그렇지만 독일은 이탈리아의 오페라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말하자면 이탈리아 오페라의 출장소 격이 된 셈이다. 그러므로 독일적인 독자적 특성을 가진 오페라가 성립되기는 글룩이 개혁한 이후 베버에 이르러 국민적인 오페라의 완성을 보았다.

 

그 후 바그너에 이르러서 글룩의 이상이 실천되었으며 독일만이 자랑할 수 있는 오페라의 확립을 볼 수 있었다. 바그너는 극에 음악을 종속시킨 악극(樂劇 Musik drama)을 창안함으로써 새로운 독창적인 시도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탈리아는 무엇보다도 성악의 나라이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탈리아에서 마카로니와 오페라를 제외한다면 남을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아무튼 18세기를 통해 이탈리아에서 상연한 신작 오페라가 42,000곡이나 된다니 그 나라의 오페라에 대한 열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말하자면 그 정도로 이탈리아 국민은 오페라를 좋아하고 즐겨 감상한다는 것이다. 그 나라의 국민은 선천적으로 아름다운 목소리와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그 특성을 살려 성악 중심의 오페라를 만들어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었으며 그것을 자랑으로 자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이탈리아의 특징 있는 오페라, 프랑스적인 오페라, 독일적인 오페라 등 나라마다 특색 있는 오포라로 발달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더욱이 19세기에 이르러 이탈리아에서는 롯시니, 도니체티, 벨리니 등 3대 거성이 나타났으며, 프랑스에서는 마이어베어, 오베르 등이 활약했다. 독일에서는 로르찡, 니콜라이 플로토 등이 나타났고, 위에서 언급한 바그너의 출현은 낭만파의 오페라를 최고도로 승화시켰다. 따라서 그의 영향으로 R. 슈트라우스 등에 의한 명작을 낳게 된 것이다.

 

같은 시대에 이탈리아에서는 베르디가 나타나 <리골레토 Rigoletto>, <춘희 La Traviata>, <아이다 Aida>, <오텔로 Otello> 등 많은 걸작을 내어 이를 세계적인 것으로 높였다.

 

프랑스에서는 구노가 <파우스트 Faust>, 토마가 <미뇽 Mignon>을 냈다. 더구나 비제는 명작 <카르멘 Carmen>을 냄으로써 세계적으로 프랑스의 이름을 떨친 바 있다. 마스네 또한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오페라를 작곡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차이코프스키, 보로딘, 무소르그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등이 러시아의 국민적인 오페라를 작곡했으며, 보헤미아의 스메타나 또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에 이르자 프랑스의 드뷔시가 <펠레이스와 멜리장드>를 냈고, 이탈리아에서는 푸치니가 혜성처럼 나타났으며, 독일에서는 베르크의 <보째크>를 들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아이넴, 스위스의 쉐크, 웃토마르,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 러시아의 프로코피에프의 오페라 <3개의 오렌지에의 사랑> 등이 인기가 있었다.

 

영국에서는 브리튼의 활약을 볼 수 있고 거쉰은 <포기와 베스 Porgy and Bess>, 메놋티의 <전화 The Telephone> 등은 신선한 맛이 있다.

 

오페라에는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라는 정가극(正歌劇)이 있는데, 신화와 고대의 영웅적인 테마를 소재로 한 것으로 레치타티보와 아리아를 중요시하며, 합창과 중창은 특별한 때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랜드 오페라(Grand Opera)

이것 또한 큰 구상의 비극적인 성격을 띤 오페라인데, 이탈리아의 오페라 세리아에 대해 프랑스에서 나타난 대 오페라이다.

 

오페라 부파(Opera Buffa)

이것은 18세기 초에 이탈리아에서 생긴 희가극적인 오페라이다. 이것은 유럽 여러 나라에 두루 퍼졌으며 19세기 중엽까지 이 같은 오페라가 성행했다. <피가로의 결혼>, <돈 지오반니>, <세빌랴의 이발사> 등이 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현대 생활에서 야기되는 소재를 쓰는 것이 특징이며 희가극이라고 부른다.

 

프랑스의 오페라 부프(Opera Bouffe)도 대략 비슷한 말이지만 오페레타에 비할 수 있으며 대화의 부분에는 세리프가 사용된다.

 

오페라 코미크(Opera Comique)

이것은 프랑스 말로써 오페라의 일종인데, 음악적으로 고고한 점은 일반 오페라와 같은데, 사이에 세리프가 있으며, 코미크라고는 하지만 줄거리가 반드시 희극(喜劇)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18세기에 프랑스에서 생겼을 때는 희가극이었으나 후에 내용에 관계없이 세리프가 있는 오페라로 되었다. 토마의 <미뇽>이나 비제의 <카르멘>과 같은 오페라도 작곡자는 오포라 코미크라고 불렀다.

 

오페레타(Operetta)

보통 경가극이라 부르는데, 작은 오페라라 할 수 있다. 극적인 진행에 있어서는 세리프가 주된 역할을 하며 여기에 노래와 무용이 들어간다. 보통 음악적인 내용은 적은 편이지만 부담 없이 가볍게 들을 수 있다. 슈트라우스의 <집시 남작> 등이 이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