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 중심이 된 음악과 듣는 사람들 위주의 음악으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펑크(funk)는 둘 가운데 전자, 즉 연주자들이 좋아하고 또는 추구하는 음악의 전형이다. 한마디로 연주하는 맛이 나는 음악이다.

 

흔히 3코드 록인 펑크(punk)와 자주 혼동되는 이 음악은 보다 친숙한 '펑키'라는 형용사로 인식되어있듯 비트가 강조되는 스타일이다. 흔히 비트를 잘게 쪼개 한마디를 거의 16비트로 나눈다. 한 마디 내를 16분 음표로 채운 개념이다.

 

드럼이든 기타든 베이스든 연주자들은 비트를 세분화한 것이기 때문에 연주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아주 신난다. 연주자들은 펑키한 것을 좋아하는 반면 듣는 사람한테는 친화력이 떨어진다. 아주 많이 들어야 맛을 느낀다.

 

원래 펑크는 1970년대 중반 미국 흑인들이 그들의 고향이라 할 '아프리카 정글'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글을 헤치는 기분의 음악이다. 또 하나는 단순한 가수에서 벗어나 스스로 연주하는 '밴드' 음악으로서 성격을 강조한다. 그래서 펑크 그룹하면 색스폰 등 관악 연주자들을 포함, 대형편성이다. 과거 1970년대의 펑카델릭(Funkadelic)이나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가 말해준다.

 

사실 재즈를 빼놓고 대중음악에서 흑인하면 가수였지 연주자는 아니었다. 때문에 펑크는 재즈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한다.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이나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Grover Washington Jr.) 등은 재즈와 펑크를 합친 음악을 선보인 연주자들이다. 1970년대 중후반 전성기 때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도 펑크음악을 잇따라 실험했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이 음악을 통해서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했을 것이다.

 

근래 스티비 원더에게 영향을 받은 백인 그룹 자미로콰이(Jamiroquai) 같은 그룹도 펑크를 연주한다. 막 나온 그들의 신보 제목은 '펑크 오디세이'(A funk odyssey)다. 과거에는 푸대접받았던 펑크가 흑인음악의 강세 덕분에 요즘에는 국내에서도 듣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