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pop
국내에서 해외 팝을 듣는 사람은 크게 둘로 나뉜다. 미국음악을 듣는 사람과 영국음악을 택하는 사람이다. 아주 단순한 국가별 분류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는 구분이다. 미국 팝 쪽의 사람들이 대세를 따르는 사람이라면 영국 팝을 선호하는 팬들은 큰 흐름을 무시한 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굳이 찾아 듣는 성향을 보인다.
과거 비틀스나 퀸이 있던 시절에 영국은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 영국은 주도권을 완전히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에 빼앗겨버렸다. 때문에 영국 팝은 '소수자음악' 또는 매니아음악으로 전락한 감마저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록에 관한 한 늘 최고였던 영국이 얼터너티브 록 이후에는 미국에 밀려버린 것이다. 이 무렵에 등장한 말이 브릿팝(Britpop)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영국의 팝이란 의미인데 미국이 록인 것과 달리 팝이란 말을 붙여 차별화를 기했다.
많은 사람들은 브릿팝이 너바나의 얼터너티브 록 강풍 이후 영국의 대항으로 솟아난 것으로 알지만 사실 시기적으로는 엇비슷했다. 둘 모두 1990년대가 개막되면서 구동했던 것이다. 미국 얼터너티브가 회오리가 워낙 커서 브릿팝이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뒷북을 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브릿팝은 얼터너티브 록의 지배가 지겹게 이어지던 1995년쯤에 가서 바람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이 때부터 영국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블러(BLur)와 오아시스(Oasis)의 치열한 경쟁전이 브릿팝의 부상을 주도했다. 이 밖에 그룹 라디오헤드, 수에이드, 펄프 등도 분전했다. 이중 오아시스는 미국에서도 크게 성공했고 지금 라디오헤드의 기세는 세계 제1이다.
영국의 그룹이라고 해서 브릿팝을 붙였지만 이들 음악에 어떤 공통점은 없다. 저마다의 음악적 개성을 보유한 채 각양각색이다. 단 하나 공유한 부분이 있다면 아마도 영국의 자존심이 배인 영국성(Englishness)일 것이다. 확실히 영국음악은 미국과 다르다.
그러나 형식적인 분류를 혐오한 블러는 일찍이 "브릿팝은 죽었다"고 선언한 바 있고 라디오헤드는 "우린 브릿팝을 살해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근래에도 브릿팝은 콜드플레이나 트래비스와 같은 신성을 내놓고있지만 인기는 전만 못한 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