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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 100년, 악기 100년 - 드럼 1

오작교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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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과 브러쉬가 만들어 내는 손의 광기

 

재즈사에는 수많은 별들이 꽃피고 또 서서히 시들어져 갔다. 그 많은 별들 가운데 거장이라 불리워도 손색없는 인물들 역시 상당수에 이른다. 그런데 그 거장이라 불리는 인물들이 존경하고 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는 또 다른 거장들은 과연 어떤 인물들일까?

 

드럼, 인간이 창조해 낼 수 있는 소리 가운데 가장 원초적인 소리를 발산하는 악기는 드럼이다. 기다란 나무로 가죽을 두르려 신명나는 소리를 내는 드럼. 하드 밥 대학의 진정한 교수 아트 블레이키는 이 드럼의 원초적인 소리를 찾고자 선조들의 고향인 아프리카를 여행한 적도 있다. 그만큼 재즈에서 리듬은 중요한 것이다. 드럼은 어떤 곡의 기본 라인을 제시해 주기도 하지만 처음 시작과 끝을 알리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더욱 중요시되는 악기이다.

 

한 곡의 템포를 셀 때 역시 드럼의 박자에 맞추어 그 템포를 맞추는 일이 가장 빈번히 사용될 만큼 드럼의 중요성은 항상 인식되어 왔다. 재즈계에서 드럼의 신으로 불리는 인물들은 몇 명이나 될까?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아트 블레이키, 엘빈 존스, 토니 윌리엄스, 필리 조 존스, 셀리 맨, 버디 리치, 진 크루퍼, 루이스 헤인즈, 맥스 로치, 아트 테일러, 지미 콥, 케니 클락, 스티브 갯, 빌리 코브햄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드러머들이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이 가운데 아트 블레이키나 셀리 맨, 진 크루퍼, 버디 리치, 맥스 로치는 테크닉과 파워를 자랑한 드러머들이다. 지금이야 이들보다 더욱 뛰어난 테크니션들이 등장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지만 이들의 섬세함과 강열함이 공존하는 당시의 리듬은 상상 할 수 없을 정도였다.

 

 

Drum.jpg

 

 

 

가장 신나는 소리를 연출하는 드럼

 

먼저 드럼 세트를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드럼 세트는 베이스 드럼, 라지 탐탐, 스몰 탐탐, 스네어, 라이드 심벌, 하이 햇, 크래시 심벌 등 7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인 셋팅에 드러머가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더 추가할 수도 있다. 재즈에서는 드럼 스틱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데 재질에 따라 크게 나무와 철사, 그리고 대나무 등으로 나뉘어 있다.

 

가장 보편적으로 나무 스틱을 많이 사용하고 소리의 분할을 위해 대나무를 여러 갈래로 쪼개어 사용하기도 하며, 부드러운 소리를 만들기 위해 가는 철사를 묶은 스틱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드러밍에서 베이스 드럼은 곡의 중간에 곡의 깊이와 특정 부분에서의 강한 역동감을 주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탐탐은 주로 악센트와 장식음을 주기 위해 사용되며 심벌 역시 강한 악센트와 장식음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드러머의 기호에 따라 바뀌게 되고 곡의 특성에 따라 변한다.

 

초창기 재즈에서의 드럼은 밴드에서 그다지 큰 지위를 누릴 수 없었으나 30년대 후반에 들어와 그 비중이 점점 커졌으며, 40년대의 비 밥 주자들에 의해 독자적인 구성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춤추며 놀기 위한 음악인 스윙에서 예술성을 찾으려 했던 밥 주자들은 단순한 기능보다는 스윙에서 느낄 수 없는 화려함과 예술감을 찾고자 새로운 패턴을 제시했던 것이다. 바로 리듬 섹션에서의 창조성이다. 재즈 드럼에는 ‘Fill’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솔리스트의 공백을 스네어, 혹은 심벌 등으로 드러머가 메꾸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주자에게 자극을 주어 곡의 흐름에 있어 촉진제 역할을 하며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재즈 드럼에 있어 드럼이라는 악기를 관악 파트, 혹은 그 이상의 지위로까지 끌어올린 인물로 케니 클락이 꼽힌다. 케니 클락은 밥 주자로서 복수의 리듬 패턴을 동시에 연주(대위 리듬)했고 당시의 단순한 비트를 최대한 음을 쪼개 분할시켜 연주함으로써 상당히 빠르게 음을 분산시키는 테크닉을 구사했다. 이후 등장한 아트 블레이키는 드럼이 멜로디 악기와 동등한 위치에서 연주할 수 있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그의 격렬하고 빠른 템포의 연주는 맥스 로치와 같은 동시대의 연주인에게로 이어져 많은 드러머들이 이전과 같은 대우에서 벗어나 한층 높은 위치에 서게 된다.

 

이후의 드러머로는 앞서 언급한 엘빈 존스, 토니 윌리암스 등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엘빈 존스의 드러밍은 많은 팬들에게 신비로움마저 안겨주고 있다. 존 콜트레인이 가장 인정하는 드러머로 거론된 엘빈 존스는 콜틀레인 사후 그의 곡과 연주 패턴을 연구해 존 콜트레인 학풍을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엘빈의 드러밍은 파워 넘치고 때론 그 파워감 속에서의 섬세함으로 음을 분산시켜 난해한 연주를 들려준다. 토니 윌리암스는 단순한 리듬 비트에서 정확한 박자에 의한 드러밍을 구사하고 그 속에서 자유로운 즉흥연주를 들려주는 드럼의 정확성으로 인기를 얻었다.

 

맥스 로치는 그 어떤 곡을 연주하더라도 자신만의 분명한 소리를 전달하는 특이한 연주력으로 인기를 얻은 인물로서 늘 멋진 드럼 솔로가 압권이다. 클리포드 브라운과의 연주 시절을 가장 그리워하는 정이 많은 연주인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드러머들 가운데 가장 화려한 솔로를 구사하는 드러머로 인정받고 있다. 맥스 로치의 솔로는 드럼이라는 악기가 주는 매력 그 자체를 분석했다고 할 수 있는데 정박에 의한, 그리고 자신이 개발한 화려한 터치를 이용해 다양한 드럼 솔로를 구사한다. 간혹 드러밍 시 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손을 이용해 스네어 혹은 탐탐을 두드리는 맛은 일품이다.

 

셀리 맨은 역대 웨스트 코스트 재즈 드러머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섬세하고, 백인다운 깔끔한 드러밍을 구사하는 매력 있는 드러머이다. 특히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사용된 음악들을 재즈로 편곡해 연주하는 다양한 연출로 사랑 받았고, 클래식 작품을 재즈로 편곡, 연주하는 실험정신도 이미 60년대 초반에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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