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 Pan 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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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팝, 즉 미국의 대중음악은 20세기 개막과 함께 틴 팬 앨리(Tin Pan Alley)라는 이름의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28번가(街)에서 탄생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온 백인 이주민 가운데 유럽의 오페레타와 같은 고전음악 세례를 받은 작곡가들은 이 곳에 모여들어 영국에 맞설 국력을 키우기에 바쁜 미국의 환경에 적합하고, 왕실의 영국과 달리 지극히 대중 지향적인 '짧은 클래식'을 만들고자 했다.

 

Buildings of Tin Pan Alley, 1910

 

틴 팬 앨리는 먼로 로센펠드(Monroe Rosenfeld)라는 이름이 한 저널리스트가 우연히 이 거리를 걷다가 그 곡 쓰고 연주하고 소리가 마치 냄비(Tin)과 프라이팬(Pan)을 두들기는 소리로 가득 찬 것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제롬 컨(Jerome Kern) 조지 거쉰(George Gershwin) 어빙 벌린(Irving Berlin)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dgers) 콜 포터(Cole Porter) 등 당시의 기라성 같은 틴 팬 앨리 작곡가들은 1920년대와 30년대에 걸쳐 '32소절 중심의 대중적 팝' 음악을 창조했다. 그것은 미국의 대중음악사에 있어서 재즈에 이어, 마치 야구와 같이 어떤 나라에도 없는 미국의 고유한 창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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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컨의 'Smoke gets in your eyes', 조지 거쉰의 'Summertime', 어빙 벌린의 'White Christmas', 리처드 로저스의 'My funny Valentine', 콜 포터의 'Night & day' 등 오늘날 미국 팝송의 '표준'이 된 불멸의 명곡들이 그것이었다. 또 프랭크 시내트라, 엘라 피츠제럴드, 냇 킹 콜 등 명가수들이 이 '스탠더드 팝'을 불렀다.

 

특히 틴 팬 앨리 팝은 1920년대에 북부 대도시로 올라온 재즈와 결합하면서 20세기 전반 세계 대중음악을 주도했다. 재즈가 연주를 해주고 틴 팬 앨리는 '곡'을 제공한 것이다. '틴 팬 앨리와 재즈 없이 미국의 대중음악은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특히 틴 팬 앨리는 지명이기도 해서 '미국 대중음악의 메카'로도 불리며, 작곡·작사가가 중요한 만큼 그들의 모임인 ASCAP(American Society of Composers, Authors and Publishers)와 불가분의 관련을 맺는다.

 

하지만 1950년대 중반 로큰롤 출현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ASCAP은 로큰롤의 기를 꺾기 위해, 이른바 패욜라(Payola)사건을 터뜨렸지만 로큰롤의 확산을 막을 수 없었고 결국 '2세대' 틴 팬 앨리 작곡가들은 접근 방법을 달리했다. 그들 캐럴 킹(Carole King)과 제리 고핀(Gerry Goffin) 콤비, 닐 세다카(Neil Sedaka)와 하위 그린필드(Howie Greenfield) 콤비, 배리 맨(Barry Mann)과 신시아 웨일(Cynthia Weil) 부부 팀, 불세출의 콤비 리이버 앤드 스톨러(Leiber & Stoller) 그리고 닐 다이아먼드(Neil Diamond) 등은 틴 팬 앨리의 작곡 전통에 '뉴 뮤직' 로큰롤의 거리 숨결을 결합했다.

 

이들의 신구(新舊) 결합에 따른 소구력의 확대로 틴 팬 앨리는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차트를 장악하며 다시 맹위를 떨쳤다. 이 때의 중심지가 브로드웨이 1619번지 소재의 브릴 빌딩(Brill Building)과 그 일대였다.

 

지금 틴 팬 앨리의 원형을 간직한 팝은 없다. 하지만 그 유산이라고 할 '집약적 생산' 즉 공장(factory) 개념은 '좋은 곡'을 만들어 '좋은 가수'를 붙이는 현재 '음반산업 메커니즘'에 여전히 남아있다. 이를테면 틴 팬 앨리는 스탠더드 팝과 동일어로서 블루스 재즈 포크 등과 달리 자연발생적인 음악이 아닌 '만들어진 대중음악'을 상징하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1950년대 이후 최희준 현미 패티김 배호 등 미8군 쇼 출신 가수의 '미국식 발라드'를 통해 재즈가 결합된 틴 팬 앨리 팝 양식의 음악이 소개됐다. 그리고 이 음악은 트로트와 대항전선을 이루며 지배적 가요의 두 축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다음은 틴 팬 앨리의 주요 작곡자들임.


1. 조지 거쉰(1898-1937)
대표작 'Rhapsody in blue'을 썼을 때인 1924년이 겨우 25세. 성공작인 오페라 <포기 앤 베스>에 삽입된 곡 'Summertime' 'It ain't necessarily so', 그리고 'I got rhythm'은 불후의 파퓰러 명작으로 기록됨.

 

2. 어빙 벌린(1888-1989) 101세에 타계
대표작은 랙타임의 존재를 알려준 'Alexander's ragtime band'를 위시해 뮤지컬, 영화, 음반을 넘나들며 무수한 명곡을 남김. 1942년 'White Christmas'가 최대 히트작이며 지금도 가장 많이 팔린 곡으로 남아있음. 'Tea for two', 미국 국가격인 'God bless America', 'Cheek to cheek' 등이 대표곡. 일반적으로 '미국 팝의 모양새를 상징하는 인물'로 일컬어짐.

 

3. 콜 포터(1891-1964)
다른 틴 팬 앨리 작곡자들이 러시아 유태계 인물들인데 반해 포터는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공식 교육을 받았음. 현재 팝 가수들이 부르는 클래식 레퍼토리를 가장 많이 있음. 'I get a kick out of you'(1934) 'Anything goes'(1934) 'Night and day'(1932) 'Begin the beguine'(1940) 'I've got you under my skin'(1936) 'True love'(1956) 등은 프랭크 시내트라, 디온 워윅, 사라 본 등 대부분의 스탠다드 팝 또는 재즈 가수들이 부름. 가사와 멜로디가 로맨틱한 것이 특장(特長).

 

4. 리처드 로저스와 로렌즈 하트(Rogers and Hart) 콤비에서 나중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Rogers and Hammerstein Ⅱ)로 바뀜.
정교했던 하트와는 'My funny valentine' 'The lady is a tramp' 'Bewitched'를 대표곡으로 남겼고 해머스타인과는 멜로디가 강한 패턴의 곡을 많이 써 <남태평양(South Pacific)>의 음악, <사운드 오브 뮤직>의 'Edelweiss' 'Do-re-mi' 'Maria' 등을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