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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역사 - 9(1960년대의 팝음악 5)

오작교 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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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역사 - (9) 1960년대의 팝음악 5

 


‘영국의 침공’에 대한 미국의 응답

 

영국 밴드들에 의해 무차별 공습을 당하는 동안 미국에서도 개성 있는 스타일을 만들어낸 음악가들이 생겨났다. 바로 개러지 밴드들과 포크 록 가수들, 그리고 아메리칸 블루스 그룹들이었다. 비 숙련된 연주인들이 차고나 지하실에서 음악을 만들었다고 해서 개러지 밴드(garage band)라는 이름을 얻은 일련의 밴드들은 아주 단순하고 시끄러운 록을 연주하면서 영국의 침공에 대항했다. 보통 퍼즈톤 디스토션을 이용해 난폭하고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 효과를 이용했다.

 

‘Louie Louie’라는 명곡을 배출한 킹스멘(Kingsmen)을 필두로 대표적인 개러지 록 밴드들로는 스탠덜스(Standells), 카운트 파이브(Count Five), 일렉트릭 프룬스(Electric Prunes) 등이 있었으며, 이들은 롤링 스톤즈나 뎀(Them), 트로그스 등을 커버했다. 이 개러지 밴드들은 대개 싱글 하나 정도만 히트 시키며 반짝 히트(one-hits wonder)로 생을 마감했지만 훗날 70년대 말 펑크의 등장에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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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jpg 60년대 중반 등장한 새로운 장르 포크 록(folk rock)은 포크 붐의 주역이었던 밥 딜런(Bon Dylan)에 의해 전파되었다. 비틀즈의 일렉트릭 사운드에 매력을 느낀 밥 딜런은 1965년 뉴 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어쿠스틱 기타 대신 전자 기타를 연주했고 그때부터 포크 록의 시대가 열렸다.

 

비록 겉보기엔 포크 음악에다가 비트를 더하고 일렉트릭 사운드를 얹은 단순한 형태였지만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포크의 어쿠스틱에 비해 훨씬 스케일이 큰 포크 록의 증폭된 사운드에 사람들은 환호했고, 포크 록의 여파는 컨트리 록과 사이키델릭 록까지 이어졌다.

 

  505.jpg 그런데 시기적으로 밥 딜런에 앞서 포크 록을 선 보인 것은 버즈(Byrds)였다(밥 딜런은 상징적인 의미). 이들은 1965년 밥 딜런의 대표적인 포크송 ‘Mr. Tambourine Man’를 포크 록으로 리메이크해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로저 맥귄이 이끌었던 버즈는 그 곡에서 밥 딜런의 긴 가사를 4구절로 간단하게 처리했고, 템포를 늦추면서 비틀즈식 하모니와 12현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탬버린 등을 사용해 보다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버즈는 그 곡 외에도 ‘Turn Turn Turn’이라는 명곡을 남겼다. 그밖에 포크 록 명반으로는 ‘Like A Rolling Stone’이 실린 밥 딜런의 [Highway 61 Revisited]가 꼽히며, 사이먼 앤 가펑클, 러빙 스푼풀 등도 포크 록 음악을 선보였다. 한편 포크 록은 태동부터 한참 동안 포크 순수 주의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50년대 블루스 음악인들은 대개 50년대 말에 연주를 그만두거나 계속 하더라도 별다른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미국의 프로모터들도 관심을 거둔 상태였는데, 이를 영국 블루스 리바이벌 그룹 들이 역전시켰다.

 

영국 그룹들이 미국 블루스 곡들을 원기 넘치게 되살리자 미국의 블루스 역시 활기를 띠었고, 많은 미국 블루스 그룹들이 음반 계약을 맺었다. 블루스의 중심지였던 시카고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그 결과 블루스는 60년대 후반 사이키델릭 록과 서던 록의 태동에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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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중,후반 미국의 대표적인 블루스 뮤지션으로는 폴 버터필드(Paul Butterfield), 알 쿠퍼(Al Cooper),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를 꼽을 수 있다. 그 중 극적인 감정표현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던 재니스 조플린은 이후 블루스 여성 보컬의 전범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미 헨드릭스가 있었다.

 

비 비 킹과 머디 워터스, 척 베리의 음악을 들으며 기타를 독학한 헨드릭스는 나이트클럽, 바 등지에서 다양한 환경에서 연주했고, 자신의 영웅이던 샘 쿡, 윌슨 피켓, 리틀 리처드, 비 비 킹의 백업 기타리스트로 일하면서 갖가지 사운드 실험을 해나갔다.

 

때문에 피드백 연주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며, 기타로 탱크와 헬리콥터 소리까지 뽑아내는 신기를 보여줄 수 있었다. 블루스에서 출발한 그의 음악 여정은 곧 사이키델릭 시대로 이어졌다.

 

 

Psychedelic Rock Era
 
버클리를 중퇴하고 저널리스트로 활약하기 시작한 잰 웨너(Jann Wenner)와 유명한 음악 평론가였던 랄프 글리슨(Ralph Gleason)에 의해 설립된 록 잡지 [롤링 스톤]은 로큰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로큰롤은 음악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문화와 젊음의 혁명의 에너지 중심이다. 로큰롤은 거대한 그러나 보이지 않는 젊음의 힘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수단이다” 실제로 60년대 후반은 젊음의 힘이 세상을 뒤덮은 시대였다. 그 새로운 문화와 젊음의 혁명의 주체는 전후(戰後) 베이비붐 세대들이었고,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운집한 이들은 이상주의적 좌파 이념으로 무장한 채 사이키델릭, 히피, 약물, 그리고 반문화의 시대를 만들어갔다.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ead) ? 히피와 비트

 

60년대 후반 20대 전후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전쟁 세대였던 자신들의 부모들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 갖고 있었다. 말하자면 법, 종교, 가족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 이념을 맹신한 전쟁 세대들은 경쟁, 전쟁, 개인주의에 익숙해 있었지만 베이비붐 세대들은 ‘사랑’과 ‘평화’, ‘공동체’(love, peace, community)를 신봉했다. 이 베이비붐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히피(hippie)라는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했고, 물질문명을 거부하고 프리 섹스와 꽃, 동양 사상, 약물 그리고 사이키델릭 록에 빠져들며 잠재의식의 세계를 여행했다. ‘개인적 혁명’과 ‘애시드 여행(Acid Trip)’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히피의 탄생은 보수주의에 역행했던 50년대의 ‘비트(beat)’에 그 기원을 둔다. 비트란 종교에서 발견되는 지복(至福, beatitude)에서 비롯된 것으로써, 동양종교의 교의를 기초로 ‘반문화’ 철학을 공식화한 집단이다. 비트족들은 그 같은 철학을 발전시켜 성 도덕에 대한 경멸과 약물의 남용, 방랑과 동양 신비주의를 경배했다. 앨런 긴스버그(Allen Ginsberg), 닐 캐새디(Neal Cassady), 잭 케루악(Jack Keruac) 같은 비트 작가들은 ‘모든 것을 달리 보니까 새롭더라’ 라는 식의 문화의 상대론, 혹은 가치 상대주의를 설교함으로써 히피 시대의 정신적 기반을 제공했다. 그들은 또한 섹스와 약물로 실험할 것을 권유했다. 60년대 후반(정확히는 1967년) 샌프란시스코의 히피들은 그러한 비트 시인들의 가르침에 고취되어 그들의 사상과 행동방식을 따랐다. 다만 비트족들이 비밥 재즈에 심취한 반면 히피족들은 사이키델릭 록에 빠졌다.

 

1967년 머리에 꽃을 단 히피들은 샌프란시스코 헤이트애시베리에 몰려들었다. 그들은 소위 교육 받은 백인 중산층의 베이비붐 세대들이었다. 중산층의 자녀들이었지만 기존 권위에 도전했던 히피들은 주류 중산층과 구별하기 위해 남자들은 장발을 하고 수염도 깍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경찰관과 귀부인들의 혐오감을 유도했다. 히피들은 또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마약 복용을 통해 그들 개인의 잠재력을 개발하고자 했다. 마리화나나 해시시 등을 인도산 파이프를 이용해 피우곤 했다. 그리고 신종 환각제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가 광범위하게 퍼졌다. 중간의 ‘애시드’란 용어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각이 보다 입체적으로 보다 화려하게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사용되었으며, 이 LSD에서 ‘애시드 록’이란 용어가 탄생해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록 음악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당시 LSD는 전 하버드대 교수 티모시 리어리(Timothy Leary)에 의해 이론적으로 뒷받침되어 널리 선전되었고(그는 LSD 복용이 자아 개발과 개인의 잠재의식을 확장시킨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리어리의 충고에 따라 LSD를 복용했다. 환각제로 인해 새로운 의식을 경험한 히피들은 ‘반 문명’이라는 대항문화를 갖게 되었다. 따라서 이 시대의 음악이었던 사이키델릭 록은 단순히 하나의 음악 스타일이 아니라 당시의 세대와 가치관, 행위 등 모든 것들을 포함한 복합적 산물이었다.

 

 

몽환의 빛을 찾는 여행, 사이키델릭 록

 

1967년 1월부터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 퀵 실버 메신저 서비스(Quick Silver Messenger Service),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 등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무료 공연을 하면서부터 사이키델릭 록의 환상 여행이 시작되었다. 수만 명의 히피들이 이 자리에 모여 ‘사랑과 평화’를 즐겼고, 이는 휴먼 비인(Human Be-In) 행사를 거쳐 그 해 ‘사랑의 여름’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렀다. 음악적으로 사이키델릭 록은 딜런식 포크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레이트풀 데드의 리더 제리 가르시아(Jerry Garcia)는 “포크 음악이 나왔을 때 난 그 음악 속에 빠졌다”라고 회상했다. 그레이트풀 데드 뿐 아니라 대부분의 애시드 록 밴드들도 포크 속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커피하우스에서 포크와 블루스를 연주했으며, 점점 히피의 세계방식을 받아들이고 약물에 빠져들면서 새로운 사운드를 창조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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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이키델릭 밴드와 LSD와의 관계가 돈독했다. 심지어 LSD 판매상들이 사이키델릭 밴드들을 후원하기도 했으며, 히피들의 LSD 파티에는 늘 사이키델릭 밴드들이 참여했다. 일반적으로 사이키델릭 밴드들은 음악을 통해 환각효과를 표현했다.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도 환각에 빠진 듯, 그리고 약물을 복용하면 더욱 환상적으로 들리는 음악. 사운드는 흐느적거렸고 가사는 초현실적이었다. 당시의 음반 재킷 디자인들도 그런 느낌을 반영했다. 일렉트릭 기타를 이용한 피드백, 퍼즈 톤 연주, 신시사이저를 이용한 다양한 소리들, 또 단조롭고 윙윙 거리는 드론(drone) 사운드가 현란한 총천연색 조명쇼와 어우러져 환각느낌을 극대화시켰다.


510.jpg 당시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던 사이키델릭 록 밴드로는 여성 보컬 그레이스 슬릭의 매력이 돋보였던 제퍼슨 에어플레인, ‘데드헤드’라는 마니아를 거느린 히피들의 우상, 또 자유분방한 즉흥연주를 즐겼던 사이키델릭 록의 절정 그레이트풀 데드, 역시 긴 즉흥연주로 유명했던 퀵 실버 메신저 서비스, 정치적으로 과격했던 컨트리 조 앤 더 피시, 그리고 우드스톡 페스트벌에서 명성을 얻은 산타나가 있었다.

 

그 중 포크 록에서 출발해 사이키델릭 록으로 옮겨간 제퍼슨 에어플레인은 환각 체험과 프리섹스라는 히피의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한 밴드다. 그들의 1967년도 앨범 [Surrealistic Pillow]에 수록된 ‘White Rabbit’에서는 시적인 가사를 사용, 환각여행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빗대 노래했다. 또 ‘Somebody To Love’를 통해서는 “사랑할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니”라며 자유로운 사랑을 부추겼다.

 

포크 록 밴드였던 버즈는 ‘8 Miles High’에서 몽환의 극치를 노래했고, 흑인 소울 그룹 템프테이션스(Temptations) 역시 사이키델릭 넘버 ‘Papa Was A Rolling Stone’를 발표했다. 영국 밴드 프로콜 하럼(Procol Harum)도 ‘A Whiter Shade Of Pale’라는 명곡을 배출했으며, 멕시코 출신의 산타나는 1969년 우드스톡 페스티벌에서 12분 여에 걸친 ‘Soul Sacrifice’ 연주로 단숨에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컨트리 앤 더 피시는 ‘I-Feel-Like-I’m-Fixing-To-Die’ 등의 노래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 외에 제니스 조플린이 보컬로 있던 빅 브라더 앤 더 홀딩 컴퍼니의 ‘Summer Time’, ‘Ball And Chain’, 그레이트풀 데드의 ‘Truckin’, ‘Dark Star’, 비틀즈의 ‘Tomorrow Never Knows’, ‘She Said She Said’, 롤링 스톤즈의 ‘2000 Light Years From Home’, 소프트 머신의 ‘We Know What You Mean’, 모비 그레이프의 ‘Omaha’ 등도 사이키델릭 명곡들이다.

 

511.jpg 그러나 무엇보다 사이키델릭 시대 최고의 아티스트는 도어스(Doors)와 지미 헨드릭스였다. 1967년에 로스엔젤레스에서 데뷔한 도어스는 환각의 경험을 쓴 헉슬리의 책 [지각의 문(The Doors Of Perception)]에서 밴드 이름을 따왔다.

 

도어스는 짐 모리슨의 도발적이고 드라마틱한 무대매너로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대부분의 도어스 곡들은 짐 모리슨이 가사를 쓰고 로비 크리거가 작곡을 했는데, 27세의 나이로 요절해 로큰롤의 신화가 된 짐 모리슨은 문학적 노랫말로 섹스와 약물, 공포, 죽음 등을 노래했다.

 

특히 그는 성적인 억압을 거부했고, 금기된 것들에 도전했다. 키보디스트 레이 만자렉의 최면성 오르간이 반복되는 시그니처송 ‘Light My Fire’이 약물과 섹스의 세계로 초대한 대표적인 사례이며 또 다른 대표곡 ‘The End’에서는 근친상간을 다뤄 더욱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도어스는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Take It As It Comes’ 등의 빛나는 사이키델릭 넘버들을 남겼다.


 

*사이키델릭 시대를 빛낸 음반

Jefferson Airplane [Surrealistic Pillow] (1967)

Love [Forever Change] (1967)

Jimi Hendrix Experience [Are You Experienced] (1967)

Jimi Hendrix [Axis: Bold as Love]

Doors [The Doors] (1967)

Moby Grape [Moby Grape] (1967)

Country Joe & The Fish [Electric Music For The Mind And Body] (1967)

Pink Floyd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1967)

Byrd [Fifth Dimension] (1966)

Quicksilver Messenger Service [Quicksilver Messenger Service] (1968)

Big Brother & The Holding Company [Cheap Thrills] (1968)

Grateful Dead [Anthem Of The Sun] (1968)

Beatles [Revolver] (1966)

Beatles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1967)

Rolling Stones [The Satanic Majesties Request]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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