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북새 울고 가는 판문점의 달밤아
내 고향 잊어버린 지 십 년은 못 되더냐
푸른 가슴 피 끓는 장부의 가는 길에
정한수 떠 놓고 빌어주신 어머님은 안녕하신가
적진을 노려보는 판문점의 달밤아
내 부모 작별을 한 지 어언간 십 년 세월
가로막힌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오면
태극기 흔들며 반겨주실 어머님은 안녕하신가
적막히 깊어가는 판문점의 달밤아
내 형제 떠나온 지 십 년이 지나가도
일편단심 내 마음 변할 리 없으련만
기어코 승리를 거두라신 어머님은 안녕하신가
남쪽 나라 바다 멀리 물새가 날으면
뒷 동산의 동백꽃도 곱게 피는데
뽕을 따던 아가씨들 서울로 가네
정든 사람 정든 고향 잊었단 말인가
찔레꽃이 한 잎 두 잎 물위에 흐르면
내 고향의 봄은 가고 서리도 찬데
이 바닥의 정든 사람 어디로 가나
전해 오던 흙 냄새를 잊었단 말인가
그만 참아도 울고 싶은데
사정없이 내 마음을 적시는 밤비
못 견디도록 안타까운데
보슬 보슬 소리 없이 나리는 밤비
가고 없는 그 사람을 잊지 못해서
김이 서린 유리창에 적어 본 이름
날 울리고 떠나버린 야속한 이름
등 댈 길 없는 아픈 가슴을
야멸차게 파헤치는 싸늘한 밤비
붙일 곳 없는 허전한 마음
부질없이 울려주는 무심한 밤비
헛된 줄을 알면서도 행여나 하고
기다리는 유리창을 때리는 소리
얄밉게도 날 속이는 밤비 내리는 소리
어머니의 가슴은 바다와 같이
어머니의 가슴은 파도와 같이
한평생을 애타는 시름만 쌓여
어머니의 가슴은 편할날 없어
추을세라 더울까 자식 생각뿐
어머니의 가슴은 여위 시었네
한평생을 애타는 시름만 쌓여
어머니의 가슴은 편할날 없어
추을세라 더울까 자식 생각뿐
어머니의 가슴은 여위 시었네
코스모스 피어날 제 맺은 첫사랑
코스모스 시들으니 그만이더라
산을 두고 지은 맹서 말 뿐이더냐
철없이 매달리던 한강 철다리
코스모스 피어날 제 다정턴 임도
코스모스 시들으니 그만이더라
구름같은 인정이란 날아가더냐
봄없는 내 청츤이 한이로구려
코스모스 피어날 제 놀던 사람도
코스모스 시들으니 울고 가더라
변함없는 사랑이란 말 뿐이더냐
정없는 이 세월이 원망스럽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