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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psy Passion III(2009)

오작교 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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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Gypsy Passion III  
집시 바이올린의 魅惑(매혹)

'인간이 만든 가장 완벽한 예술품'이라고 불리는 바이올린은 속이 턴 빈 몸통에 70여개에서 90여개의 눈에 보이거나 안 보이는 부품이 붙어 있으며, 무게도 다 합쳐야 280g이 넘지 않는 악기이다. 바이올린은 물리학과 화학이 합쳐서 이룩된 승리이지만 동시에 지성과 감성의 종합체로서 르네상스 고전주의를 뚫고 나온 바로크적 열정의 승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이올린은 여자처럼 변덕스럽고 까탈스러운 악기로도 유명하다.

마치 연주자가 자기의 비위를 잘 맞춰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어떤 때는 노력에 상냥하게 응해 주지만, 어떤 때는 냉담하게 토라지고 만다. 어디 그뿐인가 어쩌다가 연주자가 실수라도 하면 이 아름다운 몸매에 매혹적인 목소리를 가진 악기는 비명을 지르고 마는 것이다.

현악기 가운데 바이올린과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를 달리 찾아 볼 수 있을까?

마치 부드러운 벨벳과 같이 부드럽고 감미로운 소리를 들려주는가하면 어떤 때는 당당하고도 장엄한 오만을 뽐내듯이 콘서트홀의 가장 먼 곳까지 소리를 퍼지게 하는 힘을 뿜어낸다. 그 소리는 실로 무한한 변화가 있다. 정열적인 절규에서 활을 곱게 긁어내는 들릴 듯 말 듯 속삭임에 이르기까지...

그렇다면 '집시 바이올린'이라는 전설은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이 매혹적인 악기가 집시의 손에 들어간 것은 18세기의 일로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가문이 지배하고 있던 헝가리에서였다.

서부 유럽에서 전해진 바이올린은 곧 그때까지 현악기를 거의 구경하지 못했던 집시들도 애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합스부르크 가문 지배 아래 놓여있던 헝가리의 귀족들은 바이올린을 천한 악기라 하여 자신의 손으로는 연주하지 않고 전적으로 궁중의 집시 악사들에게 맡겨 버렸다.

이미 17, 18세기 무렵에는 형가리의 무도회나 축제, 농가의 결혼식과 마을의 선술집(차르다)에서 '찌간' 이라 불린 집시의 존재는 왕의 궁중이나 연주자들의 저택에서와 마찬가지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이렇게 해서 바이올린은 집시 앙상블의 주역이 되고 집시들만의 독특한 감수성은 마침내 '집시 바이올린' 이라는 전설을 낳기에 이른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 바이올린과 침발로(덜시머, 앙금)가 중심이 된 집시 앙상블의 인기는 대단했다. 헝가리 태생의 음악가 리스트가 루마니아를 방문하고, 당시 그 지역에서 바이올린의 일인자로 알려진 발브 라우타르를 만나 그의 천재적인 기억력과 초절적 연주력에 크게 놀랐다는 유명한 에피소드는 1846년의 일이었는데, 그 무렵에는 이미 바이올린이 '집시들의 가장 훌륭한 악기'가 되어 있었다. 유럽에 가장 많이 퍼져있고, 들고 다니기에 간편하며, 어떤 음악에도 잘 어울렀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여성인 팅카 판나(19세기 전반)를 비롯해 야노슈 비하리(1764~1827), 야노슈 라보타(1764~1820), 안탈 체르마크(1774~1822), 에두아르드 레메니(1830~1898) 등의 밴드 리더겸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빈이나 런던 파리등 유럽 각지의 도시에 초대되어 큰 환영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집시들이 좋아하는 악기는 바이올린입니다.
그들은 전주곡을 한소절만 켜 보면, 어떤 노래든 정확하게 연주하더군요.
그때 저는 멜로디를 뛰어나게 창조해내는 그들의 재능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의 음악 소리는 춤을 추게 만들고, 군주의 건강을 위해 건배를 하게하며, 또 그들이 내미는 접시에 동전을 던지게 만듭니다."  
- 카로 (다치아의 카론), 1812년


집시 바이올린은 음악의 모든 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멜로디였다.
집시 바이올린의 노래는 사람들을 마비 상태에서 끌어내고, 마치 영혼을 빨아들일 정도로 사람을 흥분시키고 자극하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그 음악은 거부당하고 배척당한 그들의 고통과 슬픔 뿐만 아니라 그들의 기쁨, 자긍심, 열정 그리고 그들의 운명에 대한 결렬한 감정 등을 표현하면서 '집시 바이올린'의 전설을 창조해 나간 것이다.

집시 바이올린 연주에 클래식 음악과는 분명한 차이가 나는 독특한 미적 영역을 부여한 민족이다. 예를 들면 자아의식, 자존심이 강한 기풍이라든지 계획성이 결여되어, 순간순간의 표정에 극도의 집중을 보여주는 단편의 연속이라는 점, 템포나 강약법의 격심한 변화 여기에 리듬의 섬세함이나 각렬한 기교 등은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표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지적이고 감성적인 클래식 음악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집시 바이올린은 잘못 연주하면 값싼 라운지 음악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손을 거치면 화려하면서도 열정적인 연주가 된다.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면서도 수십번 실연을 해본 중년 연주자만이 할 수 있는 깊고 풍부하며 감상적인 연주다.

마치 전선의 전류처럼 집시적인 열정이 그의 몸을 타고 흐르는 듯한 연주로 집시 음악과 클래식 음악의 교차점을 만들어 낸다. 그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그가 자유로운 집시의 영혼과 듣는 이의 영혼을 잇는 고리가 됐으면 좋겠다.

글 : 서 남 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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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안나 2021.11.27. 12:59

여기는 이미지가 배꼽인지, 아무튼 배꼽하나가 떡하니 가운데 있어

미소지으며 또닥 또닥 댓글도 놓아 보아요

수고하심에 감사하는 마음도 함께~요

오작교 글쓴이 2021.11.27. 18:33
수혜안나

일괄 수정을 했습니다.

지금은 잘 보이시지요?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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