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게 떠도는 방랑자 임의진의 신보 '러시아 여행'
월드뮤직의 이정표 '여행자의 노래'의 또 다른 곁가지 떠돌이별 시리즈.'보헤미안', '기차여행', '쿠바여행'에 이어 네 번째 여행지.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서 내려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갈아타 모스크바를 향하는 길엔 이 노래와 함께하시길!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러시안 인디 포크 총망라. 닥터 지바고 ‘라라의 테마’의달콤한 해석은 덤. 올 겨울 난로불과 같은 노래들속엔 고려인들의 사랑노래 ‘동철씨’ 포함.
혈혈단신 러시아를 떠도는 여행자 임의진의 독특한 음악여행에 젖어드는 겨울 초입!
텔레비전에선 전혀 볼 수 없는 외롭고도 서늘한 눈동자의 여행자 임의진, 삿된 이바구의 세계를 등지고 방랑승처럼 혈혈단신 오지 동네의 골목들을 훑고 다니는 임의진의 여행엔 오직 음악만이 동행으로 허락된다.
무려 5집까지 발매된 '여행자의 노래'는 월드포크 컴필레이션의 새 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선곡음반이다.
가끔 곁가지로 펴내는 '시인의 노래 시리즈'와 함께 여기 그만의 국가별 애청곡을 모은 '떠돌이별 시리즈'는 깊고도 뜨거운 마니아층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다.
이번 '러시아 여행'은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배를 타고, 다음은 모스크바까지 기차를 탄다. 가는 길 노정에 분분히 날리는 흰눈의 Sonnet와 흥겹지만 한편 애절한 Tabor, 러시아 소수인종인 아르메니아 사람이며 평화교육운동가이자 가수인 Sonya가 부르는 사랑노래, 러시안 인디포크밴드 스파세니에가 온온히 불러재끼는 You Buy Flowers for yourself, 포크의 거성 블라뜨 오꾸자바의 Semilla de vid를 자기답게 부른 Elena Orlowa는 가수 스베틀라나를 연상케 한다. 기타리스트 겸 가수인 Andrei Krylov의 연주곡 Romantic Russian Girl은 알사탕 한알처럼 감미롭다가 담배 한 대처럼 허허롭다.
아이들의 친구 Olya Fry는 The Pear Tree를 노래하고 Lara's Theme(영화 닥터 지바고)를 음유시인이자 집시 연주자들의 규합 Russian Fantasy가 탁월하게 재해석. 탁! 틱! 노래하는 Top Floors are sensing darkness fall는 듣는 이들도 입을 저도모르게 오물거리도록 만든다.
우크라이나의 아름다운 아가씨 Andriana가 부르는 크리스마스 캐럴 Carol of the Bells, 아이들이 눈물을 머금으며 노래하는 Mother Russia는 수천년 역사를 관통하는 애환과 전진의 나날을 담아낸 절창이다.
끝으로 '러시아 여행' 발매를 축하하며, 최근 2집 '비오는 날 해바라기'로 활동을 재개한 포크싱어 인디언 수니가 러시아에 사는 고려인들의 사랑 노래 ‘동철씨’를 소소하고 은은하게 부른다.
임의진의 다음 떠돌이별 시리즈는 '아일랜드 여행'! 걷다가 기차를 타고 이어서 이번엔 배, 그리고 다음은 비행기를 타고 떠난다. 기다리는 마음이 무척이나 길 듯 싶다.
글 출처 : 앨범 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