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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을 위한 예비지식 - 모음곡(組曲, Suite)

오작교 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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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곡이란 몇 개의 곡을 묶어 모은 기악곡이라 할 수 있다. 몇 개의 악곡을 같이 모은다는 것은 보통 소나타나 교향곡과 같지만 모음곡은 교향곡이나 소나타처럼 곡 상호간에 내면적인 연결이 없으며 단지 성격이 다른 곡을 대조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모음곡은 크게 고전 모음곡과 근대 모음곡으로 구분한다. 그런데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과 작곡자에 따라 악기 편성과구조 등이 매우 다른 양상을 볼 수 있다.

 

고전 모음곡

 

이것은 16세기에 생겨서 17세기에 성행한 음악사상 가장 오랜 것으로서 바로크시대의 주요한 기악 형식의 하나이다. 이것은 무곡의 성격을 가진 몇 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전체는 같은 조성으로 통일되어 있다.

 

곡은 보통 4곡 이상 8곡 정도까지도 있는데, 각 악장은 보통 두 도막 형식이다. 바흐와 헨델 시대에는 궁정과 교회에서 많이 연주되었고, 이것은 지금도 흔히 연주되고 있다.

 

악기 사용에 있어서는 16세기경에는 류트(Liuto)를 사용했으며 17세기 이후에는 주로 하프시코드(Harpsichord)를 즐겨 사용하였다. 그 밖에 현악기를 위한 소편성의 실내악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등을 들 수 있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모음곡의 시발은 16세기경이라고 하겠는데, 그 형식의 기반이 되는 것은 중세기 말의 try 무도라든가 민속 무곡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박자에 있어서도 2박자, 3박자 등 템포의 성격이 다른 2곡 혹은 3곡 이상의 무곡을 모아 만들었다.

 

한편 프랑스의 작곡가들의 것은 그와는 달리 자유롭게 모은 무곡집이었는데, 프랑스의 바로크 음악의 초기에서 중기에 이르는 모음곡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같은 경향은 18세기 프랑스 음악을 대표할 만한 쿠프랭의 클라브생, Clavecin모음곡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고전 모음곡의 형식을 확립시킨 사람은 17세기 중엽, 독일의 작곡가 프로베르거였다.

 

한편 모음곡이 표준이 될 만한 것은 18세기 이후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모음곡을 정점으로 간주한다. 그 모음곡은 성격을 달리하는 다음과 같은 무곡으로 되어 있다.

 

1. 알르망드(Allemande)

4/4박자. 독일 무곡(16세기 프랑스에서 생긴 2박자 계통의 고전 무곡으로서, 고전 무곡의 처음에 쓴다)

 

2. 쿠랑트(Courante)

3/4박자. 유쾌한 프랑스 무곡

 

3. 사라반드(Saraband)

3/4박자 또는 3/2박자. 16세기 스페인에서 유행한 무곡인데, 느리고 위엄이 있는 것이 이 곡의 특징이다.

 

4. 지그(Gigue)

3/8박자. 영국에서 생긴 3박자 계통의 빠른 무곡으로서, 고전 무곡의 마지막 악장에 사용한다.

 

위의 네 곡은 모두 같은 조를 사용하여 통일시키고 있다. 상술한 모음곡의 형식은 합주곡 혹은 독주곡으로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그 후에 형식이 확대되어 사라반드의 전후에 몇 개의 무곡을 삽입시켜 사용하였다.

 

예컨대,

미뉴에트(Menuett) : 3/4박자. 루이 14세 때부터 궁정에 출입하던 상류 사회에서 유행하던 우아한 무용과 그 음악.

 

부레(Bourree) : 2박자 계통의 프랑스 무곡.

 

가보트(Gavotte) : 16세기 프랑스에서 생긴 4박자 계통의 무곡인데, 17세기 유럽 상류 사회에서 유행한 명쾌한 무곡.

 

폴로네이즈(Polonaise) : 16세기 궁정의 의식과 행렬에 취급되어 발달한 3박자 계통의 폴란드의 민속 무곡.

 

루레(Loure) :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옛 악기인데, 이 악기의 연주 특징에서 유쾌한 느린 3박자 계통의 무곡.

 

아리아(Aria) : 가곡풍의 멜로디를 중심으로 하는 느린 템포의 작은 곡 등을 들 수 있다.

 

이상 여러 곡들은 여러 나라에서 발생한 무곡 등을 모음곡으로 했기 때문에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바흐는 관현악 모음곡만 해도 4곡을 썼는데, 그의 모음곡은 본래의 무도 음악적인 성격을 벗어나서 순 기악곡의 형태로 바뀌어 갔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주로 바흐가 쾨텐 시절에 쓴 작품 4곡이 모두 다르지만 현악기 4부에 몇 개의 관악기를 배치하였으며 저음부에서는 쳄발로를 사용하였다.

 

헨델의 전설적인 에피소드가 있는 모음곡, 수상의 음악, Water music20곡이나 되는 긴 작품으로서 비교적 자유롭게 다루어지고 있다.

 

한편 모음곡 왕국의 불꽃4곡으로 되어 있으며 처음의 장대한 서곡에 새로운 무곡도 삽입시켰다.

 

이탈리아에서는 프레스코발디와 같은 작곡가에 의해서 18세기 중엽에 추천되었는데, 그 가운데는 실내 소나타라고 하는 자유로운 모음곡도 유행하였다.

 

코렐리는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 중의 한 사람으로, 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지그 등을 넣어 모음곡을 작곡하였다.

 

근대 모음곡

 

18세기 후반, 1750년경에 바로크 시대의 모음곡은 쇠미해졌다.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 嬉遊曲)와 세레나데(Serenade, 小夜曲), 카사치오네(Cassazione, 18세기 기악 합주곡) 등으로 대치되었다고 하겠다. 19세기 후반 이래로 다시금 고전 모음곡으로 부활시키려는 시미도 있었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근대 모음곡이 확립된 일이다.

 

이 구조는 지난날의 모음곡에 비하면 매우 자유롭게 되었다. 예컨대 오페라와 발레(Ballet) 극의 부수 음악, 영화 음악 등도 여기에 포함시켜 관현악곡으로서의 모음곡이 이루어진 것이다. 말하자면 각기 성격이 다른 몇 개의 곡을 자유롭게 배열하여 오케스트라용으로 모음곡을 작곡하게 된 것이다.

 

예컨대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1모음곡, 2모음곡만 해도 그가 1872년에 쓴 부수 음악으로 작곡한 것을 후에 모음곡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그의 페르 퀸트만 해도 1876년에 작곡한 입센의 작품에 부수 음악으로 쓴 것으로 23곡 중에서 각기 4곡씩 추려 2개의 모음곡으로 한 것이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만 해도 발레 음악 15곡 중에서 8곡을 뽑아 모음곡으로 만든 것이다.

 

프로코피에프는 1933년에 작곡한 영화 음악에서 키제 중위라는 교향 모음곡을 만들었다.

 

오케스트라의 모음곡에는 이따금 교향 모음곡(Symphonic Suite)이라는 명칭도 붙는데, 그것은 악곡의 배열이라든가 각기 악곡의 구조가 교향곡풍으로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품은 흔히 표제음악인데, 교향곡과 교향시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고 하겠다. 가령 1888년에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작곡한 교향 모음곡 세헤라자드만 해도 전 작품에 대한 표제로서 아라비안나이트가운데서 그 줄거리를 소재로 취급하여 작곡한 것이다.

 

1922년에 프랑스의 이베르가 작곡한 교향 모음곡 기항지는 그가 해군 사관 시절에 지중해를 항해하면서 그 곳의 연안 작지를 기항한 이국적인 풍물을 모음곡에 담은 것이다.

 

그런데 1915년부터 1930년경, 20세기에 이르러 고전적인 정신의 부활을 꾀하려는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였다. 바흐로 도아가라는 구호가 나오는가 하면, 프랑스에서도 고전을 예찬하는 작곡가들이 나타났다.

 

프랑스의 라벨은 6곡으로 된 모음곡 쿠프랭의 무덤을 작곡하였는데, 거기에는 전사한 젊은 병사의 이름이 표시되었으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병사들을 찬미한 것이다.

 

그 밖에도 스트라빈스키와 프랑스의 루셀 등 많은 작곡가들의 작품이 있다. 한편 독주가 있는 실내악을 위한 모음곡은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 젊은 작곡가들에게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구조에 있어서는 더욱 자유롭게 되었다. 그것은 새로이 춤곡 이외의 악곡을 취급한 것도 있다.

 

뿐만 아니라 표제가 붙어 있는 소규모의 곡을 모음곡으로 만든 것도 있고, 극 또는 그와 비슷한 작품 중의 악곡을 모아 합쳐 모음곡으로 쓴 것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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