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을 위한 예비지식 - 관현악Orchestra)
관현악(管絃樂 Orchestra)
성악의 종합 예술이 합창이라면, 기악의 종합 예술은 관현악, 나아가서는 심포니(Symphony)일 것이다.
관현악이란 합주의 한 형태로서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 등으로 조직된 합주를 뜻하는 것이다. 그것은 소수의 인원으로 즐기던 연주의 범위를 벗어나서 보다 많은 멤버로 확대 구성된 것으로 관현악 또는 오케스트라라 부른다.
오케스트라란 말은 본래 그리스 말로 <무도의 장소>를 의미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극정에는 무대와 관객 사이에 반궁형으로 된 무도 장소가 있었다. 그 곳에서 무희(舞姬) 코러스가 노래하며 춤추었고 기악 멤버들이 앙상블을 했다. 한편 그리스 후기 도는 로마 시대에 이르러 오케스트라는 무대를 뜻하는 말로 통하기도 했다.
그리고 현악기만으로 된 합주도 건반악기를 첨가하는 것을 포함시켜 현악 오케스트라(String Orchestra)라고 부른다. 멤버의 규모는 10 수 명의 적은 인원으로 구성된 것을 비롯하여 100명을 넘는 인원을 필요로 하는 등 꽤 다양하다.
그러나 실내악에서는 각 파트가 1명을 원칙으로 하는 데 반해 작은 오케스트라의 경우는 각 파트가 보통 복수로 조직되어 있는 것이 실내악과는 다른 점이다. 보통 25명 이하로 조직된 것을 쳄버 오케스트라(Chamber Orchestra)라고 불러 관현악과 구별한다.
아무튼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등의 종합적인 편성으로 연주되는 음악이 관현악이다. 또 그 단체를 관현악단이라 부른다. 이 관현악을 위해서 작곡된 소나타(Sonata)곡이 교향곡이며, 이것은 아주 고고한 음악으로서 고금을 통해서 많은 악성들이 이 분야를 개척했으며 귀중한 유산을 인류에게 남겼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관현악의 형식은 점차 정비되었고 120여명에 달하는 대편성의 관현악단이 여러 나라의 대도시에 산재하며 활약하고 있다.
관현악은 오늘날에 와서 여러 나라의 악단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음악의 최고 형식인 교향곡은 관현악이 바로 그 주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관현악단, 나아가서는 교향악단의 수준 여하에 따라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단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관현악단을 조직하기 위한 악기 편성은 연주되는 장소, 작곡자, 지휘자의 의도와 그 밖의 조건에 따라 변동이 생긴다. 그런데 심포니 오케스트라(Symphony Orchestra)의 표준형은 대략 100년 전후의 악기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4개의 군(群)으로 대별한다.
- 현악기군 (약 60명)
- 목관악기군(약 15명)
피콜로, 플루트, 오보, 클라리넷, 파곳, 잉글리시 혼, 베이스 클라리넷, 콘트라파곳. - 금관악기군(약 10명)
트럼펫, 혼, 트롬본, 튜바. - 타악기군(약 10명) : 팀파니, 큰북, 작은북, 심벌즈, 트라이앵글, 벨, 탐탐, 실로폰, 글로켄시피일, 텔레스타, 기타(타악기에 있어서는 팀파니가 사용되며 기타 악기는 표시되는 편성에 따라 좌우된다).
이상과 같이 4개의 악기군으로 편성되는데, 그 비율은 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적당히 배정된 것이다. 한편 관악기와 타악기의 수는 개개의 악기의 요구하는 바에 따라 일정하지 않다.
편성의 규모는 주로 각 목관악기의 수를 기준으로 하여 2관(管) 편성, 3관 편성, 4관 편성으로 한다. 관악기 수의 증감에 따라 현악기도 또한 증감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상적인 편성은 물론 3관 이상이며 최대의 오케스트라는 4관 편성으로서 이를 표준적인 편성이라 하겠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경우를 예로 보면,
현악기에 제1바이올린 20, 제2바이올린 16, 비올라 14, 첼로 12, 콘트라바스 10.
목관악기에 플루트 4, 오보 4, 클라리넷 4, 파곳 4.
금관악기에 혼 6, 트럼펫 4, 트럼본 3, 튜바 1,
타악기에 팀파니 2, 기타 4명의 주자(작품의 증가에 따라), 하프, 피아노 1 등이다.
그런데 우리가 관현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전제 조건 중의 하나는 위에서 말한 여러 악기의 음빛깔과 성질을 아는 데 있다. 따라서 그 악기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첩경일 것이다. 악기에 대한 성격을 파악함으로써 곡에 대한 이해를 터득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악기의 음빛깔과 성능을 알지 못한다면 작품을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못할 것 같다. 악기의 표현과 묘사의 색채 등 아름답고 섬세하게 다루어진 현악기 등이 융합되어 전개되는 양상들을 함께 종합하여 감상하려면 악기에 대한 지식을 잘 알아야 한다.
관현악에 대한 발자취를 보면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에 걸쳐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의 가브리엘리와 몬테베르디, 독일의 쉬쓰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뒤이어 A. 스카롤랏티, 프랑스의 륄리, 영국의 퍼어설 등에게 계승되었다고 하겠다.
17세기에 있어서의 오케스트라는 그 주체가 어디까지나 현악기군에 있었으며 거기에 관악기가 부가되었던 것이다. 18세기에 이르자 성부의 수가 4성으로 확정되었으며 바이올린에 오보, 플루트, 파곳, 혼 등의 악기를 첨가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조직적인 계획에서 된 것이 아니라 각 악기의 파트에 대한 적응성에 인한 것이었다.
바흐 시대에 이르러 악기와 연주 기술이 많이 계량되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로서의 표준화된 편성은 아직 보지 못하였다. 이것이 18세기 전반을 거쳐 후반에 이르러 여러 궁정에서 이를 재정적으로 후원하여 육성함에 따라 급속한 발전을 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만하임(Mannheim), 베를린, 빈 등지에서 전 고전파의 작곡가들이 나타나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되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은 눈부신 활약상을 보였으며 완벽에 가까운 2관 편성의 구성을 보게 되었다.
19세기에 이르자 오케스트라의 성능을 보다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의 베를리오즈를 비롯하여 당시의 작곡가로서 관현악에 손을 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커다란 발전을 보였던 것이다. 더욱이 19세기에 이르러 금관악기의 발달은 관현악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베를리오즈의 경우, 악기 사용에 있어서 두 개의 음빛깔을 중시하였으며 정서가 풍부한 극적인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작곡하였다. 그 후의 리스트, 바그너, R. 스트라우스 등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관현악은 더욱 발달하여 바그너와 같은 사람은 그의 악극(樂劇) <니벨룽의 반지>에서는 108명으로 된 4관 편성을 사용했다.
마일러와 같은 사람은 교향곡 제8번에서 5관 편성 외에 기타 악기, 8인의 독창자, 2조의 혼성 합창단, 소년 합창 등을 모두 합쳐 이른바 1천명으로 편성된 교향곡을 작곡하였다. 이는 오케스트라를 최대한으로 확대시킨 예라고 보겠는데, 이에 대한 반동도 점차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19세기를 통한 낭만파 음악이 공상적이며 비현실적으로 지나치게 과장된 음악인 데 점차 염증을 느끼게 된 것이다.
20세기에 이르러서는 그 같은 허세와 과장을 버리고 현실을 바로 보려는 작곡가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말하자면 반 낭만파 음악이고 반 주관인 객관적으로 현실을 바로 보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케스트라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악기들을 제거해 버리고 실내악의 규모로 크게 축소되기에 이르렀다.
쇤베르크는 15인의 독주자를 위한 실내 교향곡을 작곡하였으며 스트라빈스키는 그의 작품 <병사의 이야기>에서 7인의 독주자와 말하는 사람뿐인 곡을 작곡했던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오케스트라는 일정한 기준 없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악기들을 개발하여 연주하고 있다. 아무튼 지난날의 방대했던 편성은 특별한 경우 외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많은 작곡가들이 남긴 명작들을 빈번하게 연주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관현악 운동은 예나 다름없이 눈부신 활약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가 교향곡을 감상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악단과 지휘자에 있는 것이다. 예컨대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음악과 그 밖의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유능한 악단이 최고 지휘자의 손에서 움직여질 때 수준 높은 예술은 창조되기 마련이다.
바이올린 제1, 제2, 비올라, 첼로, 콘트라바스, 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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