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보통 음악에 대해서는 칸테플라멩코(cante flamenco), 무용에 대해서는바일레 플라멩코(baile f.)라고 한다. 플라멩코라는 말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불꽃을 뜻하는 flama에서 비롯된 하류층(下流層)의 은어로서 ‘멋진’ ‘화려한’을 뜻했던 것이 집시음악에 쓰이게 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현재 연주되는 곡종(曲種)에는 알레그리아스·불레리아스·카냐·카르셀레라스·웰바의 판당고·판당고 그란데·파루카·할레오말라게냐·마르티네테스·미라브라스·페테네라스·폴로·룸바 히타나·사에타·세빌랴나스·시기리야스·솔레아레스·타란타스·티엔토스·베르디알레스·사파테아도 등이 있다. 칸테(음악)도 바일레(무용)도 기타반주가 따르며 무용에는 캐스터네츠가 많이 사용된다.

 

「플라멩코」는 자유와 방랑을 상징하는 집시의 음악 또는 춤이다.

  스스로를 「평원의 도망자」라고 부르며 인도 마하라타 지방의 사투리를 사용하던 몇몇 유목민 부족들이, 15세기 이후부터 이집트의 집타노스라는 곳을 거쳐 1447년 스페인 남부에 정착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 집시들은 스페인, 체코, 이집트, 인도, 파키스탄 등 유럽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플라멩코는 아라비아語로 「농부」를 뜻하는 Felag와, 「도망자」·「피란자」를 뜻하는 Mengu라는 단어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2시간가량 이어지는 공연 무대를 꽉 채우는 집시들의 춤과 노래, 그리고 그들의 열정을 받아들이기에 정신이 없다. 공연 형식은 20분씩 노래와 춤 그리고 연주가 이어진다.
 
  비교적 느린 도입 부분은 애달픈 삶의 애환과 고독감이 묻어난다. 종결 부분으로 가면 박자가 빨라지고 노랫소리가 격렬해져 역설적으로 그들의 절대 고독을 느낄 수 있다. 구슬픈 노랫가락, 현란한 발동작, 내면 속에 잠재된 恨(한)을 승화시킨 듯한 손동작은 세비야가 진정한 플라멩코의 본고장이라 자부하기에 충분하다.
 


  플라멩코를 통해 정처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떠돌아다니던 옛 집시들의 고단한 삶의 흔적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집시들의 「자유」·「방랑」·「열정」·「꿈」이 붉은 조명 아래서 더욱 밝게 묻어난다.
 
  집시들의 몸짓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스펀지처럼 그들이 주는 대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관객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인간의 가슴속에는 누구나 집시처럼 자유와 방랑을 갈망하는 자아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념에 젖어 든다. ●
 

비제의 오페라「카르멘」을 주제로 한 공연의 마지막 장면.

2시간 공연 중에서 여성이 먼저 솔로로 나와 멋진 춤과 노래를 보여 준다.

공연 마지막 부분에는 남자와 여자가 함께 춤추며 모든 열정을 쏟아 낸다.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무용수.

캐스터네츠를 치며 현란한 춤동작을 선보이는 플라멩코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