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gio(2001)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는 1984년 결성된 네덜란드 밴드다. 하지만 데뷔 당시의 라인업은 지금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현재 멤버 중 프란스 반 호벤(Frans Van Hoeven:베이스), 로이 다커스(Roy Dackus:드럼)는 이들의 두번째 앨범 [Norwegian Wood]에서부터, 그리고 그룹의 간판 격으로 군림하고 있는 마크 반 룬(Marc Van Roon:피아노)은 1995년 [Memories Of Liverpool)에서부터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Memories Of Beloved] 이후 발표해온 앨범들인 [Immortal Beloved], [The Windmills Of Your Mind], [Ballad Of The Sad Young Man], [Libertango], 그리고 본작 [Adagio]에 이르기까지 세련되면서도 로맨틱한 연주로 대중들과 호흡해 왔다.

  이들은 대중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재즈의 생명이라 할 임프로바이제이션(improvisation)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데 이 앨범 역시 그런 특징을 잘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앨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수록곡 모두를 클래식 작품들로 채우고 있는 점이다.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24개의 카프리치오’라든가 너무도 유명한 바흐의 ‘G 선상의 아리아’, 그리고 루이스 터커가 ‘Midnight Blue’란 타이틀로 보컬을 붙여 불렀던 베토벤의 ‘비창’(피아노 소나타 8번 작품 13),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 등 귀에 익은 클래식 선율이 이들 재즈 트리오의 손을 통해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음울하게 흐르는 현의 울림이 인상적이던 ‘G선상의 아리아’는 전혀 상반된 분위기의 밝은 곡으로 연주되었다. 미국 쪽의 재즈 뮤지션들과는 다른 밝고 경쾌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이 배어있는 유럽 재즈의 맛을 만끽할 수 있는 앨범.

글 출처 :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