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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 100년, 악기 100년 - 드럼 2

오작교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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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의 명연주를 들을 수 있는 앨범

 


1. ART BLAKEY QUINTET - A Night At Birdland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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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lakey (ds), Clifford Brown (tp), Lou Dolandson (as), Horace Silver (p), Curly Russell (b)

 

1954년 2월 21일은 하드 밥의 역사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날이다. 이 날은 뉴욕의 버드랜드에서 모던 재즈의 새로운 개념, 새로운 스타일이 단지 그 태동과 출현의 조짐을 보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찬란하게 꽃 피어나고 한 순간에 폭발한 기념비적인 공연이 있었던 날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하드 밥 시대 선포’의 역사적인 순간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은 모던 재즈 팬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재즈의 역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명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물론 이 날 이루어진 공연을 통해 하드 밥이 처음으로 시작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A Night At Birdland]는 이 공연을 두고 사람들이 말하는 ‘하드 밥 탄생의 전야''라던가 ‘하드 밥 탄생의 역사적 순간'' 따위의 찬사들이 결코 허황된 치켜세우기가 아님을 시사한다. 이는 이 앨범에 담긴 공연이 하드 밥 스타일의 시작이며 효시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도 이 녹음 이전에 행해졌던 많은 공연의 기록이나 스튜디오 녹음에서 드러났던 하드 밥의 색채들, 이전의 어떠한 녹음에서도 접할 수 없었던 본격적인 하드 밥 스타일의 원점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이 공연에서 펼쳐진 연주는 새로운 스타일에서 비롯되는 강렬한 느낌만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 뛰어난 주자들에 의해 그 자체로도 매우 훌륭했다는 것이 하드 밥의 상징적인 시작이란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공연에서 이미 모던 재즈 드러밍의 탑 클래스의 위치에 올라 있던 아트 블레이키와 그가 이끄는 퀸텟은 최상의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

 

강렬한 리듬적 접근과 함께 블루스와 가스펠의 맛이 배어 있는 화성적인 진행을 선보인 호레이스 실버, 공연의 인트로에서 ‘트럼펫 센세이션’이라고 소개되고 있는 천재 트럼페터 클리포드 브라운의 탁월한 리리시즘과 흠잡을 데 없는 연주, 더불어 강렬하면서도 매끄러운 루 도널드슨의 블루지한 연주와 컬리 러셀의 힘찬 워킹 베이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두의 연주에 역동적인 힘을 불어넣으며 힘차게 이끌어 나가는 아트 블레이키의 강렬한 드럼이 펼쳐 보이는 최고의 연주는 이 공연이 전설적인 명연으로 자리매김 되는데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서는 비 밥의 판에 박힌 듯한 비르투오소적인 현란한 연주와는 다른 느낌으로 그 동안 보편화되지 않았던 새로운 느낌의 화성과 강한 리듬의 전개로 힘차게 몰아 붙이는 새로운 스타일을 최고의 연주에 담아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명연이 탄생하게 된 데에는 이 공연이 이루어졌던 여건들도 무시할 수 없다.

 

주로 밤에 연주 생활을 하는 재즈 뮤지션들에게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낮 시간의 일반적인 레코딩과는 달리, 이 녹음은 뮤지션들이 가장 활기에 넘치는 시간이라 할 수 있는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이루어진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또한 당시까지도 최고 수준의 명성과 주가를 지니고 있던 모던 재즈의 시조인 찰리 파커의 이름을 딴 클럽 버드랜드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다는 점도 다분히 상징적일 뿐만 아니라 좋은 공연이 이루어지는 데 있어서 무시하지 못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던 재즈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지지하던 관객들이 모이던 클럽 버드랜드, 특히 워싱턴 탄생 기념일의 전야를 맞아 많은 손님이 몰린 버드랜드에서의 공연이었기에 이들의 호응에 힘입어 더욱 멋진 연주가 나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덧붙여 블루 노트의 루디 반 겔더의 레코딩은 50년대 중반의 모노럴 라이브 녹음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흥겨운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라이브를 통해 보여지는 다섯 뮤지션의 압도적인 연주의 탁월함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고, 버드랜드의 명사회자 피위 마켓의 멋진 인트로 소개도 이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40여 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듣는 이의 마음을 고무시키는 열기와 힘을 간직하고 있는 무대, 바로 그 곳에서 아트 블레이키 퀸텟이 아니었다면 결코 펼쳐 보일 수 없었던 소중하고도 감동적인 기록. 이 앨범은 아트 블레이키 퀸텟의 역사적인 ‘하드 밥 선언식’이 담긴 한 편의 하드 밥 라이브 다큐멘터리이다.

 

 

2. MAX ROACH - Max Roach Plus Four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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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Roach (ds), Clifford Brown (tp), Sonny Rollins (ts), Richie Powell (p), George Morrow (b)

 

아트 블레이키와 함께 하드 밥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君臨)한 밴드가 있다면 아마도 그 팀은 바로 맥스 로치와 클리포드 브라운일 것이다. 맥스 로치는 하드 밥 시절 가장 뛰어난 트럼페터를 밴드에 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음반은 클리포드 브라운의 유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앨범으로 1956년 그가 리치 파웰 부부와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다 사고로 죽기 직전인 1956년 2월 16일과 17일에 녹음된 음반이다. 또 이 음반에서는 그동안 함께 한 소포니스트 해럴드 랜드 대신 소니 롤린스가 함께 하고 있어 더욱 심도 깊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이 음반에는 소니 롤린스와 클리포드 브라운의 상호 인터플레이가 조화로운 곡부터 우울한 선율의 발라드, 그리고 소니 롤린스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아프로 큐반 비트 등 다양함 스타일이 함축되어있다.

 

후기 하드 밥 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뽑히는 맥스 로치는 빠른 테크닉과 파워를 동시에 사용할 줄 아는 연주인이다. 때론 자신의 드럼 테크닉을 다른 연주인들 보다 튀지 않기 위해 노력한 진정한 하드 밥 구도자로서의 모든 것을 갖춘 드러머인 것이다. 특히 이 앨범은 맥스 로치가 다른 앨범에서 보여 주었던 드럼 솔로와는 달리 사소한 곳에까지 신경써 연주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음반 발표 후 브라운이 사망하고 맥스는 한때 좌절감에 빠져 연주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맥스는 케니 도햄, 토미 터렌타인, 부커 리틀, 소니 롤린스, 스탠리 터렌타인, 클리포드 조던 등과 함께 정열적인 연주 활동을 계속해왔다.

 

 

3. ELVIN JONES - Live In Japan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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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vin Jones (ds), Frak Foster (ts/ ss), Pat Labarbero (ts), Roland Prince (g), Andy McCloud (b)

 

하드 밥이 하향(下向)세로 접어들면서 재즈계에는 점차 프리 재즈가 자리를 잡아갔으며 또 유럽에서는 아방가르드 재즈가 새롭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격동의 60년대를 지나 재즈는 새로운 신 감각을 받아 들였는데 그것이 바로 퓨전 재즈이다. 70년대 퓨전 재즈가 태풍을 몰고 오듯 인기를 끌 때 비평가들과 골수 재즈 팬들은 퓨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버리지 못하고 재즈가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까지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퓨전은 그 위력을 잃지 않고 더욱 세차게 몰아쳐 그 인기는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자신들의 콘서트 장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상업적인 측면이 많은 퓨전이지만 나름로 퓨전의 미학을 창조하며 현재까지 메인스트림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퓨전이 재즈계 전반을 움켜 잡고 있던 1970년대 재즈신에는 오래 전 그 이름조차 잊혀져 가는 명인이 다시금 자신의 부활을 꿈꾸며 등장한다.

 

재즈의 역사는 위대한 스타일리스트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산맥이 형성되어 그들에 의해 재즈가 이끌어져 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산맥은 각자의 참신한 스타일로 재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새로운 장을 열었다. 지금 소개하는 인물 역시 재즈 드럼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다.

 

본 앨범은 1978년 4월 동경을 방문한 엘빈 존스에 의해 녹음된 음반으로 엘빈이 가장 존경하는 연주인 존 콜트레인을 기념하며 행해진 실황 음반이다. 현재까지도 존 콜트레인의 가장 탁월한 해석가로 정평이 나 있는 엘빈 존스는 존 콜트레인의 미학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아트 블레이키나 맥스 로치 이후 별다른 드러머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엘빈은 거대한 봉우리와도 같았다. 엘빈이 구사하는 폴리 리듬은 확실히 그 이후 드러머들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었다.

 

엘빈 존스에게 길을 제시한 사람은 존 콜트레인이다. 존 콜트레인의 폭발적인 연주와 기존의 타법은 서로 조화로이 융합될 수 없었고 이 시점에 나타난 연주인이 바로 엘빈이었다. 이때 엘빈은 세분화된 비트와 특유의 폴리 리듬으로 존과 대응했던 것이다. 67년 존이 세상을 떠난 후에 엘빈은 이러한 존의 각별한 애정으로 남아 지금까지도 라이브에서 그의 곡을 꼭 연주한다.

 

특히 본 음반은 존 콜트레인을 추모하는 뜻에서 시도된 라이브 음반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본 음반의 타이틀과 함께 붙어 있는 부제 ‘Dear John C’가 눈에 더욱 들어온다. 특히 주목해서 들을 곡은 존 콜트레인의 역작인 대곡 ‘A Love Supream’이다. 이 곡에서 엘빈은 5분여에 걸쳐 드럼 솔로를 펼치고 있다. 그의 새로운 어법과 테크닉은 이 앨범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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