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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을 위한 예비지식 - 1

오작교 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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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감상(音樂鑑賞)을 위한 예비지식(豫備知識)

 

흔히 감상은 음악을 예술적으로 즐기는 능력혹은 음악을 이해하고 미적인 내용을 즐기면서 이해하는 체험이라고 한다. 감상은 감각에서 시작하여 감정을 통해 인식으로 끝나는 심리적인 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음악은 작품과 연주 그리고 향수(享受)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잇는데 이것은 다른 자매 예술보다는 불리한 점이라고 하겠다. 예컨대 그림은 화가의 손을 거쳐 곧 화상에게 넘어가 댓가를 받지만 음악은 연주를 통해야만 한다. 한 단계가 더 있는 셈이다.

 

작품, 연주, 향수 등 이 모두가 창조적인 행위이지만 흔히 작품, 나아가서는 작곡을 창작이라고 한다. 작품은 작곡자의 정신 감동인 동시에 생활의 반영이며 그 시대의 반영 등 여러 가지로 논의되고 있다. 연주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데 오늘에 와서는 그 시대가 요구하는 객관적인 연주여야 한다는 것이다. 향수는 감상을 말하는데 이는 시대에 부합한 객관적인 감상이어야 한다. 사실 작품과 연주의 궁극적인 목적은 감상에 있다. 그러므로 근래에 와서는 무엇보다도 감상을 우위로 친다. 더구나 교육적인 면에서는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격조 높은 작품을 명연주가에 의해 창조된 내용으로 감상자에게 교류시키는 아름다운 감화야말로 참다운 감상이라 하겠다. 감상을 함에 있어 그 감흥이 고조되어 극치에 이르게 되면 자기와 감상과의 구별이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런 면으로 보면 가창과 감상은 같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서 거의 구별이 없다. 그러므로 결국 본질이 다른 것이 아니라 과정의 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발동적인 상태의 경지에서 발표하면 가창이 되고 그 같은 경지에 이르지 못할 때는 받아들이는 감상이 된다.

 

감상에는 전문적인(professional) 입장과 아마추어(amateur)의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는 주로 음악 애호가의 편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우리가 음악 감상이라 하면 퍽 쉬운 것으로 생각하게 되지만 따지고 보면 실로 어려운 것이다. 음악은 구체적인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감상이란 용이한 것 같이 생각된다. 음악은 세계의 공통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그 생김새랄까 사람의 구조 조직이 같기 때문에 동양인이나 서양인, 인종과 민족에 의한 근본적인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슬픈 음악을 듣고서 동양 사람이 슬프게 느낀다면 서양인도 슬퍼하고 또한 상쾌한 음악을 감상하면서 동양인이 기뻐하면 서양 사람도 같이 기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세계 공통어로 통하고 있다. 노래인 경우 그 내용인 가사는 그 나라의 말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음악은 민족적인 경향이 농후하게 느껴지고 기악곡으로 된 것이라면 다분히 세계성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할 때 감상 또한 창작이니만큼 심미관(審美觀)을 통해 작품 속에 담긴 참다운 가치를 찾아 법열(法悅)의 경지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음의 예술은 기술적으로 그 넓이가 무한하기 때문에 예술의 깊이도 그 한계를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음악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과 지식이 필요하다.

 

겸하여 역사적인 발자취를 아는 것이 상택이다. 예컨대 어느 작곡가가 어느 시대에 나서 우리들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는가, 말하자면 역사의식이 없이는 과거나 현재 또한 미래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지난날을 알지 못하고 오늘을 바르게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며 오늘의 올바른 판단 없이 내일의 보다 좋은 설계를 꾸밀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서양 음악 하면 다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나라마다 정치와 종교, 경제, 자연환경 등이 각각 다르듯이 나라마다 고유한 음악을 가지고 있다. 그르므로 역사를 통해 음악이 변화된 과정을 파악해야 한다. 음악 감상은 감상자의 음악적인 교향, 바꾸어 말하면 자기 자신의 쌓은 실력으로서만 감상된다. 그러므로 저 유명한 드뷔시의 말대로 마치 거울 앞에 선 자신과 같이 숨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의 음악적인 교양 수준의 한도 내에서 향수되기 때문이다.

 

작곡가가 쓴 작품을 다시 창조하는 사람은 연주가이기에 이를 재창조자라고 한다. 연주가는 작곡자의 무형(無形)의 작품 대상으로부터 마음속에서 유형(有形)의 작품을 창조한다.

 

감상자는 연주가의 좋은 개성과 연마되어 숙달된 기교로써 창조된 예술, 즉 그들의 작품 속에 무한히 비축되어 있는 미를 비축해야 할 것이다. 거기서 받은 우수한 예술성은 분명히 생명을 지니고 있다. 음악의 기초적인 요소에는국민적인 특성형식적인 구조’, ‘시적(詩的)인 사상’, ‘묘사(描寫)’ 등이 있는데 이는 상술한 이론과 역사 등을 공부하면 능히 해득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은 생활 속의 사치품이란 말도 있듯이 음악을 전혀 몰라도 우리들은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교양 있는 인간 형성을 위해서는 예술의 이해력과 감상 능력을 배양함이 바람직하다.

 

감상 경험 중에 긴요한 것은 지적인 면보다는 오히려 정서적인 데 있다. 이로 인해 우리 생활에 윤택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호소하는 힘은 지적인 면보다는 정서적인 것이 크다고 생각 된다. <계속>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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