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Man In Paris(1963) / Dexter Gordon
![]() Our Man In Paris / Dexter Gordon 진정한 하드 밥의 명인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테너 색소포니스트 덱스터 고든(Dexter Gordon)은 남성적인 호방한 플레이와 변함없는 꾸준한 음악활동으로 재즈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재즈계의 거장이었다. 항상 하드 밥(Hard Bop)만을 고집하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잃지 않았던 그는 진정한 재즈계의 장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덱스터 고든의 일생은 참으로 파란만장했다. 데뷔 초기에는 모던 재즈의 창시자인 찰리 파커(Charlie Parker)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인정받았으나, 약물중독으로 근 10여년을 탕진한다. 그 후 약물을 끊고 재기하여 1960년대에는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1960년대 초반 재즈계는 프리 재즈의 열풍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점차 하드 밥 연주자들은 설 자리를 잃어 갔고, 결국 하드 밥만을 고수하며 자신만의 연주스타일을 유지했던 덱스터 고든은 고향을 떠나 유럽으로 건너가 제 2의 음악인생을 펼치게 된다. 비록 미국 본토에서는 그의 연주가 예전과 같이 큰 반응을 얻을 수 없었지만, 말로만 듣던 대가의 연주를 직접 볼 수 있게 된 유럽의 재즈 팬들은 크게 환호하며 덱스터 고든의 연주에 열광했다. 1963년의 앨범 [Our Man in Paris]는 바로 이 시기의 작품으로서 그의 대표작이자 하드 밥의 걸작 앨범으로 꼽힐 만큼 완성도 높은 앨범이었다. 프랑스의 재능있는 베이시스트 피에르 미셀롯(Pierre Michelot)과 엄청난 테크닉의 왼손을 소유한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Bud Powell), 섬세한 북터치맨인 드러머 케니 클락(Kenny Clarke)이 하드밥의 극치인 연주를 보여준 이 앨범은 유럽 팬들로부터 굉장한 호평을 받으며 그를 일약 스타로 등극시키게 되었다. 피에르 미셀롯을 제외한 나머지 세 멤버는 모두 뉴욕을 떠나 유럽으로 이주한 미국의 재즈 연주자들이었다. 덱스터 고든과 케니 클락, 그리고 피에르 미셀롯은 이미 1959년에 'Three Bosses'라는 이름의 트리오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 특히 밥의 개척자 중 한 명인 버드 파웰의 참여가 눈길을 끄는데, 말년의 버드 파웰이 들려주는 피아노연주는 애처로울 정도로 처연함이 가득하고, 덱스터 고든의 중후한 테너 색소폰 연주는 깊고 풍부한 톤으로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첫 곡은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덱스터 고든의 연주가 담긴 찰리 파커의 곡 "Scrapple From The Apple"로, 스윙감이 넘치고 여유로운 연주를 들려준다. 이어지는 "Willow Weep For Me"에서는 그만의 호방항 블로잉을 느낄 수 있고, 스윙과 모던재즈를 보여주는 "Broadway"에서는 단순하지만 멋진 반복적인 라인을 들려준다. 포근한 느낌의 "Stairway To The Stars", 덱스터 고든 자신이 최고의 연주로 꼽은 "A Night In Tunisia", 그리고 "Our Love Is Here To Stay"에 이어 "Like Someone In Love"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Our Man in Paris]에는 버드 파웰의 요청으로 7곡의 스탠더드 넘버가 수록되었는데, 당시 중증 마약중독 상태였던 버드 파웰이 새로운 곡의 악보를 외우지 못해서였다는 후일담이 있다. 후일 버드 파웰의 파리생활을 주제로 한 영화 레스터 영(Lester Young)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보다 훨씬 강렬하고 풍부한 사운드의 색소폰 소리를 구사하던 덱스터 고든의 연주는 후배 테너 색소포니스트인 소니 롤린스(Sonny Rollings)와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에게 많은 영감과 영향을 주었다. 19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항상 말끔한 복장의 멋쟁이였던 말보로맨(말보로 맨은 덱스터 고든의 애칭으로, 말보로 담배를 워낙 좋아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덱스터 고든은 일생동안 일관된 연주 스타일을 유지함으로써 전통재즈의 향기를 오랫동안 전파한 멋들어진 뮤지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비록 화려함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개척자는 아니었을지라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진정한 재즈맨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line-up
Dexter Gordon - Tenor Sax.
Bud Powell - Piano Pierre Michelot - Bass Kenny Clarke - Drums 글 출처 : 앨범 Revi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