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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라흐마니노프 엘레지 3중주 No.1 in g minor op. posth

오작교 10563

2


Rachmaninov
Trio Elegiaque No. 1
in G minor op. posth. Lento lugubre

Beaux Arts Trio
Menahem Pressler (piano)
Isidore Cohen (violin)
Bernard Greenhouse (cello)

녹음 : 1986/05 (ⓟ 1987) Stereo (DDD),
La Chaux-de-Fonds, Suisse

<엘레지 3중주 G단조>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작품이다.
라흐마니노프가 19살이던 1892년 1월 18일부터 21일까지 단 나흘 만에 썼으며, 아흐레 뒤 1월 30일에 피아노는 작곡자 자신, 바이올린은 다비드 크레인, 첼로는 아나톨리 브란두코프가 맡아 모스크바에서 초연하였다. 이제 갓 성인이 된 나이에 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음색에서 광대역의 스펙트럼을 펼치는 피아노 파트는 그 자신 피아노 비르투오소였던 솜씨를 이미 한껏 드러내주고 있다.

라흐마니노프는 이듬해인 1893년에 두 번째 <엘레지 3중주 D단조> Op.9를 차이코프스키의 느닷없는 사망을 슬퍼하며 작곡하였으며 바로 그 해에 악보가 출판되었으나, 이 작품은 1947년에야 비로소 첫 악보가 작품번호 없이 출판되었다.

3중주는 보통 3~4개 악장으로 이루어지는 데 비하여 이 <엘레지 3중주 G단조>는 단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주시간도 15분을 넘지 않는다.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을 따르고는 있으나, 제시부는 12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에피소드들은 재현부에서 대칭적으로 다시 나타난다.

엘레지(비가) 풍의 주제는 피아노에 의해 렌토 루구브르(Lento lugubre, 구슬프도록 느리게)로 먼저 나타나며, 이어서 첼로와 바이올린이 이 주제를 이어받는다. 이 비통한 정조는 piu vivo - con anima - appassionato - tempo rubato - risoluto로 연속적으로 바뀌다가 마지막에는 장송 행진곡을 연상시키는 음조가 되면서 곡을 마친다.


젊은 시절의 라흐마니 노프

이 피아노 3중주 G단조는 비록 초기 작품이지만 라흐마니노프의 후기 작품에서 보이는 대가적인 기법과 음악적 특성을 엿볼 수 있다. 현악기의 부드러운 반주를 타고 피아노가 연주하는 제시부의 인상적인 주제는 참으로 라흐마니노프답다. 이 독특한 악상은 자유로운 전개를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비록 짧기는 해도 그것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상당히 깊이 와 닿는다.

4도로 확장되는 중간부의 발전은 매우 이채롭다. 전치와 작곡법상의 몇몇 장치들이 풍성하게 실험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라흐마니노프가 사용하고 있는 기발한 장치들은 산만하게 나열되는 것이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균일한 주제적 통합을 이루고 있고, 시종 다양하게 구사되는 리듬은 아주 섬세하게 그리고 미묘하게 통제된 변화를 겪는다.

구조는 결코 복잡하다고 볼 수 없으나, 개별적인 재료들의 치밀함, 예컨대 제2주제의 3부적 특성 같은 것을 포용하고 있는 엄연한 소나타 형식의 작품이다. 때때로 D장조 주제가 갑작스럽게 출몰해 재현부가 실제로는 오지 않았는데 들이닥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은 라흐마니노프가 아니면 발휘할 수 없는 특유의 솜씨이다. 코다에 이르면 다시 원래 조성인 G단조로 복귀하여 처음의 구슬픈 주제가 다시 등장하고 마지막에는 피아노 화음이 악곡의 마지막을 이끈다.

실내악 장르를 외면한 라흐마니노프

많은 위대한 작곡가들이 원숙기에 들어갈수록 실내악곡에 애착을 가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라흐마니노프는 이상하게도 젊은 시절에 몇 곡의 실내악곡을 쓰다가 나중에는 일절 이 장르에 손을 대지 않았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두 번째 모음곡과 피아노 협주곡 2번에 뒤이어 1901년에 작곡한 G단조 첼로 소나타를 제외하면 라흐마니노프의 실내악곡은 모두 그의 경력 초기에 쓴 작품들이다.

이 <엘레지 3중주 G단조>를 라흐마니노프의 걸작으로 꼽는 사람은 없다. 이 곡은 분명히 라흐마니노프가 젊은 시절에 쓴 미완성의 작품에 지나지 않으며, 마치 식욕 증진을 위해 식전에 마시는 술인 아페리티프와 같은 곡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가 이 단악장의 짧은 곡에서 구현한 낭만적 풍경은 오로지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에게서나 찾을 수 있는 정조를 담고 있다.

작곡의 모티프를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나 라흐마니노프가 이 곡에서 사용한 인상적인 주제는 그가 평생 동안 쓴 어떤 주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도 확인이 되지만, 라흐마니노프는 실내악곡에 놀라운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실내악곡을 경력 초기에 잠깐 쓰다가 말았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글 출처 : 클래식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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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디아 2013.08.26. 21:31

그림은 아마 루오의 것으로 보여지는데..

왜 이리 어두운 그림을 자켓표지로 했을까 하고

글을 읽으니..수긍이 가는군요..

그토록 차이콮스키를 존경했나 봅니다.

초기 작품이라 하지만 다른 작품과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곡이군요...

 

오작교 글쓴이 2013.08.26. 23:24
루디아

예. 루디아님.

이 앨범에는 엘레지 1번과 2번이 같이 수록이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표지의 어두운 그림들은 엘레지 2번(차이코프스키의 죽음에 붙여)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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