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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3번 바단조 Op.57 '열정'

오작교 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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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Piano Sonata No.23 in F minor, Op.57 "Appassionata"

Daniel Barenboim, piano

 

작품의 배경 및 개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열정>은 1804년 작곡을 시작하여 최종적으로 1806년 가을에 완성되었다. 베토벤은 이때 완성된 열정 소나타의 악보를 가지고, 슐레지엔의 리히노프스키 후작 집에서 빈으로 돌아오던 도중 비를 만났는데, 이때 가지고 있던 열정 소나타의 초고 역시 흠뻑 젖었다고 한다. 그리고 빈에서 ‘비고’(라주모프스키의 사서)의 집에 들렀는데, 비에 젖은 악보를 비고의 아내 ‘마리’(훗날 멘델스존의 피아노 선생)에게 보여주자, 마리는 그 음악에 매료된 나머지 즉석에서 완벽하게 연주하여 베토벤을 기쁘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곡은 출판된 초본이 마리에게 주어졌다.

 

곡은 c단조의 조성으로 작곡된 당시의 작품 가운데서도 유난히 격하게 요동친다. 투쟁적인 야성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1악장과 탁월한 조형에 의한 빈틈없는 구성으로 터질 듯 격하게 동요하는 3악장 사이에 아늑하고 편안한 2악장이 대칭적으로 놓여 있다. 베토벤은 이 곡을 쓰던 시기에 교향곡 제5번 ‘운명’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인가, 한 치의 틈도 없이 동기를 겹쳐 가는 긴밀한 음악적 구성은 ‘운명’과 닮아 있을 뿐 아니라, 격한 감정으로 둘러싸인 걷잡을 수 없는 동요와 목마름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걷잡을 수 없는 동요와 목마름은 3악장에서 드디어 폭발한다. 그리고 제1악장에 종종 모습을 나타내는 이른바 ‘운명의 동기’는 '열정'과 '운명'이 같은 주제로 연결되고 있음을 명백히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 소나타는 현란한 연주 기교를 요구하는 난곡이기도 해서 많은 명 피아니스트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곡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표현해 내기는 여간 어려운 곡이 아니다. 그래서 음악학자 ‘리츨러’는 “냉정을 잃지 않는 사람만이 이 작품에서 미친 듯이 기뻐하는 거친 패시지나 격하게 동요하는 선율을 지배하는 통제력을 느낄(가질)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음악은 격하게 요동치고 있지만, 그 감정은 탁월한 음악적 조형에 의해 완벽하게 조절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곡명이 ‘열정’인 것은, 베토벤의 대부분의 곡명이 그렇지만, 이 곡도 베토벤이 곡명을 붙인게 아니라 함부르크의 출판업자인 ‘크란츠’인데, 그는 이 곡을 단 한 번 듣고 ‘열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정말 잘 지은 이름인 것이다. 이 곡은 베토벤의 ‘영원한 연인’인 ‘테레제’의 아버지 ‘브룬스비크’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1st Allegro assai

제1악장은 소나타 형식이다. 긴장감 높은 음이 여리게 극히 암시적인 제1주제를 연주한다. 저 깊은 어딘가에서 시작된 듯한 소리는 독특한 트릴을 지니고 있다. 이 악상이 반복되면 ‘운명의 동기’가 어느새 극적인 긴장을 더한다. 이어 경과부에 들어가 제1주제의 동기와 격렬한 화음이 새겨지면서 제2주제를 준비한다.

 

제2주제의 성격은 대조적으로 밝고 느긋하며 잠시 동안 긴장에서 풀린 인상을 준다. 그러나 곧바로 폭풍과 같은 경과부가 엄습한다. 이어 전개부에 들어가면, 제1주제의 동기가 16분음표의 여섯잇단음과 다섯잇단음을 수반하는 주제의 동기를 고음역과 저음역에서 극적으로 발전해 간다. 다시 제2주제가 모습을 드러내고 환상적인 펼침화음 다음 ‘운명의 동기’가 강조되어 재현부로 들어간다. 코다는 제1, 제2주제를 다룬 뒤 강인한 힘을 바탕으로 카덴차로 들어가면서 다시 ‘운명의 동기’가 연타된다. 그리고 일단 아다지오에 들어가지만 곧 격렬하게 ‘운명의 동기’가 강타되고, 마지막에 제2주제에서 제1주제로 조용하게 마친다.


2nd Andante con moto

제2악장은 주제와 3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된다. 1악장의 그 강렬함 뒤에 숨겨진 베토벤 특유의 한없이 아름다운 안단테이다. 주제는 8마디의 악절을 반복하는 2부 형식으로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휴식을 연상케 하는 악장이다. 제1변주는 왼손의 싱커페이션을 수반하는 변주이며, 제2변주는 오른손이 16분 음표를 세분하면서 그 속에서 주제를 연주한다. 제3변주에서는 32분 음표로 더욱 세분화되고, 마지막에 다시 한 번 강주되어 그대로 3악장으로 이어지는데, 곧 폭풍이 다시 올 것임을 예고한다.


3rd Allegro ma non troppo

제3악장은 먼저 절박한 화음의 연타로 시작되고, 폭풍 같은 이 악장의 내용을 미리 나타내는 짧은 도입부 뒤, 제1주제는 새로운 물체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듯 비선율적이다. 따라서 주제의 악상은 명확한 선율선이나 동기적인 구성을 갖지 않고, 단지 이상한 물체의 덩어리처럼 떠다니는 느낌이다.

 

이 악상이 반복되고 경과부에서 고조된 다음, 제2주제로 옮겨가 제1주제에 의거한 코데타로 제시부를 마친다. 제시부는 반복되지 않고 곧바로 전개부에 들어가며, 제1주제가 처리된 뒤 매력적인 새 악상이 나타나면서 다시 제1주제를 다룬다.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도 원형대로 재현되며 다시 발전부를 반복한다. 발전부와 재현부를 반복하는 것은 코다의 긴장감을 한층 더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코다는 빠른 프레스토로 새로운 주제로 강렬하게 시작되어, 제1주제를 거쳐 펼침화음을 연속으로 하여 열정적으로 곡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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