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라단조
Mitsuko Uchida, piano & conductor
Camerata Salzburg
Mozarteum, Salzburg
실황 녹음 : 2001.03
35년의 짧은 생애를 살았던 모차르트가 마지막 10년을 보낸 곳은 오스트리아의 빈이었습니다.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모차르트의 작품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마 거의 대부분이라 해도 좋을 만큼 수많은 걸작들이 바로 이 시기에 쓰입니다. 특히 협주곡과 오페라는 말년의 모차르트를 대표하는 장르였지요.
당시의 모차르트는 콘스탄체 베버와 결혼한 직후였습니다. 그는 스물다섯 살이었던 1781년에 빈으로 이주했고 그 이듬해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프리랜서 음악가’로서의 모차르트의 삶이 시작됐다고 얘기합니다. 교회와 귀족의 간섭에서 벗어나, 작곡이나 연주에 대한 대가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본주의형 음악가’의 출현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지요.
결국 당시의 모차르트는 음악의 생산과 유통을 둘러싼 커다란 지각 변동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어릴 때부터 혹사당해 온 이 천재에게 엄청난 중노동을 다시금 요구합니다. 다시 말해, 빈으로 이주해 한 집안의 가장이 된 모차르트는 이전보다 한층 더 작곡과 연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던 것이지요.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 바로 피아노였습니다. 모차르트는 날마다 피아노를 교습하면서 레슨비를 받았고 협주곡을 써서 작곡료를 받았습니다.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는 음악회를 수시로 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밤낮없이 일해 돈을 벌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당구를 치면서 해소하곤 했다고 전해집니다. 한데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그 과로와 중노동의 결과물들이 하나같이 걸작이라는 사실입니다. 당시의 모차르트는 그야말로 창작력이 가장 고조된 시기에 이르러 있었고, 말년의 걸작들은 바로 그 지점, 한 천재적 예술가의 빛나는 에너지가 마지막 불꽃처럼 산화하던 시기에 세상에 태어났던 것입니다.
피아노 협주곡은 20번(K.466)부터 27번(K.595)까지는 바로 ‘빈에서 보낸 10년’을 대표하는 걸작들입니다. 특히 맨 앞에 놓이는 20번은 단조의 조성을 지닌 최초의 피아노 협주곡으로서 어둡고 비극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깁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알레그로
1악장의 첫 주제를 현악기들이 제시하는데, 뭔가 불길하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화음들이 먹구름처럼 몰려옵니다. 이 인상적인 주제부는 1악장에서 여러 번 반복됩니다. 피아노는 처음에는 아주 여리게, 마치 슬픔을 애써 억누르는 듯한 표정으로 등장했다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점점 빠르고 화려한 기교를 펼쳐내기 시작합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매우 눈부신 카덴차(하단 주 참고)가 펼쳐지지요.
제2악장: 로망스
2악장은 아름다운 로망스 악장입니다. 피아노 독주가 부드럽고 따사로운 주제를 제시하면서 시작합니다. 이어서 오케스트라가 피아노를 감싸 안습니다. 그렇게 독주와 관현악이 서로 떨어졌다가 끌어안는 장면을 여러 번 반복합니다. 1악장에서 독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사이에 긴장감이 넘쳤다면, 2악장에서는 서로를 위무하는 듯한 분위기가 물씬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서로를 애무하기만 한다면 음악이 별로 재미가 없겠지요. 아마 그래선지 중반부에서 살짝 다툼이 등장했다가 다시 처음의 따뜻한 분위기로 돌아옵니다. 그 느낌을 잘 맛보면서 2악장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제3악장: 스케르초. 몰토 알레그로 콰지 프레스토
3악장에서는 다시 템포가 빨라집니다. 빠르게 상승하는 악구들이 빈번히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슬픔을 살짝 머금은 피아노 솔로, 오케스트라가 그 뒤를 잔잔하게 받치는 동안 피아노는 점점 경쾌하고 빨라집니다. 이어서 오케스트라가 좀 더 분명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피아노와 긴장감 넘치는 협연을 주고받는 장면들이 빠르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장면. 피아노가 화려한 카덴차를 한 차례 펼쳐낸 후, 오케스트라와 함께 어울려 당당한 분위기로 곡을 끝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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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차르트의 곡 뒤에 붙는 K번호는 오스트리아의 자연과학자이자 음악 문헌학자인 루트비히 폰 쾨헬(Ludwig von Kochel, 1800-1877)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는 1862년에 모차르트의 작품 전체를 연대순으로 정리해 번호를 붙여 발표했습니다. ‘쾨헬 번호’라고 읽습니다. ‘K’만 쓰기도 하고 ‘KV’(Kochel-Verzeichnis)로 쓰기도 합니다.
- 카덴차(cadenza)는 악곡이나 악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독주자가 무반주로 펼쳐내는 화려하고 기교적인 연주를 뜻합니다.
피아노 연주자 겸 지휘자가 일본인이라는 선입견만 배제한다면
꽤 들을만한 연주곡입니다.
특히 1악장 피아노의 도입부가 간결하여서 더 큰 감흥이 이네요.
아름다운 모짤트의 피아노협주곡 20번 잘 감상했어요.
연주멜로디만 듣고 동영상은 안보는게 더 좋네요. 지휘자겸 연주자 미츠코 우치다의 모습이 난 비호감...쩝ㅎ~ 어젠 잔뜩 흐리더니 오늘은 햇살좋은 날이네요. 덩달아 feel so good~
일본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니들의 하는 짓이 괜스레 거북하고
그렇다고 생각이 드니깐 뭘 해도 예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것을 다 차치하더라도 우치다의 지휘하는 모습에서
조금은 서글픈 '작위(作爲)'가 보여서 씁쓸하기는 합니다.
창작이 고조된 시기...라는 말이 가슴 아픕니다.
7일간의 외출을 위해 7년을 어둔 땅속에서 지내는 매미가 생각납니다.
영혼의 에스프리를 이렇게 무상으로 향유할 수 있다니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해 집니다.
미츠코 우치다..랑랑..그리고 임동혁도 같이 묶어줍니다..ㅎㅎ..
벨라님 말씀 처럼 저도 연주만 듣는 것이
안구정화에 도움이 된다고..ㅎㅎ..
우치다의 모습이 조금 그렇지요?
좀 심한 말로 표현하자면 약간은 '섬뜩'한 느낌이랄까?
일본인들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서 끈적거림도 싫고.....
우치다의 연주를 다시 들으면서..링크된 그녀의 인터뷰 동영상을 보았답니다.
그녀에 대한 생각을 새로이 하게 되는군요..
본인의 감정에 무척 충실하다는 것과 그것을 적지않은 나이에도 천진하게 표현하는데
가식이 아닌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동영상에서 시스루 옷을 입었는데 무척 당혹스런 의상이더군요.
그래서 과장된 표정과 더불어 좋지못한 느낌을 늘 갖고 있었는데
오늘 다시 그 연주를 보면서 일본인 특유의 허리를 꺽는 인사와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이 왠지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뀌어지네요..
근데 함께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우치다의 감정에 몰입된 그 표정에
웃음을 참지는 않을려나 싶은데 그런 사람은 안보이니 대단한 분들 같습니다~~^^
그렇게 보아서 그런지 연주자들이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듯 하네요. ㅎㅎㅎㅎ
미츠코 우찌다..자꾸 보니 귀엽게도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