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소디(狂詩曲, Rhapsody)

랩소디 역시 환상곡과 한가지로 자유로운 형식의 기악곡이다. 이것은 민족 음악 등을 소재의 기반으로 하는 환상적인 곡으로서 서사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광시곡은 본래 그리스말로는 일이아스라는 것인데, 서사시의 한 부분을 가리킨 말이다.

음악에 있어서는 그와는 달리 위에서 말한 서사적, 영웅적, 혹은 민족적인 색채를 가진 환상곡이다.

19세기 헝가리 태생인 리스트는 피아노의 왕자이며 교향시의 창시자이다. 리스트는 1851년부터 53년에 걸쳐 피아노를 위한 랩소디 15곡을 작곡했다. 그는 소년 시절을 헝가리의 시골에서 지냈는데, 그 때 집시들이 켜는 바이올린을 듣고 민속 음악을 즐겨 배웠다. 그 영향으로 그는 그 같은 피아노곡을 작곡할 수 있었다. 그는 이를 음악에 잘 이용하여 자유롭고 영광적인 곡을 써서 랩소디라고 했다.

랩소디는 헝가리 마자르인들의 민속 무곡인 차르다스(czardas)에 바탕을 둔 것인데, 헝가리 민속 무곡에는 느린 템포의 라산(lassan) 조와 템포가 대단히 빠른 프리스카(friska) 조의 2개뿐으로 나뉘어져 있다. 여기서 라산 조는 헝가리 사람들의 평화와 우울함을 표현한 것이고, 빠른 템포의 프리스카 조는 그들 국민성의 하나인 격렬하고 야성적인 면과 정열적인 기쁨을 나타낸 것이다.

리스트는 이 2개의 면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그들의 고유한 기질과 생활을 교묘하게 암시했던 것이다. 그는 조국 헝가리의 음악을 예술화하는 데 힘썼지만 비르토크마냥 철저한 연구는 하지 못했다.

리스트는 같은 고향이 제자인 도플러와 함께 랩소디 중 6곡을 선곡하여 오케스트라로 편곡하였다. 랩소디는 본질적으로 기악곡의 형식이며 이 형식은 관현악으로 표현할 때 더욱 효과적이다.

리스트 외에도 랄로라든가 드보르작과 브람스가 1879년 여름에 작곡한 2개의 랩소디 op. 79 제1번 듣기   제2번 듣기  등은 유명하다.

브람스의 것은 리스트의 작품과는 달리 그의 내면적인 생활에서 생긴 창작곡으로서 북구적인 어두운 면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진지하고 정열적이다. 여기서 그는 이상에 부합된 작품을 썼다고 보겠는데, 소품의 피아노곡으로서 성공했다기보다는 이로써 새로운 피아노의 양식을 개척했다고 하겠다. 한편 그는 알토 랩소디와 같이 시와 음악적 성격을 가미한 성악곡 《겨울의 하르츠의 나그네(알토 랩소디)》를 작곡했다.

미국의 거쉰이 1924년에 작곡한 《랩소디인 블루, Rhapsody in blue》도 자유분방한 랩소디이다. 그의 작품은 서민적인 음악의 이디엄(idiom, 둘 이상의 단어들이 연결되어 그 단어들이 가지는 제 뜻 이외의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말)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 선율과 리듬 형태 등은 변화가 무쌍하다. 여기서는 미국의 통속적인 리듬이 여러 모양으로 변모해 나간다. 재즈의 이디엄을 이용하여 쓴 심포닉 재즈로 만인의 절찬을 받으면서 데뷔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