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Jazz)
모차르트의 음악도 세계를 정복했다 할 수 있지만 사실 재즈 음악은 현재 세계를 정복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세기에 이르러 미국에는 재즈라고 하는 특수한 음악이 생겼다. 그것은 본래 미국에 사는 니그로의 음악이었다.
1915년 최초의 재즈 밴드가 미국에서 공개된 이래 지금의 현대현의 음악으로서 전 세계에 두루 퍼졌다. 아메리칸 니그로의 민족적인 이디엄을 반영시킨 연주 스타일의 흐름을 탄 재즈라는 것이 생기게 된 것이다.
재즈 음악 연구회 회장인 마아살 W. 스탄즈 교수는 말하기를 「재즈는 유럽으로부터의 멜로디와 하모니, 그리고 유럽으로부터의 악기가 아프리카로부터의 리듬과 혼합하여 아메리카에서 육성된 아메리카의 음악」 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좁은 의미에서 말한다면 재즈는 미국의 국민주의 음악인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남부 지방 뉴올리언스에서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걸쳐 흑인들 사이에서 생겨났다.
그 음악은 야성적인 리듬을 그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지어 연주하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그 원인은 대단히 광범위한데, 특히 흑인의 민간 음악 노동가, 종교가, 그리고 종교적인 내용을 가진 세속적인 노래, 흑인 민요라고 하는 스피리튜얼즈(Spirituals), 블루스(blues) 등이 중요한 근원으로 되어 있다.
그것은 그들의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려는 소원, 해방의 절규와 신(神)에의 기도 등과 같은 것인데, 그와 동시에 댄스의 리듬이기도 하다.
한편 흑인 상호간에 서로 돕기 위한 비밀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즈 작곡가들은 정규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악기법, 악보에 관한 충분한 지식도 갖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재즈 음악에 있어서는 신선한 맛이 있으며 즉흥 연주라고 하는 형태를 취한 것이라고 하겠다.
재즈는 4/4박자가 대부분이면 2/4박자도 있다. 그런데 보통 2비트(Beat)가 붙어 악센트가 제2박과 4박에 있게 연주한다. 따라서 그 멜로디는 특수한 싱코페이션(Syncopation)을 사용하여 연주한다. 80여년이 역사를 가진 재즈는 연주상 여러 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지방의 특유한 형태와 생활 문화의 변천으로 그 양상을 달리한다.
재즈의 발생부터 연주의 전통을 계승했다는 소편성의 뉴올리언스나 딕시랜드 재즈와 중간에 독주부를 넣은 17-20명가량으로 된 밴드 재즈가 있다.
또한 작은 편성으로 된 캄보 재즈(Cambo Jazz), 그리고 노래 본위의 보컬 재즈(Vocal Jazz), 클래시컬 음악의 오케스트라와 비슷한 편성의 심포닉 재즈(Symphonic Jazz), 모던 재즈(Modern Jazz), 그리고 신기한 노벨티 재즈(Novelty Jazz)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재즈 음악의 악기 편성은 색소폰(Saxophone)이 주요한 악기인데, 이 악기는 Adolphe Sax(1814~1894)가 1840에 발명한 악기이다. 그 밖에 약간의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 등이 첨가되는데, 이는 관현악에 대비될 만한 것이다.
한편 생각하면 관악기보다 다채로우며 변화가 풍부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연주 기교에 있어서도 눈부실 만한 어려운 기술을 요하고 있다.
지난날의 흑인들은 힘에 겨운 노동으로 생활의 쾌락을 잃고서 꿈이 없는 생활을 보냈던 것이다. 그들은 아프리카 시대의 유산인 원시 종교와 신교(新敎)의 찬미가에서 영향을 받은 일종의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그들에게 남겨진 유일한 오락은 달밤에 친구들과 같이 손잡고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었다.
그러기 때문에 이 재즈의 모태는 민족 해방을 절규하는 소리이기도 했다. 또한 그들은 노래 대신 싼 값으로 살 수 있는 관악기인 코넷(Cornet), 클라리넷(Clarinet) 같은 것으로 블루스를 연주했고, 당시 무용에 사용했던 곡들로 편곡하여 연주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재즈의 시초이기도 했다.
재즈는 반세기의 짧은 기간을 통해 보건대, 토속적인 니그로의 지방 음악이 마침내 현대의 미국을 상징하는 음악으로 변모하였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 음악이 세상에 두루 퍼져 세인을 상대로 감상하는 음악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물론 교통 기관의 발달과 라디오, 텔레비전, 레코드, 녹음기 등이 극도로 발달했으며 또는 세계 여러 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군대의 군 방송국 등에서 보내는 재즈 음악 등, 그 보급이 성행한 데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오늘의 세계는 퍽이나 좁아졌기 때문에 재빨리 보편화,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음악에는 감추지 못할 매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클래식 음악에서 맛볼 수 없는 묘미가 있는 것이다.
순음악에서 볼 수 없는 스윙감과 즉흥연주의 표미와 스릴, 도는 흑인 민속 음악의 애수가 깃든 블루스 음악의 특징 등에는 누구나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그러기에 재즈 음악은 감각적으로나 성격에 있어서는 현대인의 음악적인 하나의 자신으로서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 재즈에는 스윙 재즈(Swing Jazz)가 있다. 마치 요람에서 흔들리는 양, 리듬에 유유한 맛이 풍긴다. 이것은 베니 굿맨(Benny Coodman, 1909~1986)이 그 대표자였다. 한편 재즈 음악에는 열광적이라 해서 핫 재즈(Hot Jazz)가 있다. 생생하고 바이탈한 재즈의 연주이다.
이 용어는 1950년대 이후 별반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real jazz라고 부르는 편이 많아졌다.
재즈 음악은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순음악 분야에도 그 영향이 큰데, 현대 작곡가들까지도 그 수법을 받아들여 많이 이용하고 있다. 예컨대 스트라빈스키를 위시해서 힌데미트, 바일, 크셰넥, 미요 등의 작품에서 그 같은 경향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대중 음악가였던 거쉬인과 같은 이는 재즈를 순음악에 넣은 작곡가였다.
그의 작품
《랩소디 인 블루, Rhapsody in blue》와
《파리의 미국인, An american in paris》 등은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져 감상되고 있다.
우리들이 이 재즈 음악을 감상함에 있어서는 우선 독주자의 기량과 음악적인 내용 등에 마음이 쏠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곡자와 편곡자, 혹은 지휘자의 역량이라든가 음악성과 같은 데 관심이 있을 줄로 생각한ㄷ. 그렇지만 순수 음악은 작품이 중심이 되는 데 반해 재즈는 연주 중심의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클래식 음악의 경우와는 달리 연주자의 음악성이라 할까, 그가 주장하는 바라든가 내지는 인간성 같은 것이 중요시되는 것이다. 재즈의 연주가란 누구보다도 뛰어난 기술에 우수하나 표현력과 독창적인 스타일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스타일이란 말은 독자적인 어떤 스타일의 창조자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재즈 음악의 새로운 역사란 항시 누군가의 위대한 스타일에 의해 진보 발전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재즈 음악은 1945년 해방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퍽이나 빨리 육성 보급되었다. 그것은 상술한 바와 같이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게 되었고, 미군 방송국이 그들의 병사들을 위해 보내는 재즈 음악이라 해도, 그것이 자연히 보급된 것이다. 퍽 오래 전의 이야기지만 NBC 교향악단이 우리나라에 와서 중앙청 옆 광장에서 연주한 일이 있었다. 그때 거쉬인의 《파리의 미국인》이란 재즈 심포니를 연주했다.
그 때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의 심포니는 저런 괴상한 리듬의 재즈는 감히 손도 못댈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지금 보면 재즈 음악인은 물론 우리 심포니도 그런 것쯤은 문제없이 해낸다.
재즈 음악은 오늘에 와서 세계의 대중음악으로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