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ing Grace / Chie Ayado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a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Twas grace that taught my heart to fear,
And grace my fears relieved.
How precious did that grace appear
The hour I first believed.

Through many dangers, toils and snares
We have already come.
'Twas grace that brought us safe thus far,
And grace will lead us home.

When we've been there ten thousand years
Bright shining as the sun,
We've no less days to sing God's praise
Than when we first begun.

Than when we first begun.


2004년 3월 29일자 어느 신문의 스포츠 면을 펴드는 순간 나는 이게 무슨 기사일까 했습니다. 스포츠 면에 “Amazing Grace”라니?

   그 옆에 나란히 실린 사진을 보는 순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골프선수 박지은의 볼에 입을 맞추고 있는 전 미국대통령.

   그랬구나. 박지은이 미국에서 쓰는 이름이 Grace Park이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의 키스 축하를 받은 뒤 골프 선수들이 우승 했을 때의 전통에 따라서 연못에 뛰어들고 또 구경꾼들은 자신이 우승한 것만큼이나 함께 기뻐해주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뉴스였습니다. 2004년 들어서 첫 우승도 기쁠 일이지만 이미 메이저 대회 5회 우승이라면 정말 자랑스러운 이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Amazing Grace”

   교회에서는 찬송가로 불리고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장례식 때 불리는 노래. 그리고 옛날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전쟁 때는 스코틀랜드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던 노래. 이 “Amazing Grace”를 불러본 가수가 많을까 불러보지 않은 가수가 많을까 별 쓸 데 없는 생각을 다 했습니다.

   마할리아 잭슨(Mahalia Jackson)도 노래하고 글렌 캠벨(Glen Campbell), 엘비스 프레슬리, 샬롯 처치도 노래하고 조니 미첼도 노래하고 세계 성악무대를 주름잡는 소프라노 Jessye Norman도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나라가 배출한 천상의 소리라는 소프라노 조수미도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가 “Amazing Grace”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노래를 안 부른 가수보다 부른 가수가 더 많을 것 같은 별 쓸데없는 생각을 또 했습니다.

   

일본에는 의외로 재즈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재즈를 처음 듣게 된 것은 1945년 태평양전쟁에 패하면서 일본에 진주한 미국 군인들로부터였다고 합니다. 지금 도쿄에는 재즈 학교가 열여섯 개나 있다고 하며 전통에 얽매인 명문 대학에서도 재즈는 이미 정규 교과과목으로 채택되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일본출신의 재즈 아티스트가 이제는 세계적인 연주자로 발돋움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일본의 재즈 음악은 미국 재즈의 기본 바탕이나 테크닉을 완전하게 소화한 다음, 자기 나름의 새로운 재즈로 무장하고 국경을 예사로 넘나들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세계 각국의 리듬과 멜로디를 혼합하고 때로는 중국의 전통악기 ‘얼후’를 앞세우고 대륙을 유혹합니다. 원래 남의 것을 모방하는 데는 일본을 따를 나라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방에서 그치지 않고 빠르게 자신의 개성으로 바꿔 발전시키는 경우 아무도 그것을 탓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가수 중에 치에 아야도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재즈 싱어지요. 가수 경력 10년인데 10장이 넘는 재즈 앨범을 냈다면 그 실력을 알만하지요.

   스스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는 아야도의 압도적인 파워, 거기에 탁월한 리듬감각, 동양인으로서는 보기 드문 재즈 싱어입니다. 아야도도 역시 “Amazing Grace”를 노래했습니다.

   똑같은 요리 재료를 놓고 사람마다 맛이 다른 요리를 만들어 내듯이 같은 노래지만 부르는 사람에 따라서 이처럼 다르게 들릴 수도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특별한 예입니다.


Amazing Grace


“놀라운 은총, 얼마나 달콤한 소리인가
한때 길을 잃고 헤매었으나 이제 길을 찾았네.
한때 눈이 멀었었지만 이제 광명을 보네.
놀라운 은총, 얼마나 달콤한 소리인가
나와 같이 비참한 사람들을 구한다. 
나는 한번 잃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찾았다.
나는 눈이 먼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광명을 본다. “

글 출처 : 팝송은 죽었다(이종환, 리즈앤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