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세 식구가 오순도순 사는 집에 단전조치가 내려졌습니다. 3개월 동안 전기요금을 못 냈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세 식구는 촛불을 켜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촛불이 가재도구에 옮겨 붙어면서 세 식구는 그만...... 장애인이었기 때문입니다.

40대 젊은 가장은 퇴직금에 카드론으로 치킨 전문점을 냈습니다. 식구들이 먹고 사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류독감이라는 이상한 전염병이 번지면서부터 하루가 다르게 매상이 떨어졌습니다. 가장은 집세, 카드변제, 생활비가 너무 무거웠습니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모두가 최근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매우 호사스런 내 걔기를 하려고 하는군요.

언제부턴가 음악인들의 연주모습이 담긴 DVD 타이틀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두 개의 스피커를 통해서 별 불만 없이 음악을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전자랜드에서 DVD 가게를 운옇하는 40년 지기가 충동질을 하는 것입니다.

홈 씨어터 시스템과 PDP 텔레비전, 그리고 여섯 개의 스피커로 듣는 음악.

나는 무리해서 비싼 장비를 들여놓았습니다. 와! 정말 좋더군요. 앞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뒤 양옆에서 밑에서 우르릉 쾅쾅 캬악....

그 친구가 빌려주어서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시력을 잃고 더 이상의 희망도, 또 의지할 사람도 없는 고독한 퇴역장교 알 파치노. 비록 아름다움을 두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풍겨오는 향기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알고 보면 가련한 사나이.

영화에서 볼만한 장면은 뉴욕의 특릅 호텔에서였습니다. 4분의 2박자, 격정적인 탱고 리듬에 맞추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춤추던 장면. 코끝으로 전해져오는향기를 맡으며 무엇을 느꼈을까.

이 장면에서 흐르던 탱고가 이제는 전설의 가수가 된 카를로스 가르델의 "Por Una Cabeza"입니다. 혈기왕성한 한 젊은 말이 체력의 한계때문에 결승점에 도달하면서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로(Por Una Cabeza)' 실패를 맛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어이 친구야 잊지 말아라.
순간적인 열정으로 게임을 하는 것은 어리석어,
열정은 한순간 불꽃처럼 타오르지만
사랑은 어차피 모두 거짓이란거야"

누구나 사랑을 하게 되면 본능에 사로잡혀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앞서 가지요. 이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충고를 하고 있습니다.

글 출처 : 팝송은 죽었다(이종환, 리즈앤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