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Emil Gilels, piano

Recordings:1980. Live Recordings

Total timing 01:18:38


1-4. Schumann : Piano Sonata No.1 in f# minor, Op. 11

작품의 개요 및 배경

슈만은 쇼팽과 달리 여러 장르의 음악을 썼지만 가장 뛰어난 것은 역시 독주피아노작품들과 협주곡, 실내악, 가곡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초기에 몰려있는 독주곡들은 초일류작품들이다.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나이가 들수록 작품번호가 높아질수록 수준 높은 음악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고 우리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솔직히 딱 봐서 op.2 라는 것이 눈에 띄었을 때 별로 관심을 가지진 않을 것이다. 작품번호가 낮다는 것은 작품수준이 떨어진단 얘기다. 물론 훌륭한 것들도 많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단 얘기다.

허나 슈만은 정반대의 케이스다. 작품번호가 앞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 걸작들이고 뒤로 갈수록 좀 떨어진다. 그의 일신상의 여러 문제들 때문에 그렇겠지만 어쨌든 슈만을 가장 대표할 수 있는 것들은 역시 초기의 독주피아노 작품들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슈만의 피아노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나비, 다비드 동맹무곡집, 소나타 1번, 크라이슬레리아나,환상곡, 후모레스케, 숲의 정경 정도다. 카니발은 아직도 좀 어렵다.

슈만의 피아노 소나타2번은 음반도 많이 있고 또 사람들 사이에서도 언급이 꽤있으나 소나타 1번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음에 놀란다. 나도 슈만의 피아노작품들 중에서 가장 늦게 알게 된 것이다.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언급이 없기 때문에 입소문을 탈 여지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을 듣고 난 후에 화가 날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왜 이런 멋진 작품이 인기가 없는거지? 알 수 없군..... 사람들마다 그런 작품들이 나름대로 한 두 개씩 있을 것이다. 내게도 이 작품이 그중 하나다.

이 소나타는 역시 평생의 연인인 클라라를 염두에 두고 작곡되었는데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로부터 클라라에게 헌정됨' 이라고 했고, 슈만자신이 이 소나타에 대해 "당신에 대한 단 하나의 마음의 외침" 이라고 썼다. 이것만 보아도 얼마나 멋진 작품인지 짐작할 수 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클라라를 향한 “당신에 대한 단 하나의 마음의 외침”을 표현한 슈만 피아노 소나타 1번은 몰아치듯 외향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매력을 동시에 가지는 곡이다.

슈만 피아노 소나타 1번의 초판에는 '플로레스탄과 오이비제우스로부터 클라라에게 헌정됨'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슈만이 폴로레스탄과 오이비제우스라는 두 종류의 필명을 사용하여 발표하였으며, 클라라에게 헌정하였다. 이 소나타의 제 1악장의 주요부는 1832년에 독립적인 곡으로 작곡한 알레그로 판당고에서 이끌어낸 것이며, 제 2악장은 1828년에 노래를 잘하는 여인을 위해 케르너의 시에 기초하여 쓴 가곡 안나에게를 수정하여 피아노용으로 고친 것이다. 판당고라는 것은 남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의 춤곡으로 3박자를 취하고 있다. 단, 슈만의 곡에서는 2/4박자로 바뀌어 있다.

제1악장 Introduzione - Allegro vivace
이 악장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작 부분이다. 일단 시작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시작하는가, 그리고 주제의 제시까지 서주에서 미묘한 감정 변화를 통해 이후의 격정을 예고하는가가 중요하다. 이어서 각각의 주제의 제시와 그 방법이 향후 전개되는 내용과 연계되는 타당성이 중요한데, 이때 allegro vivace의 주제가 얼마나 단호하고 자신감 있게 연주되었는가는 이후의 연주를 판가름 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개인적으로 연주의 스타일로는 치열한 구축력의 추구보다는 중간 중간의 이완부에서 여백의 미를 얼마나 발휘하는가에 따라 전반적인 설득력이 좌우된다 생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움 속에 완급을 조절하는 템포설정을 선호한다.

제2악장 Aria
반주가 얼마나 탄탄한 느낌을 주는지, 반주와 교차되는 멜로디가 얼마나 노래하는 듯한지, 그리고 그 멜로디를 연주하는 피아노의 음색이 떨리는 듯한 느낌을 (바이올린도 아니지만 떨려야 한다!) 갖고 가슴시리게 울리는지가 중요 포인트다.

제3악장 Scherzo e Intermezzo - Allegrissimo
A-B-A 구조로된 스케르쪼에서는 리듬감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A섹션의 스케르쪼 주제를 얼마나 가볍고 쾌활하게 연주했는가, 그리고 트리오 부분에서 거의 폴로네이즈를 연상시키는 주제를 리듬감 있고 맛깔스러운 연주로 표현했는가가 중요하다. 여기에 Ad Libitum 부분을 약간은 고풍스럽게 연주할수록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제4악장 Finale, Allegro un poco maestoso
솔직히 연주 스타일에 따라서는 4악장의 멜로디 라인을 따라가는 것 조차도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주선율을 부각시켜 전체적인 통일성을 기하는 연주에 호감이 간다. 이런 점에서 감정의 진폭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 보다는 적절한 한계 내에서 중간 중간의 다양한 팔레트를 보여주는 연주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4악장의 전반적 분위기가 어두운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중간에 부드러운 멜로디가 잘 살아날수록 극명한 대비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처리를 했는가가 하나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5. Schumann : Arabesque in C majpr Op.8

이 곡은 1838년 슈만이 빈에서 음악 잡지를 내기 위해 힘쓰는 한편, 빈의 부인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작곡가가 되기 위해 작곡한 것 중의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곡은 감상적이며 감미로운 맛이 있으며 생기 있고 사치스런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중간부에 단조의 부분이 2개가 나타나는 독립된 곡이 있다.

제1부분 C 장조 2/4박자. 경쾌하고 부드럽게(Leicht und Zart) 제1테마가 여리게 소프라노 부분에 제시된다.

제2부분은 단조 I 이라고 쑈ㅢ여 있으며 조금 느리게 g단조이다. 제2테마가 소프라노와 테너의 성부로 옥타이브의 유니즌으로 나타나 반복 변화된다. 다시금 <보다 조용하게>라는 지시가 있느느데, 그의 독특한 리타르단도가 7회 나타난 후 여리게 처음 템포로 돌아간다.

단조 II 에서는 a 단조이고 제3의 테마가 소프라노 부분에 나타난다. 반족되는 변주의 부분인데, 그것이 끝나면 점점 느리게 페르미타로 들어가 본래의 속도로 여리게 제1테마로 조용히 돌아간다.

6-9. Schumann : Piano Sonata No.2 in g minor, Op. 22

작품의 개요 및 배경

슈만은 그 특유의 세계를 피아노곡 속에 담고 있고, 낭만적인 악상과 감각은 작곡시상에도 새로운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피아노 소나타는 세 개가 남아 있으며, 이 제2번은 1833년에서 38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이 소나타는 슈만의 규모가 큰 작품으로써 놀랍게도 음악적인 논리관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구성적으로도 훌륭하며 비교적 고전적방향을 취하고 욌다. 전체의 통일에도 베려가 엿보이며 각 4악장으로 되어 있는 대부분의 선츌에는 제1작장 제1주체 첫머리의 음계풍 하강 동기를 쓷고 서로 관계를 가지며 또한 전체를 통일하려고 의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곡은 <제1번>의 소나타보다 장점이 많으며 그 위에 여기에는 낭만적인 기분도 들어 있다. 곡은 헨리에테 포익트 부인에게 바쳐졌는데, 이 부인은 슈만보다 한 살 연상이며 피아노를 잘 연주하는 외에도 교양이 있고 라이프치히의 부유한 상인의 부인으로써 슈만의 상담 상대도 되어 주었던 인물이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가급적 빠르게(So Rasch Wie Mölich) g단조 2/4박자 소나타 형식
정돈된 그의 로맨틱한 기질이 잘 표현된 악장이다. 밝고 서정미에 찬 제1테마와 특징적인 제2테마가 나타난다. 발전부에서는 선율이 자유롭게 변화되면서 화려하고 효과적으로 전개된다. 재현부는 제2테마가 G장조로 나타나면 후반은 약간 단축되어 g단조로 나타난다. 코다의 화려한 부분을 거쳐 제1테마의 변형으로 끝난다.

제2악장 Andantino, getragen. C장조 6/8박자. 세 도막 형식
슈만풍의 테마가 나타난다. 꿈을 보는 듯 간결하고 시적인 정취가 흐른다. 낮은 음의 간단한 리듬 위에 느린 조의 선율이 아름답게 흐르는 악장이다.

제3악장 Scherzo, sehr rasch und markiert. g단조 3/4박자
전체적으로 생기에 넘치는데, 경쾌한 테마가 밝게 반복된다.

제4악장 Rondo, Presto. g단조 2/4박자
귀여운 춤과 같은 빠른 속도의 주제가 급히 달리듯 연주된다. 이것이 아름다운 칸타빌레의 제2선율과 교대되어 나타난다. 주제는 변조되어 점차 본래의 조로 돌아가며 또 다른 주제가 나타나다가 다시 주제가 나타나는 등 론도 형식으로 전개된다. 마지막에 코다에서 주제가 교묘하게 섞이면서 클라이맥스로 끝나게 된다.

10. Carnaval, No.9.

작품의 개요 및 배경

〈사육제〉는 ‘4개의 음표로 된 작은 풍경들’이라는 부제를 가진 피아노 독주곡이다. 이 작품은 사순절 전에 행해지는 사육제에서 흥청대는 사람들을 표현한 일종의 음악적 가면무도회와 같다. 모두 22개의 소품들로 구성되며 각각의 소품은 슈만 자신의 친구들과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인물들을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슈만은 이 작품에서 음악적 암호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아낸다. 다시 말해 슈만 자신의 자아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표현된 자아는 단일한 자아가 아니라 분열된 자아이다. 5번 ‘오이제비우스’와 6번 ‘플로레스탄’이 보여주듯이 서로 대립되는 성격의 자아가 동시에 등장한다. 슈만이 자신의 친구들을 표현한 소품들 역시, 실제로는 슈만 자신이 그 친구들의 역할을 대신하는 가면놀이인 것이다. 이처럼 〈사육제〉는 슈만 내부에 존재하는 다면적인 자아의 모습들을 반영함으로써 축제의 장에서 분열된 자아를 가감 없이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음악적 암호 뿐 아니라 그 이면에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고난이도의 해석과정을 요하는 작품이다. 슈만과 클라라 모두 이 작품이 일반 대중에게는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슈만 생전에는 거의 연주되지 않았고, 1840년 리스트가 발췌곡만을 연주한 예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기교적 난이도와 해석의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슈만의 가장 사랑받는 독주곡으로 연주되고 있다.

제1곡 ‘인사말(Préambule)’: A♭장조, 3/4박자, 콰지 마에스토소
이 곡은 음악적 암호를 사용하지 않은 곡으로, 슈베르트의 선율을 기초로 한 것이다. 사실 〈사육제〉는, 슈만의 미완성 작품인 〈슈베르트의 ‘동경의 왈츠’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 기초한 것이다. 그리하여 슈만은 ‘프레암블룸’의 24마디에서 이 변주곡의 선율을 사용했다. 교향곡의 서주를 연상시키는 장엄하고 화려한 화음진행으로 시작되어 점차 음악이 절정으로 향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프레스토로 빨라지면서 무도회의 시작을 알리듯 한껏 고조된 분위기로 곡이 마무리된다.

제2곡 ‘피에로(Pierrot)’: E♭장조, 2/4박자, 모데라토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등장인물인 피에로를 묘사한 곡으로, A-E♭-C-B 모티브를 사용하였다. 피에로는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정신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배역으로, 풍자적이고 희극적인 성격을 가지는 동시에, 그 풍자 속에서 삶의 회한을 담아내는 배역이다. 이러한 피에로의 이중적인 성격을 드러내듯, 슈만의 음악은 당김음 리듬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표현하는 동시에, 애수어린 분위기로 피에로가 느끼는 내면의 슬픔을 표현하였다.

제3곡 ‘아를르캥(Arlequin)’: B♭장조, 3/4박자, 비보
‘피에로’와 마찬가지로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등장인물인 아를르켕을 묘사하였다. 아를르켕은 삐에로에서 파생된 배역으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삐에로의 모습과 닮아 있다. 어리석고 탐욕스러우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닌 인물로, 코메디아 델라르테에서는 주로 곡예를 담당한다. 극중에서는 종종 콜롬비네에게 끊임없이 구애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 곡에서는 기묘한 리듬이 아를르켕의 희극적 면모를 보여주며, ASCH의 암호가 이조되어 F-C-A-A♭ 모티브로 표현된다.

제4곡 ‘우아한 왈츠(Valse noble)’: B♭장조, 3/4박자, 운 포코 마에스토조
앞의 곡과는 대조적인 서정적이고 우아한 춤곡으로, A-E♭-B-C의 모티브를 사용하였다.

제5곡 ‘오이제비우스(Eusebius)’: E♭장조, 2/4박자, 아다지오
오이제비우스는 슈만의 필명 중 하나로, 슈만 자신의 섬세하고 내성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자아를 나타낸다. 이 곡은 2전위된 E♭화음(으뜸화음)을 맴돌다가 명확한 종지 없이 종결됨으로써 몽상가로서의 오이제비우스를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제6곡 ‘플로레스탄(Florestan)’: g단조, 3/4박자, 파시오나토
플로레스탄 역시 슈만의 필명 중 하나로,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베토벤의 주인공이 그러하듯이 열정적이고 격렬한 슈만의 성격을 표현할 때 사용한 필명이다. 음악 역시 A-E♭-C-B 모티브를 당김음을 활용한 활발한 리듬으로 반복함으로써 플로레스탄의 적극적인 면모를 표현한다. 또한 슈만 자신의 작품 〈나비〉 Op.2의 주제선율을 인용함으로써 이 곡이 슈만 자신을 표현한 것임을 강조하였다.

제7곡 ‘코케트(Coquette)’: B♭장조, 3/4박자, 비보
교태 어린 여성을 묘사한 이 곡은, 6곡 ‘플로레스탄’의 마지막 화음에서 시작하여 5번 ‘오이제비우스’의 마지막 음인 B♭음으로 종지함으로써 앞의 두 곡과의 연관성을 암시하였다.

제8곡 ‘응답(Réplique)’: B♭장조 - g단조, 2/4박자, 리스테소 템포
전곡인 코케트에 대한 응답으로서 A♭-C-B 모티브를 사용한 차분한 곡이다. 실제로는 코케트를 축소 변형한 형태이며 마치 코케트의 코다와 같은 인상을 준다.

스핑크스(Sphinxes)
세 마디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마디가 이 작품에 사용된 세 개의 모티브 S-C-H-A(E♭-C-B-A), As-C-H(A♭-C-B), A-S-C-H(A-E♭-C-B)를 제시하고 있다. 조성이나 템포, 다이내믹 표시가 없으며 연주를 의도하지 않은 음악적 암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피아니스들이 연주시 이 부분은 생략한다. 라흐마니노프, 호로비츠, 알프레도 코르토, 발터 기제킹은 의도적으로 이 부분을 연주하기도 했다.

제9곡 ‘나비(Papillons)’ : B♭장조, 2/4박자, 프레스티시모
빠르고 독특한 리듬으로 나비를 묘사하고 있으며, 슈만의 전작 〈나비〉와는 음악적인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는다.

제10곡 ‘춤추는 글자(A.S.C.H. - S.C.H.A: Lettres Dansantes)’: E♭장조, 프레스토
작품 전체에서 주된 음악적 암호로 사용된 두 모티브를 사용한 악곡이다.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A-E♭-C-B로 이루어진 모티브와 A♭-C-B로 이루어진 모티브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제목과는 달리 A♭-C-B의 모티브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제11곡 ‘키아리나(Chiarina)’: c단조, 3/4박자, 파시오나토
이 곡은 훗날 슈만의 아내가 되는 클라라 비크를 상징한다. 키아리나는 클라라의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발음한 것으로, 클라라의 내면에 숨겨진 열정적인 면모를 그려내고 있다. A♭-C-B 선율을 주제로 사용하고 있어 앞의 곡인 ‘춤추는 글자’와도 연관된다.

제12곡 ‘쇼팽(Chopin)’: A♭장조, 6/4박자, 아지타토
서정적이고 애수어린 선율 이면에 격렬한 감정을 내포한 곡으로 쇼팽의 낭만적이고도 섬세한 감수성을 표현하였다.

제13곡 ‘에스트렐라(Estrella)’: f단조, 3/4박자, 콘 아펫토
슈만의 약혼녀 에르네스티네를 상징하는 곡으로, 열정과 동경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제14곡 ‘재회(Reconnaissance)’: 2/4박자, A♭장조, 아니마토
무도회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만나는 장면을 상징하는 곡으로, A-E♭-C-B가 아닌 A♭-C-B 선율을 중심으로 한다.

제15곡 ‘판탈롱과 콜롬비네(Pantalon et Colombine)’: 2/4박자, f단조, 프레스토
코메디아 델라르테에서 연인으로 등장하는 판탈롱과 콜롬비네를 묘사한 곡이다. 판탈롱의 선율은 전곡 재회의 선율을 빠른 스타카토로 제시하고, 콜롬비네는 느린 레가토로 판탈롱의 구애로부터 도망친다. 곡이 진행될수록 콜롬비네의 선율이 판탈롱의 선율을 압도하면서 두 인물의 관계가 역전되는 것을 보여준다.

제16곡 ‘발스 알르망드(Valse allemande)’: A♭장조, 3/4박자, 몰토 비바체
이 곡은 전곡의 판탈롱과 콜롬비네의 선율을 변형시키고 있다. 콜롬비네의 느린 레가토는 코케트를 연상시키는 당김음으로 변형되고 판탈롱의 빠른 스타카토는 왈츠리듬으로 변형된다.

간주곡: 파가니니(Intermezzo: Paganini): f단조, 2/4박자, 프레스토
번호가 붙어있지 않은 이 곡은 전곡인 발스 알르망드 내에 삽입된 트리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발스 알르망드가 연주된 뒤 이 간주곡이 삽입되고 다시 발르 알르망드가 반복되는 것이다. 빠르고 격렬한 패시지로 카리스마 넘치는 비르투오조 파가니니를 묘사하고 있다.

제17곡 ‘고백(Aveu)’: f단조 - A♭장조, 2/4박자, 파시오나토
수줍으면서도 열정적인 사랑의 고백을 표현한 곡이다.

제18곡 ‘프롬나드(Promenade)’: D♭장조, 3/4박자, 콘 모토
온화하고 풍요로운 진행 속에서 넘치는 기쁨을 내밀하게 드러낸 곡이다.

제19곡 ‘휴식(Pause)’: A♭장조, 3/4박자, 비보
첫 곡인 프레암블룸을 반복하는 짧은 부분으로 휴지부 없이 바로 다음 곡으로 이어진다. 휴식이라기보다는 다음 곡에서 이어질 힘찬 행진을 위한 준비에 가깝다.

제20곡 ‘필리스틴에게 대항하는 ‘다비드 동맹’ 행진곡(Marche des “Davidsbündler” contre les Philistins)’: A♭장조, 3/4박자, 논 알레그로
‘다비드 동맹’은 슈만이 진정한 예술가들의 모임이라고 가상적으로 설정한 동맹이다. 보수적이고 속물적인 필리스틴, 즉 예술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속물들에 맞서 진정한 예술로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슈만의 철학이 ‘다비드 동맹’이라는 가상의 존재로 집약된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이후 〈다비드 동맹 무곡〉 Op.6으로 발전된다.

이 마지막 곡에서는 앞서 제시된 선율들이 다시 제시되고 있으며, 〈나비〉 Op.2의 선율도 인용되어 있다. 또한 슈만이 자필로 ‘17세기의 주제’라고 기입한 ‘할아버지의 춤(Grossvater Tanz)’ 선율을 인용함으로써, 그가 살았던 억압적인 19세기보다 자유롭고 덜 억압적인 유토피아적 과거를 동경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그러나 이 곡은 첫 곡인 프레암블룸의 행진곡 풍을 다시 가져와 소나타 형식의 재현부와 같은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슈만이 즐겨 사용한 이러한 순환적 구조는 첫 곡과 마지막 곡의 연관성을 통해 축제로부터 일상으로의 복귀를 암시하는 동시에, 끝나지 않는 축제를 암시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글 출처 : Daum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