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Emil Gilels, piano

State Symphony Orchestar of the USSR
Kurt Masur, conductor

Recordings:1976. 12. 19. Live Recordings

Total timing 01:11:55

1. Beethoven : Piano Concerto No.4 in G Major, Op.58

작품의 개요 및 배경

1800년대 초반, 베토벤은 고통과 좌절, 슬픔과 고난으로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귓병을 비관한 나머지 "하일리겐슈타인의 유서(Heiligenstadt Testament)"를 쓰고 생을 끝낼 생각까지 할 정도였지요. 그러나 베토벤에게는 후세들이 그를 위대한 악성(樂聖)이라고 부를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점점 소리의 세계와 멀어져 가는 참담한 고통 가운데서도 이같은 불행을 딛고 일어나 더욱 의욕적인 창작 활동을 펼치게 되는데, 우리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월광소나타 op. 27》를 비롯하여 많은 명작들을 창조해 냅니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과 함께 이 시기에 작곡되었던 오늘의 음악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단조 op. 58》은 베토벤이 남긴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도 초기의 형태를 벗어나 새롭고 완숙된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러한 협주곡들은 오랜 세월동안 이룩한 그의 고전주의 음악적 특징이 잘 나타난 작품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협주곡은 베토벤이 협주곡 1악장의 새로운 형식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첫 작품으로 손꼽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단조 op. 58》, 이 협주곡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의의가 바로 피아노 솔로가 협주곡 1악장의 서두에 등장합니다는 점입니다.

고전파의 협주곡에서는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제시하면서 서주(序奏)를 시작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에서 처음으로 독주악기인 피아노 솔로가 서두를 맡게 된 것입니다. 《피아노 협주곡 제4번, 5번》에서 그는 관현악에 의한 리토르넬로(Ritornello)에 앞서서 독주악기를 처음 도입했는데 이것은 이미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에서 사용한 시도였다고 합니다. 리토르넬로(Ritornello)는 18세기 전반, 바로크 시대의 기악 협주곡에서 독주부분을 사이에 두고 반복하여 연주되던 총주(總奏)부분을 말하는 것이라는데요, 반복되는 리토르넬로에 변화있는 독주부분을 교대시키는 이러한 악장구성을 <리토르넬로 형식>이라고 부릅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이후에는 슈만, 리스트, 차이코프스키, 그리그 등의 작품 중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유명한 협주곡에도 서두는 예외 없이 독주부분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는 모차르트로의 "고전적 모델"에서 시도되어 베토벤에서 완성된 새로운 양식이 그들에게도 강한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4번 피아노 협주곡은 베토벤이 남긴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제5번 E flat장조 op.73 "황제"》를 제외하면 가장 규모가 크고 대곡이라 할 만한 연주 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감상하고 계시는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Allegro moderato)는 각 지휘자의 곡 해석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위에서 보시는대로 연주시간이 대체로 20분 가까이나 됩니다.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1악장에 비하면 연주시간이 짧은 2, 3악장은 쉬지 않고 한꺼번에 연주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 파트가 이전의 경우와 달리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중요하게 뒷받침하도록 하고 있어서 피아노 협주곡임에도 마치 교향곡을 연상시키고 있습니다는 점입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moderato G major 4/4박자. 소나타 형식.
상상력이 풍부한 독주 피아노의 조용한 출발로 시작합니다. 이 주제를 받은 오케스트라가 가세하며 강렬한 투티로 발전해나갑니다. 강렬한 초반 클라이맥스 이후 갑자기 음향은 여려지며 목관악기들이 서정적인 동기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제1바이올린이 새로운 2주제를 가져오고 다채로운 오케스트라는 풍요로운 콘텍스트의 토대를 다집니다. 고전적인 균형미와 서사적인 비장미를 더하는 독주 피아노의 카덴차가 등장한 뒤 화려하게 이 악장은 끝을 맺습니다.

제2악장 Andante con moto e minor 2/4박자
피아노 솔로와 오케스트라의 주고받는 대화가 인상적인 느린 악장. 어떻게 본다면 3악장을 위한 긴 서주의 성격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음산한 느낌을 주는 주제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주고받으며 칸타빌레적인 아름다움을 최대한 강조합니다.

제3악장 Rondo - Vivace. G major 2/4박자 .
지금까지 내면에 존재하는 자아들의 대화를 밖으로 이끌어내어 환희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강인한 힘을 가지고 있는 론도 악장입니다. 지금까지 발휘되었던 피아노의 눈부신 기교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대목으로, 피아노의 리듬과 이를 수반하는 오케스트라의 기민한 움직임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수직적인 상승감을 더합니다. 독주 피아노의 카덴차는 베토벤 자신의 것으로서 마지막 절정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며 마지막 피날레로의 완벽한 이행을 유도합니다.

2. Beethoven : Piano Concerto No.5 in E Major, Op.73 'The Emperor'

작품의 개요 및 배경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은 그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최대의 걸작입니다. 이 협주곡에는 황제란 별명이 붙어 있는데, 이것을 언제 누가 어떻게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이 곡의 당당함이나 그 화려하고 웅장함을 생각할 때 이 황제를 연상시키고도 남음이 있는 것입니다. 이 별명은 그러한 의미에서 볼 때 베토벤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이며, 또한 이것이 어떤 특정인물을 지목한 것도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곡의 형식에 있어서도 《제4번 피아노 협주곡》에서 독주 피아노로 시작되는 새로운 연주법을 시도한 그는 제5번에서는 제1악장의 첫머리를 독주 피아노의 카덴짜로 시작하는 또 다른 새로운 연주법을 시도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아주 호화로운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또 제1악장의 마지막 카덴짜가 나올 곳에서 베토벤은 이에 닮은 것을 스스로 적어놓고도 즉흥적인 카덴짜는 금지 시키고 있습니다. [카덴짜는 필요 없으며 그대로 계속합니다.]라고 주식을 붙이고 있는데 새로운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2악장에서 제3악장으로 쉬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제4번에서 시도했던 것이나 여기서는 그 대조의 묘미가 잘 나타나 있는 것이 특이한 점입니다.

이 곡은 1808년에서 다음해에 걸쳐 작곡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프랑스와의 전쟁으로 어수선했던 때로, 그의 《노테봄》 의 제29장에 [게네랄바스와 작곡법에 대한 베토벤의 원고...]란 항목이 있는데, 이것에 의하면 베토벤은 루돌프 대공에게 작곡법을 강의하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1808년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다음해에 프랑스군이 빈을 점령하였기 때문에 대공은 9개월 동안 빈을 떠나 피신하여 강의는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 증거로는 작품 81a의 Eb장조 피아노 소나타의 제1악장 원고에는 [이별의 인사, 빈 1809년 3월 4일, 루돌프 대공의 떠남에 즈음하여]라고 적혀 있으며, 마지막 악장에는 [1810년 1월 30일, 루돌프 대공의 도착]이라 적혀있는 것으로 증명됩니다.

이와 같이 모든 면으로 들떠 있고, 또한 프랑스 군인에게 교육을 받고 있던 시기에 이 곡은 작곡되었습니다. 당시 프랑스군의 장교와 거리에서 서로 스쳐 지날 때, 베토벤은 주먹을 불끈 쥐고 [내가 만약 전술을 대위법만큼 만 알고 있다면 가만 두지 않을 것을]이라고 말하였다는 것도 이 때의 일입니다.베토벤은 조국을 사랑했고 조국의 해방을 위해 음악으로 애국정신을 표현한 위대한 애국 투사이기도 했습니다.

이 곡의 초연은 빈이 아니고, 라이프찌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1811년 11월 28일 거행되었습니다. 독주자는 당시 라이프 찌히, 파우리네 교회의 오르가니스트였던 시나이더(Schneider)였는데 초연 당시 좋은 평을 받고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빈에서는 그 다음해인 1812년 2월 15일에 피아노 교본으로 명성을 떨친 체르니(Czerny)가 독주자로서 케른트나르 트 극장 무대에서 연주되었는데 이 때의 평은 좋지 않았습니다. 이 곡은 그의 후원자인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었는데 베토벤의 생존시에는 다시 연주되지 않았습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Eb major 4/4박자. 소나타 형식
협주풍의 소나타 형식의 악장으로 아주 세게 연주되는 관현악의 으뜸화음에 이어서 독주 피아노가 펼침화음을 카덴짜풍으로 엮어 나갑니다. 이것은 눈부신 전개로, 그 다음의 버금딸림화음, 그 다음의 딸림 7화음을 제가끔 아주 세게 관현악으로 낸 뒤, 이어서 이 카덴짜의 펼침 화음이 높고 낮게 파도치듯 일렁이는 동안에 이 곡의 화려하고 장대한 모습을 암시해 줍니다. 그리하여 템포는 정상으로 돌아오고 여기에 그 장대한 제1주제가 세게 제1바이올린에 의해 모습을 보입니다.

이 주제는 클라리넷으로 거듭되어 전합주로 받아 발전시킵니다. 제2주제는 제1주제와는 대조적으로 아주 여리게 연주되는데 제1, 제2바이올린이 스타카토로 연주합니다. 이것을 호른 이 이어 받습니다. 그 뒤 제1주제의 전반의 음형이 나타나서 코다를 만듭니다. 독주 피아노가 반음계적인 상승음을 연주하며 드디어 제1주제가 나타나 눈부시게 기교를 부리면서 발전하고 경과 적인 부분을 거쳐 제2주제가 독주 피아노에 나타납니다. 여기서도 아주 여리게 연주되는데 변주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관현악이 세게 연주하고, 독주 피아노가 종횡으로 활약하는 코다가 있은 뒤 점점 세게 되어 f로 제시부를 마칩니다.전개부는 관현악이 제1주제를 세게 시작하며, 그 뒤 장쾌한 협주 부분이 계속됩니다. 재현부가 있은 뒤에는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카덴짜는 소용없고, 그대로 계속한다]로 되어 카덴짜에 대용되는 짧은 부분이 베토벤 자신에 의하여 적혀 있습니다.그리고 제1주제를 바탕으로 한 최대의 코다가 클라이맥스로 끌어올려 계속되면 흥분된 가운데 ff로 끝마칩니다.

제2악장 Adagio un poco moto mosso B major 4/4박자. 자유로운 변주곡 형식
자유로운 변주곡 형식으로 작곡된 악장입니다. 일반적인 협주곡 제2악장에 해당되는 아름다운, 느린 악장입니다. 기도하는 듯한 상냥하고 아름다운 주제가 약음기를 붙인 제1바이올린으로 연주됩니다. 이것을 독주 피아노가 pp로서 받아 연주하는데,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는 이 독주 피아노는 이 부분을 한 번 더 변주를 해가며 되풀이합니다. 그 뒤에 먼저 독주 피아노가 현악기의 피치카토를 반주에 실어 주제의 변주를 연주한 다음 주제는 목관부로 옮겨집니다. 독주 피아노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가락을 16분음표로 계속해서 연주합니다.가락이 Eb장조로 바뀌면 pp로 다음 제3악장의 론도 주제가 미리부터 천천히 모습을 나타냅니다.

제3악장 Rondo. Allegro Eb major 6/8박자. 론도 형식
론도 형식의 악장으로 제2악장 마지막 부분에서 천천히 모습을 보인 예정된 주제가 여기서는 주요 주제가 되어 갑자기 독주 피아노에 의해 폭발하듯 맹렬한 힘을 가지고 ff로 튀어 나오게 되며 이것은 관현악으로 되풀이 됩니다. 독주 피아노가 몸을 비꼬는 듯한 새로운 주제를 부드럽게 연주한 다음에 경과부분이 오며, 그 뒤에 또 독주피아노가 새로운 주제를 제시합니다.

경과부분이 나온 뒤, 주요 주제 즉, 론도 주제가 독주 피아노에 나타납니다. 그로부터 장대하고 호화로운 전개부분이 있고, 교향곡적이고 협주곡적인 기교가 유감없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점점 여리게 되어 p가 되며 피치카토의 현악부위에서 독주 피아노가 긴 트릴을 연주한 뒤, 점점 세게 되어 f가 되며 호른의 지속을 위에서 독주 피아노가 다시 론도 주제를 연주합니다. 관현악이 전합주로써 이 주제를 되풀이 합니다.몸을 비꼬는 듯한 주제가 독주 피아노에 의해 다시 나타나며, 그 다음의 새로운 주제도 독주 피아노에 의해 다시 모습을 보입니다.그리하여 론도 주제를 독주 피아노와 관현악이 경합하여 코다에 들어갑니다.

이것도 정성들여 만들어졌으며, 그 뒤 한풀 꺾인 것같이 pp의 팀파니에 실려 독주 피아노가 화음의 연속을 계속하며 아다지오가 되어 숨이 끊어진 것처럼 보입니다.그러나 곧 피우 알레그로가 되어 마지막 힘을 다하여 독주 피아노는 맹렬히 나타나며, 그것을 받고 관현악은 힘차게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고금의 모든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왕좌의 자리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작품으로 화려하고 장대한 이 곡은 별명대로 《황제》다운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 출처 : 想像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