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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모차르트

모차르트의 가볍고 한량같은 모습만을 아마데우스에서 봤다면, 이제 그의 또 다른 면모를 봐야 할 때이다. 모차르트는 교향곡과 오페라 곡, 소나타만 작곡한 게 아니다. 그 또한 바흐처럼 종교곡들을 작곡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모차르트의 진지한 면모는 그가 죽음에 임박했을 때 작곡했던 레퀴엠 뿐이다. 그렇다면 그의 종교곡들은 사랑받지 못했다는 걸까. 아니다. 신에게 가장 가까웠던 천재였던 만큼 그의 종교곡들 또한 아름답고 수많은 대중들의 귀에 울려퍼졌다. 단순히 그의 가벼운 이미지만이 강조되었을 뿐이다. 그 가벼움은 깃털과 같아서 허공을 노닐다가도 이내 깊이 가라앉는다.

모차르트의 '구도자를 위한 저녁기도' 곡에서는 햇빛이 사그라들고 천천히, 조용히 찾아드는 저녁의 여운을 급박하지도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수많은 이들의 가슴 단면을 부드럽게 베어내고 있다. 그가 작곡한-수많은 이들의 비극미를 덧붙여 줬던-레퀴엠은 그 장엄함으로, 죽음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이는 인간의 무게가 아닌, 허공에 떠 있는 천사들의 노래처럼 가볍고도 웅장한 공기의 떨림이다. 그의 미사곡들, 대관식 미사와 대미사의 곡들은 어느 하나 걸리지 않게 부드럽고도 죽죽 나아가는 면모를 보인다. 방탕했다는 그의 이미지는 이 곡들에서 여과된다.

이 곡들이 교회와 성당 구석구석을, 햇빛과 함께 아름답게 부서지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색들과 반들반들하게 닦인 의자, 겸손하게 휘어진 궁륭이 받치는 천장에 부딪치기보다는 부드럽게 스며들면서 어떤 면모를 보일런지, 생각만 해도 몸이 떨린다. 그러나 우리는 우선 그의 색다른 면모-우리가 알고 있던 보편적인 모습과 달리-를 다시 한번 듣고, 모차르트라는 인간-천재의 깊이에 놀라야 한다. 지금이 그 차례다.

글 출처 : Classic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