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협주곡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다섯 곡은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그는 마치 고대 그리스의 아폴론 조각처럼 이성적이고 근엄하면서도, 포도 바구니를 든 디오니소스처럼 낭만적이기도 하다. 다른 협주곡 또한 마찬가지로 뛰어나다. 베토벤은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그 시련을 피하고 두려워 하기 보다는 스스로 그 벽을 깨기 위해 온 몸을 날렸다. 그의 음악 또한 그처럼 필사적이다. 그는 음악에 필사적으로 달려들고, 음악의 벽은 그런 영웅에게 무너진다. 고리타분해 보였던 음악의 벽이 깨지고 나면 베토벤은 그 깨진 벽을 지탱하고 있던 벽돌들을 모아 새로운 배열의, 그를 반영한 다른 사물을 만든다. 다른 누군가를 막기 위한 벽이 아닌, 창조-예술이 되는 것이다. 베토벤의 로망스 1번은 서정적인 음색으로 사랑하는 이들의 사랑을, 사랑하지 않는 이들의 사랑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바이올린 협주곡은 바이올린의 섬세한 현놀림과 떨림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면서 박력과 함께 부드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 4번 또한 그렇다. 그리고 나폴레옹 황제를 위해 만든 곡은 아니었으나 적군이 경외심을 품을 정도로 피아노 협주곡 5번은 초월적인 위대함을 드러낸다. 글 출처 : Classic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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