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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eethoven : Piano Sonata No. 8, 17 & 23.

Wilhelm Kempff (piano)

1964,09 Stereo
Beethoven-Saal, Hannover

악성(樂聖)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음악 미학의 정점은 9개의 교향곡이지만, 아름답고 고전주의 적 양식미가 돋보이는 피아노곡들은 대중 음악가들에게 보물 창고처럼 받아들여져왔다. 베토벤의 피아노곡들 중 가장 사랑받은 작품은 역시 '3대 피아노 소나타'로 불리는 '8번'(c단조, 비창), '14번'(c#단조, 월광), '23번'(f단조, 열정)이다.

'비창' 2악장의 주 멜로디를 차용한 루이스 터커(Luise Tucker)의 'Midnight blue', '월광' 1악장을 적절히 활용한 메탈 그룹 바이퍼(Vipor)의 'Moonlight'은 우리나라에서 크게 사랑받은 바 있다.

피아니스트들의 필수코스로 평가받는 작품들인 만큼 명연이 즐비하지만, 모범적인 해석과 녹음상태도 무난한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의 1964년 음반을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박하우스(Wilhelm Backhaus)와 함께 베토벤 해석의 대가로 평가받은 정통파의 연주답게 테크닉이나 감성 공히 준수하다.
01. 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 비창)

작품의 배경 및 개요

베토벤의 초기 피아노 소나타 중의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곡이기도 한 비창(pathetigue)은 소나타작품 op.13에 다단조 ( C minor ) 제 8번의 작품입니다. 작곡연대는 1798년부터 다음해인 99년에 걸쳐 완성되었고, 오늘날에는 '비창'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지만, 초판에는 <비창적 대 소나타 ( Grande Sonate Pathetigue)> 라고 부르는 것으로 정식명칭을 달고 있습니다.

제목이 비창인데 대한 음악평론가인 Paul Bekker의 의견을 빌리자면 , 이 곡은 베토벤이 작곡했던 여러 작품들 속에 내포되어 있던 모든 비창성을 요약하여 만든 곡으로써 젊었을 때의 베토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곡은 후에 폴란드출신의 외교관으로 생의 대부분을 비엔나에서 보낸 카알 리히노브스키 후작 ( Karl Lichnowsky)에게 증정되었습니다. 베토벤이 이 작품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작품 1 . 26. 36번 등을 증정한 것으로 보아 베토벤과 그가 깊은 친분이 있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영국의 시인 스코트가 이 곡을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교해 발랄한 청춘에게서만 볼 수 있는 공통된 애상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베토벤 자신에 의해 표제가 붙은 피아노소나타는 비창과 고별의 두곡 뿐인데, 그래서 그런지 다른 그 어떤 열정, 템페스트 보다도 훨씬 정이 가고 , 많이 알려진 작품인 것 같습니다.

제1악장 Grave. Allegro di moltoe conbrio. c단조. 4/4박자
웅장하고 빠르게 연주함으로써, 다소 기선제압 하는 듯한 느낌의 강한 고뇌, 고통, 아픔, 슬픔 등을 표현하고 있는 형식으로 1악장 앞에 서주부를 10마디 선보인 수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형식을 쓰고 있습니다. 1악장은 이 10마디 안에 모든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비교적 길고 장중하면서도 비참한 느낌을 담기 위해서, 전개부의 앞에서 도도리표 다음에 4마디를 축소하거나, e 단조라는 으뜸조인 C단조와 거리가 먼 조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이러한 형식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에도 기본 동기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제2악장 Adagio Cantabile Ab장조 론도형식. 2/4박자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 곡은, 평화로운 천국을 회상하게 하는 한편의 노래와도 같다고 음악학자인 Nagel이 말했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처음에는 소박하고 가요적 악장으로써 선율을 중심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마치 모차르트의 음악을 연상시키게도 하지만, (모차르트 K457번 단조의 주제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어서) 1악장의 격한 감정과 대조적으로 폭풍뒤의 고요함, 평화로움의 느낌을 유도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딸림음으로 시작하여 정적인 정서를 담으면서 점차 긴장을 풀듯 조용히 끝을 맺고 있습니다. 3악장을 위한 고요함이라고 해야 겠죠.

제3악장 Rondo-Allegro. c단조 2/2박자
역시도 너무 잘 알려진 곡입니다. Allegro c 단조 론도형식으로 경쾌한 터치와 불안한 기분, 담담한 열정등을 얼마나 잘 표현해야 하나가 관건인 곡입니다. 그 과정에서도 1악장과의 연계된 극한감정, 무거움을 연결함과 동시에 차별된 느낌을 주어야 하는 곡입니다. 침착성없이 불안한 듯한 느낌으로 처음을 시작하면서 ABACABA의 형태로써 비슷한 형태의 곡이 계속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A(1~25)B(25~ 61)A(61~78)C(78~120)A(120~134)B(134~170)A(170~182) 그리고 코다(마지막)(182~210마디) 로써 그 속에서 아라비안풍의 딸림음을 사용하면서 론도주제를 계속 변형시켜 재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론도의 주제를 다시 회고하면서 다시 C 장조로 돌아가 악구가 굽힐 줄 모르는 반항의 자세를 취하는 듯 한 느낌으로 끝납니다.


02. Piano Sonata No.14 in c# minor Op. 27-2 (Moonlight, 월광)

작품의 배경 및 개요

그의 32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월광(月光)]이란 명칭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이 아니라 비평가 렐시타프(Ludwig Rellstab)가 이 작품의 제1악장을 가리켜 "스위스의 르째른 호반의 달빛이 물결에 흔들이는 조각배와 같다"고 비유해 이야기한 데서 생긴 말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제1악장을 자유로운 환상곡품으로 작곡했다는 것이며 제3악장이 소나타 형식으로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곡은 줄리엣타 구이치아르다(Giulietta Guicciardi)에게 헌정되었습니다. 그녀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운 제자인데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여러 가지 염문이 전하여 지고 있지요.

베토벤의 영원한 연인 중에 이 줄리엣타는 가장 유력한 후보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1803년에 갈레베르크 백작과 결혼을 합니다. 이 작품은 볼래 리히노프스키 공작 부인에게 바치려던 것을 변경하여 줄리엣타에게 헌정한 것이라는 설이 있지요. 이 같은 사실로 보아 이 작품의 내용에 있어서는 그녀와의 애정 문제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dagio sostenuto. c#단조. 2/2박자.
구조는 환상적이며 단순하다. 대체로 보아 세도막 형식입니다. 첫 머리의 서주에 뒤이어 제1테마가 약하게 나타나고, 중간부는 제1주제에 의한 것이며 제3부는 으뜸조의 제1테마에 뒤이어 제2테마가 올림 C장조로 돌아갑니다. 코다는 기본적인 모티프를 낮은음으로 해서 느린 리듬으로 계속하다가 끝나게 됩니다.

제2악장 Allegretto. Bb장조 3/4박자. 세도막 형식.
이것은 스케르쪼풍의 곡이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밝고 기쁨이 엿보이는 것은 낮의 햇빛에 비할 것 같습니다. 유쾌한 주제로 시작하여 이를 변주하고 반복한다. 트리오에서는 내림 D장조로 나타나 주제가 반복되며 이것이 진전되다가 바르게 전개되어 스케르조적으로 자태를 다시 나타냅니다.

제3악장 Presto agitato. c#단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이 악장은 그의 정열과 원숙한 구성력을 경주한 주요한 부분이지요. 먼저 제1테마는 대담한 모티프에 의해 시작되며 주제에 의한 경과부를 지나서 얼마 후 제2테마가 나타난다. 발전부의 제1, 제2 테마의 묘한 전개를 지나 재현부에 이른다. 제1테마를 거쳐 제2테마의 연주가 진행됩니다. 코다는 먼저 제1테마를 회상시키고, 제2주제가 나타나 카덴짜가 있은 뒤에 느린 부분을 지나 다시금 제2주제는 자태를 보인다. 음력을 떨어뜨려 최후를 끝맺게 됩니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자연에 대한 풍치보다는 오히려 베토벤이 지니고 있는 청춘의 괴로움과 정열을 연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03. Piano Sonata No.23 in f minor Op.57 (Appassionata, 열정)

작품의 배경 및 개요

이 작품의 작곡 연대는 상세하지 않지만 발트시타인의 곡과 같이 나타났으므로 1804년에 작곡하여 1806년 여름에 완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곡은 베토벤의 중기 작품으로서 최고봉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요. 이 곡은 내용에 있어서나 형식에 있어서 볼 만한데 그의 상상력이 소나타 형식에 있어서 지금까지 볼 수 없는 자유롭고 심각한 표현을 보입니다.

[열정(Appasionata)]이란 이름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이 아니라 함부르크의 출판상(出版商) 크란쯔(Cranz)가 붙인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이 곡은 브룬시빅(Franz von Brunsvik) 백작에게 헌정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베토벤의 영원한 연인의 유력한 후보자의 한 사람인 테레제(Therese)의 오빠이지요. 베토벤은 1800년부터 이 백작의 집에서 테레제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는 요제피네(Josephine)라는 또 하나의 누이가 있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요제피네의 관능적인 아름다움과 테레제의 정적인 아름다움에서 방황한 것 같은 느낌들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그러기에 그의 영혼은 이 상반된 것의 선택에 직면하여 내면적인 투쟁을 일으켰다고 '에르크 크롬'은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제2악장에서는 테레제의 인상을 반영시켰으며 그 전후의 격렬한 악장은 요제피네의 아름다움에 대한 반항으로 썼을 것이라고 추측이 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실 등으로, 작곡 당시에 그에게 번민을 주었으리라는 하나의 이원적인 경향을 반영한 것 같이 보이고 있습니다.

작품의 구성 및 특징

제1악장 Allegro assai. f단조. 12 / 8 박자. 소나타 형식
이 작품이 지닌 별명처럼 이 악장 전체는 대단히 격렬한 정열의 폭풍이라 하겠다. 간결한 제1테마가 나타난 후 희망의 노래와 같은 기분이다. 여기서는 4회의 변주를 보인다.

제2악장 Antante con moto. Db장조. 3/4 박자. 주제와 변주곡 형식
폭풍 뒤에 오는 깊은 정적과도 같은 평온한 정경이다. 테마는 조용한 노래인데 슬픔을 억제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서는 4회의 변주를 보인다.

제3악장 Allegro ma non troppo-Presto. f단조 2/4 박자. 소나타 형식
규모는 크지만 다시 격렬한 열정이 솟아 오르는 가운데 부단히 유동한다. 결정적인 서주부에 뒤이어 테마가 서서히 준비된다. 제1테마는 변주되어 반복되고 제2테마가 c단조로 나타난다. 발전부와 재현부를 지나 코다는 빠른 템포로 벼하여 힘차게 시작된다. 곡은 억눌렸던 모든 것들을 버리고 정열적인 흥분을 일으킨다. 이 극적인 정체는 제1테마이고 마지막 아르페지오로 힘차게 약동하며 끝난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