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Rachmaninov :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Vladimir Ashkenazy (piano)
Kirill Kondrashin (Conductor)
Moscow Philharmonic Orchestra

1963,09 & 10 Stereo
Walthamstow Assembley Hall, London

러시아출신 피아노 비르투오소이자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Sergey Rachmaninoff)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은 실존 했던 피아니스트의 인간승리를 그린 영화 <샤인(Shine) >에서 주인공 데이비드 헬프갓(David Helfgott)이 필생의 목표로 삼았던 피아니즘의 결정체지만, 팝 팬들에겐 <피아노 협주곡 2번 >이 더 친숙하다.

<교향곡 1번>의 혹평으로 인한 신경 쇠약을 극복하고 완성한 라흐마니노프 최고 인기작으로, 특히 에릭 카멘(Eric Carmen)이 부른 올드 팝 명곡 'All by myself'의 감미로운 인트로 선율로도 유명한 2악장은 달빛 처럼 그윽한 플룻과 섬세한 피아니즘이 환각의 늪으로 인도한다.

러시아 출신 리흐테르(Sviatoslav Richter)가 강철같은 타건으로 바르샤바 국립 관현악단과 남긴 녹음(DG, 1959)이 명반으로 추대되지만 입문용으로는 동향 출신 피아니스트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가 제격이다. 출중한 테크닉은 물론이고 섬세하고 유연한 터치로 이 작품의 낭만적 아름다움을 무한대로 증폭시킨다.
작품의 개요 및 배경

러시아의 평론가 겸 작곡가인 아사피에프(Boris Vladimirovich Asafyev, 1884~1949)는 “라흐마니노프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서정성이며, 그 서정성은 나긋나긋하고 넉넉한 선율법에 잘 나타나 있다. 또한 그의 모든 작품에는 러시아적인 폭 넓은 늠름한 선율이 담겨있고 그 선율에는 유동성과 경쾌함을 갖추고 있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런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은 바로 그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일 것이다.

라흐마니노프는 1892년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하고 피아니스트로서도 명성이 높았고, 사촌인 실로티(Alexander Siloti, 1863~1945)가 런던에서 그의 피아노곡인 전주곡 Op.3-2를 연주한 것이 인연이 되어 1899년 런던 필하모닉 협회로부터 초청을 받아 영국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또한 협회로부터 피아노 협주곡의 작곡 의뢰를 받게 된다. 그러나 귀국 후 교향곡 1번의 혹독한 비판으로 인한 심한 노이로제를 겪고 있어 작곡은 진행되지 못하였다. 이때 첼로를 연주하는 음악애호가이자 의사인 리콜라이 달(Nikolai Dahl, 1860~1939)을 만나 “당신은 협주곡 작곡을 시작하며, 그 협주곡은 걸작이 될 것이다”라는 암시적 최면요법을 통해 그 고통의 굴레를 벗어 던지게 된다. 그리고는 1900년 여름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 뒤 돌아와서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완성하게 된다.

곡은 다음 해인 1901년 10월 자신의 피아노와 실로티가 지휘하는 모스크바 필하모닉 관현악단에 의해 초연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물론 곡의 헌정은 달 박사에게 이루어졌다.
출처 : 불후의 클래식(허 재, 책과음악)


작품의 구성 및 특징

1901년에 완성되어 같은 해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차이코프스키의 (제1번)과 쌍벽을 이룰만큼 많이 연주되고 있다. 섬세하게 다듬은 악상에 정서가 깊고, 천재 피아니스트답게 피아노의 효과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꿈을 꾸는 듯이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움과 서정성이 넘치는 악장들로 꾸며진 이 협주곡은 아름답고 풍부한 피아노 음악의 정수를 보여준다.

제1악장 Moderato c minor 2/2박자, 소나타 형식
처음에 클라리넷, 파곳, 호른의 유니즌이 취주하는 힘찬 팡파르가 있으며, 스포르잔도의 전 합주로 마무리된 곳에서 피아노가 격렬하게 셋 잇단음을 중심으로 한 카덴짜를 타기 시작한다.

이 음형은 제 1악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 그리이그의 협주곡의 처음 부분을 연상시킨다. 카덴자를 받고 이번에는 금관이 팡파르 음형을 연주하고, 이것과 피아노가 서로 경합하면서 진행한 후, 다시 다른 카덴자가 온다. 여기까지가 서주이며, 다음에 모데라토가 되어 바이올린이 약간 센티멘탈한 제 1주제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 주제는 다음에 피아노로 옮겨져, 쇼팽적인 펼침화음의 처리에 의해서 아름답게 전개해 간다. 이윽고 곡은 비바체로 되돌아 와서 스케르잔도의 페이지가 되어 피아노가 장식적으로 뛰어다닌다. 그러다가 템포는 느리게 되어 관악기가 부드러운 가락을 곁들이고, 피아노가 마무리 지은 곳에서, 포코 메노 모소가 되어 제 1바이올린에 환상적인 제 2주제가 나타난다. 이 주제는 피아노의 섬세한 꾸밈 가운데서 발전하고, 서서히 가라앉아 제시부를 끝낸다.

그 후에 피아노의 힘찬 카덴짜가 들어와서 그대로의 기세로 전 악기가 등장하여 악보 제 삼의 악상에 의한 비바체의 전개부가 시작한다. 이것은 서주의 악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격렬하게 돌진하나, 이윽고 조용히 가라앉고, 다음에는 무거운 발걸음처럼 변한다.

그 뒤, 자유스런 전개가 계속하고 강한 고조로서 클라이맥스에 으르렀을 때, 호른이 팡파르 풍으로 세게 연주되어, 다른 악기와의 경합을 연출하며, 그것을 받아서 목관과 피아노의 구밈 음형이 모데라토로 다정하게 대화한다. 이것이 가라앉고, 호른의 독주에 제 1주제의 동기가 칸타빌레로 나타나 이하 제 1주제부의 요소에 의한 전개로 나아가, 차차 격렬함을 더하여, 드디어 비바체로 서주의 피아노의 카덴짜가 나타나 재현부가 된다.

재현부에서는 거의 제시부의 순서로 각 주제가 다루어지나, 피아노는 한층 더 눈부시게 된다. 그리하여 제 2주제부 다음에 비바체의 장대한 관현악의 악상이 게속하고, 그것이 악보 제 3으로 발전하여 전 합주로서 힘찬 마침을 하면, 독주 피아노의 큰 카덴짜가 된다. 카덴짜는 라흐마니노프의 비르투오조적인 성격을 단적으로 말하는 부분으로, 호탕하고 쾌활한 가운데서도 러시아적인 서정성을 충분히 감돌게 하고 있다. 그 뒤, 비바체의 코다로 빠르게 이 악장을 끝낸다.

제2악장 Adagio sostenuto E major 4/4박자 세도막 형식
극히 느린 템포의 가장 아름다운 악장인데 꿈을 보는 듯이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이라고 하겠다. 말하자면 그의 다성부의 음악에 대한 역량과 오케스트라의 취급에 대한 천재적인 성능을 과시한 악장이다. 마치 소리없이 내리는 비처럼 촉촉히 젖어드는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피아노 선율의 흐름이 섬세하고 내성적인 라흐마니노프의 걸작답게 멜랑콜리(Melancholi) 하면서도 정말 아름다운 악장이다.

제3악장 Allegro scherzano c minor 2/2박자
빠른 템포의 강렬하고 찬연한 악장인데 불규칙한 형식으로 테마가 2개 나타난다. 먼저 오케스트라의 서주로 시작하여 피아노가 중심 주제를 연주한다. 제2테마는 오보에와 비올라로 나타나는데 독주 피아노가 이를 반복한다. 발전부를 중심으로 한개의 선율이 몇개의 다른 악기로 뒤쫓아 얽혀지는 푸가를 거쳐 재현부를 지나 코다로 끝난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