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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Label | Capitol
Nationality | USA
Running Time | 37:56

1949년, 24세의 마일스 데이비스는 찰리 “버드” 파커와 디지 길레스피의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자신이 그 비밥 스승들의 현란한 하모니의 곡예를 모방하느라 시간을 낭비해왔음을 깨달았다.

이에 대해 그가 생각해낸 해법은, 뉴욕에서 사이드맨으로 활동하던 젊은 뮤지션을 모아 비밥의 표현법을 해체 및 재구성하여 신선하고 즉흥적인 공간에 새롭게 담아내는 것이었다. 여기서 공간은, 처음으로 세션의 리더가 되어 앨범을 만든 마일스에게는 중추적인 창작력의 공간이었다.
마일스는 길 에반스와 제리 멀리건, 존 루이스 등이 담당한 세련된 오케스트라 편곡에 자신의 뮤트 트럼펫 선율을 엮어 넣으면서, 비밥과 랙타임의 ‘핫’ 재즈 못지 않게 유럽의 고전음악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아들인 그 특유의 ‘쿨’ 재즈 하모니를 창조해냈다.

첫 곡 ‘Move’에서 비브라토를 자제한 솔로는 일련의 인상주의적 음악시의 기조를 설정했으며, 이는 코드에 과도하게 집착했던 비밥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발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쿨도 스윙감은 잃지 않았다. ‘Jeru’에서 리 코니츠의 가벼운 알토 색소폰과 주고받는 마일스의 음색을 들어보면 잘 알 수 있다.

사진가 아람 아바키안은 그 유명한 커버사진에서 절제된 초연함과 집중된 감정적 힘의 교차를 정확히 포착했다. 평론가들은 이 앨범의 ‘차분하면서도 대담한’ 태도를 알아보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달랐다. 1950년대 중반 제리 멀리건 등이 주도한 웨스트코스트 재즈로 재해석되어 부활할 때까지 ‘쿨’ 재즈는 줄곧 무시되었다. 그렇다면 마일스는 그 쿨한 감수성을 영화계로 가져가 루이 말의 <사형대의 엘리베이터>(1957) 사운드트랙을 만들었고 그 감수성을 더욱 정제하여 「Kind Of Blue」(1959)라는 걸작을 낳았으며, 평생 다른 분야와의 협력과, 표현방법의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했다.

글 출처 :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장(마로니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