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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노래 4
기대했던 그 바람 그대로, <여행자의 노래 4>
2003년 첫발매되어 월드음악계에 이정표를 세운 [여행자의 노래 1] 이후 시작된 이 아름다운 전설은, 오늘 [여행자의 노래 4]가 발매된 2007년까지 이어진다.

월드음악 장르는 영미권 팝과 대중음악에 가려 그간 애청자선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몇몇 드문 라디오방송과 영화 OST, 그리고 선곡음반을 통해 가끔 귀를 솔깃하게 하는 노래들, 낯선 노래들은 어김없이 제3세계권 감추어진 월드음악이거나 영미권 인디음악이었다.

시인이며 수필가, 여행길에 직접 연주와 노래를 부르고 그림도 그리는 선곡자 임의진은 독특한 아티스트다. 더구나 그는 2004년까지 10년동안 급진 개신교의 진면목을 보여준 <남녘교회>의 담임목사였다. 이후 모든 바깥활동과 목회를 접고 전남 담양 산골짝에 들어가 산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 너무 심심한 나머지 어느날 비행기에 오르면, 음악은 그의 여행 길동무가 되어준다.

시인과 동행하는 월드뮤직은 애잔하면서도 적요하고, 소소하며 오붓하다. 그는 서울하고는 한참 떨어진 외딴 시골에서 적적한 나날이지만 그의 흙방에는 만여장도 훨씬 넘는 희귀 월드음반들로 가득차 있다. 혼자 듣기 아쉬워 고르고 고른 노래들은 속속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발매되고 있다. 세계에서도 드문 이러한 임의진의 선곡 음반은, 일본의 한 음반사의 눈에 띄어 내년부터는 일본판(PSF 레코드/ 여행자의 노래 오리엔탈 특급열차)으로도 발매될 예정!

이번 [여행자의 노래 4]는 명성 그대로, 강렬한 여운을 안겨주는 선곡이다. 전남 여수에서도 멀리 들어가는 외딴 섬마을에서 영어선생님으로 일하는 포크 싱어 이안 라이드의 절창, 한국에 오로지 한사람 뿐일 아트포크록의 전설 김두수가 부르는 클레멘타인, 북미 포크의 대모 페기 시거 여사의 초희귀 라이브 실황, 선댄스 영화제의 로 혜성처럼 나타난 음유시인 글랜 핸사드의 숨겨진 보물같은 노래, 일본 인디 포크의 중심축인 명장 사이토 데츠오의 노래, 그 자신 집시이며 연주자인 하이디 뮐러의 집시풍 노래, 연극과 영화의 배우이자 저명 작가인 이탈리아의 뮤즈 리나 사스트리의 나폴리 민요, 아라비아풍으로 노래하는 노우 블루스, 재즈 싱어 사라 케이가 부르는 잔잔한 노래에 여행길이 차분해질 것이다.

아르메니아 초원에서 불리우는 자장가와 밴드 올디너리 타임이 부르는 성탄 캐럴은 이 늦더위에 설원의 복판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러시아의 스빠세니에와 미시간의 브레스 아울 브레스는 겨울까지 든든한 길동무가 되어줄 것이다.

국내에 모두 처음 소개되는 이 음원들은, <나는 사진이다>의 유명 사진가 '김홍희'의 미공개 <몽골기행> 전작들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전시회에 버금간다. 선물로 담겨 나누어질 사진엽서들 뿐만 아니라, <여행자의 노래 1>부터 임의진과 함께 동행하는 우정 또한 깊고 다정하다.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가 갖는 최대 독특함은 바로 부클릿을 장식하고 있는 임의진의 수필일 것이다.임의진이 여행길에 글쩍인 스무편의 짧은 감상을 통명한다. 현재 '경향신문'에 매주 수필과 삽화를 연재하고 있는 임의진은, 수필집 <참꽃 피는 마을>을 비롯하여 유려한 문체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다. 어찌보면 딴청을 부리는 듯한 그의 여행기는, 물끄러미 턱을 받친 손처럼 아릿자릿 저려오는, 특이한 감상에 젖게 만든다. 시리즈의 결정판이라 불리게 될 4집에 담긴 글 또한 어김없다.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

글 출처 : Album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