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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Close To You(1970)

카펜터스에 대한 평론가들의 태도는 냉담했다. 너무 깨끗하고 과도하게 순수하며 필요 이상으로 건전하다는 이유였다. 정열의 에로스 같은 록의 번성기에 물의 타나토스 (Thanatos) 같은 이질적인 팝 그룹이 갑작스레 나타났으니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오히려 이 때문에 대중들은 카펜터스 남매의 청정 음악을 향해 환호했지만 그럴수록 평론가들은 상업적인 그룹에 불과하다며 모진 매질을 멈추지 않았다.

사실 카펜터스는 그들이 소속한 A&M의 어떤 소속 아티스트보다 많은 돈을 벌게 해 주었다. 지금껏 판매된 앨범과 싱글을 합치면 1억장을 뛰어넘을 만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뒤에 경쟁자로 떠오른 캡틴 앤 테닐 (Captain and Tennile)도 그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여론이 찜찜했떤지 소속사는 사무실에 리차드와 카렌 카펜터 남매의 포스터를 걸어두는 것조차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통 평단과 대중들의 호응이 양극을 달릴 경우 "the winner takes it all"을 합창하는 쪽은 언제나 다수의 대중들이다. 카펜터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후배뮤지션들조차 carpenters tribute로 후원을 자처하면서 평론가들의 평가도 자연스럽게 너그러워졌다. 일례로 평크록그룹 소닉 유스는 카펜터스를 존경한 나머지 1990년 발표한 앨범 "GOO"에 'Tunic-Song for Karen'이라는 곡을 실었고 밴드 베티 세버트 (Bettie Seveert)의 멤버 베렌드 더브 (Berend Dubbe)는 심지어 자신의 침실에 카렌 카펜터 사당을 만들어 날마다 극진히 영접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제는 대다수의 매체에서 별 네 개 잉상을 받고 있는 카펜터스의 "Close to You"의 상향된 평가가 이를 대변해 준다, 이 음반은 롤링스톤지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500대 앨범에서 카펜터스의 디스코그래피로는 유일하게 175위에 랭크되어 있다.

빌보드 앨범 차트 2위를 기록한 "close to you"는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타이틀 곡을 통해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동생인 카렌 카펜터의 청아한 목소리가 빛을 발하는 이 노래는 아직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올타임 리퀘스트 중의 하나이다.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이 곡 외에 2위까지 오른 "we've only just begun", 작곡가 호기 카마이클 (Hoagy Carmichael)의 고전을 재해석한 "love is surrender" "(They lont to be) Close to you"와 마찬가지로 버트 바카락 작품인 "I'll never fall in love again" 등의 곡들이 당시 카펜터스가 지향했던 최고급 선율의 화려한 면면들이었다.

바로 이 점 감수성 넘치는 멜로디 라인이 카펜터스만의 강점이었기에 대중적 찬사가 뒤따르는 것은 당연했다. 시끄럽고 실험적인 당대의 록보다는 전통적인 기성 팝을 선호하는 대중들에게 카펜터스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었는 음악적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카펜터 남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어서 그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는 공전의 히트곡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바로 하드 록 시대에 피워 올린 팝전통 미학의 값진 승전보였다.

글 : 배순탁

팝음악 역사상 이렇게 편하게 노래하는 보컬리스트가 또 있던가?
방송에서도 몇 번 얘기했지만
천사에게 목소리가 있다면 케렌 카펜터와 비슷할 듯.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소리보다 훨씬 듣기 좋다.
어무 일찍 세상을 떠난 아쉬움 때문일까.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이분들의 으악을 찾게 된다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