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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1969)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놑'은 그 존재 자체가 혁명인 그룹이었다. 라인업부터가 그랬다. 흑인 남자 셋, 백인 남성 둘, 그리고 여성 둘로 이루어진 멤버 구성은 당시로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편성이었다. 자신들을 '패밀리'라는 이름으로 명명한 것도 특이점이었다.

흑과 백의 경계가 허물어졌고, 남과 여의 수직적 위계가 파괴되었다. 그룹이기 전에 그들은 이미 공동체였다. 한편으로는 직접 곡을 쓰고 연주하는 밴드이기도 했다.

외관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이 추구했던 음악 스타일은 당대의 음악 경향 전반을 한발 앞서 간 것이었다. 그 당시 유행했던 사이키델릭을 근간으로 소울과 펑크, R&B를 적절히 안배한 그들의 실험적 음악은 흑인음악뿐만 아니라 록 가계도의 정통에도 자리잡았다. 일례로 「롤링 스톤」지는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을 두고 '사이키델릭한 자기 표현과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의 고도로 훈련된 리듬 추진력이 결합된 그룹'이라 정의하며 "그것은 경이적인 결혼이었다"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특히 이 모든 장르를 섞어 당대의 '부랜드 뉴' 상품으로 주조해낸 리더 슬라이 스톤의 역량은 거의 '퓨전 록의 아버지'라 할 만했다. 본 음반에서 보이는 스펀지와 같은 흡수력이 바로 그의 힘이다. 펑크음악의 직계에 있는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And Fire), 펑카델리(Funkadelic)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자미로콰이(Jamiroquai), 마룬 파이브(Marron 5)도 이들의 음악적 우산이 없었다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의 통사적 영향력은 가공할 만했다.

본 음반은 평단이 앞다투어 꼽는 그들의 마스터피스다. 시류와 시대를 모두 고나통했던 그들 음악의 정수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사족이지만 1960년대 시대정신의 표상 우드스탁(The Woodstock Music And Art Fair 1969)에서 이들이 공연한 전적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원래 리더인 슬라이 스톤은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유명 방송국 디스크자키 출신이었다. 방송 일을 하면서 그는 항시 시대 상황을 직시하고 있었다. 그는 음악과 악기에 관한 탁월한 감각을 살려 그룹을 조직하고 사회 혁명의 정신을 설파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쓴 그룹의 모든 노래에 흑인으로서의 평등 요구와 자기결정의식이 돌출된 것은 이런 자각이 음악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인 중심 사회를 향한 통렬한 일격 「Don't Call Me Nigger, Whitdy」, 흑인들의 자각과 각성을 촉구하는 노래 「Stand!」 등이 대표적인 곡들이다. 가사와 사운드가 옛날 밴드의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지금 들어도 세련됐다.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밟은 「Everyday People」, 14분에 달하는 사이키 연주곡 「Sex Machine」, 약물 시대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곡 「I Want To Take You Higher」도 간과할 수 없는 노래다.

후에 등장할 또 다른 대표 앨범 『There's A Riot Goin' On』과 더불어 『Stand!는 그룹의 양대 걸작으로 꼽힌다.
글 : 배순탁

소울 펑크를 상업저긍로 성공시킨 대표적인 밴드,
샌프란시스코 출신어어서인지 사이키델릭 록의 냄새도 짙다.
우드스탁 페스티벌 무대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 앨범의 수록곡 『I Want To Take You Higher』를 연주한 것은
음악사의 한 획을 그은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도 이 앨범은 싱글 히트곡도 많이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사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