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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Astral Weeks(1968)

1960년대의 음악이 모두 히피 아니면 비트 일색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창작이란 그런 것 이다. 우르르 몰려가는 것 같다가도, 다른 노선을 타는 삐딱한 인물들이 예술사의 변두리에는 늘 존재했다. 밴 모리슨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공동체주의 소산들과 아방가르드(avantgarde : 20세기 초 유럽에서 일어난 다다이즘이나 초현실주의 따위의, 기성 예술의 관념이나 형식을 부정한 혁신적인 예술 운동을 통틀어 이르는 말)의 괴물이 동 시대를 휘젓던 시절에 밴 모리슨은 시대의 기류와는 전혀 무관한 이 앨범을 그야말로 '무신경하게' 제출했다.

앨범은 지극히 신비롭고 영적인 성정으로 가득했으며, 태곳적 정경을 미스터리처럼 내면에 끌어안고 있었다. 말하자면 순결한 예술 충동으로 가득 찬 그런 앨범이었다. 잠에 취한 듯 속삭이는 보컬은 나긋나긋하지만 그 중핵을 이루는 성분은 제도권, 반-제도권의 음악 어느 것과도 달랐다. 블루스와 포크, 재즈와 록이 자연스럽게 결합된 본 작(作)은 그 원류를 찾기 어려울 만큼 독창적이었다. 장르적 취합력과 콘셉트, 감수성에 있어 그는 가장 이질적인 성분을 타고난 캐릭터였던 것이다.




앨범의 주인공 밴 모리슨은 매인스트림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1960년대 전설적인 그룹 뎀(Them)을 조직해 소수의 팬들에게 특유의 음악성을 인정받았으나, 그의 이름이 동시대 지면에 거론된 적은 거의 없었다. 본 작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그의 음반에 쉽사리 접근하지 못했으며, 그러려는 노력조차 거의 하지 않았다. 시대의 타이머를 잘못조정한 예술가가 맞서야 할 장애물이었다.

앨범을 녹음할 당시에도 그는 뼛속까지 혼자였다. 세션맨들과의 상호 작용은 물론, 많은 노래들이 뚜렷한 줄거리 없이 즉흥적으로 녹음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앨범의 찬란한 완성도는 그런 에피소드조차 명반에 뛰다르는 부속 장치로 만들어벼렸다. 당시 연인이었던 미국 여성 재닛 플래닛(Janet Planet - 두 사람은 훗날 비밀리에 결혼하였다)에게 바치는 연가 「Ballerina」와 「The Way Young Lovers Do」, 고향 벨파스트에 대한 추억을 노래한 「Cyprus Avenue」, 벤 모리슨 최우수작으로 평가되는 대곡 「Madame George」 등에서 흐르는 고독한 아티스트의 향취는 어느 작품과도 비견될 수 없는 심미적 개안(開眼)을 제공했다. 비틀스나 롤링 스톤스와 같은 거장들만이 그 거점을 선취해봤을 뿐이었다.

당대에는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고, 오늘날까지도 대중적으로 정당한 판매 수익을 올리지 못한 작품이지만 평론가들, 특히 미적 가치에 방범을 찍는 필자들은 그의 음악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어둠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속죄의 흔적, 타인의 고통에 대한 궁극적 연민, 그리고 순수한 아름다움과 신비스런 외경을 보호하려는 태도, 그런 고귀한 정신이 이 앨범을 관통해 흐르고 있다"라고 극찬한 평론가 레스터 뱅스(Lester Bangs)의 언급이 그의 음반을 바라보는 우호적인 시선을 대표한다.

처음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면 반복 청취를 권한다. 세상에는 며 번을 들어도 낯설고,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그 오리지널리티를 측정할 수 있는 뮤지션들이 잇다. 밴 모리슨이 바로 그렇다. 그래서 혹자는 그의 음악을 '어른들의 음악'이라 규정한다.
글 : 배순탁

이 앨범의 음악들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독창적이다.
블루스, 재즈, 클래식, 아일ㄹ랜드 민속음악이 뒤섞여 있는데
이것이 아주 알맞게 잘 버무려져 있다.
그런데 아일랜드인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예술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태어날까?
부러워서 하는 얘기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