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d, Sweat & Tears

  이상적인 사회를 갈망했던 1960년대의 불꽃이 소멸의 임계점에서 위태위태할 무렵, 록은 핵분열을 일으키며 다양화의 길로 들어섰다. 포크, 컨트리 외에 블루스에 기반하는 하드 록과 재즈 록이라는 장르가 바로 그것들이다.

1960년대 말 태동하여 1970년대 초·중반 팝계의 화두를 형성한 이 음악들은 메시지를 가급적 멀리하고 음악적 실험에 골몰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중 블러드 스웻 앤 티어스가 시범한 ‘재즈 록’은 그러한 실험의 일환으로써 록의 지평을 넓혀준 것으로 역사의 보편적 인정을 받는다.

블러드 스웻 앤 티어스의 재즈 록은 말 그대로 ‘록+재즈’의 형태로 일종의 퓨전 사운드였다. 악기로 볼 때 기타, 드럼 등의 기존 록 악기와 트럼펫, 트럼본 같은 금관 악기의 공존 체제를 매뉴얼적 특성으로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재즈 록은 흔히 브라스 록(brass rock)이라 불리기도 했다.

흔히들 시카고를 이 방면의 센트럴파크로 꼽지만 재즈 록의 원조라는 영예를 지키며 팝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주인공은 엄연히 블러드 스웻 앤 티어스였다. 그룹의 주축은 키보드 연주자 알 쿠퍼와 기타리스트 스티브 카츠였지만, 다양한 관악기 연주자들이 크레디트에 대거 포함된 점이 이들의 특성을 잘 대변해준다. 그래서 그들의 2집 <Blood, Sweat & Tears>는 ‘첫 재즈 록 밴드의 최고 명반’이라는 영광을 누린다.

특히 1968년 발표한 1집 <Chhild Is Father To The Man>이 다 하나의 히트 싱글도 배출하지 못한 반면, 후속작인 본 앨범은 밴드의 기둥 알 쿠퍼가 탈퇴했음에도 <And When I die>, <Spinning Wheel>, <You’ve Made Me So Very Happy> 등 발표한 싱글 모두 차트 2위를 기록하며 대중적 성공도 가볍게 거머쥐었다. 이 외에 스티프 카츠가 이례적으로 보컬을 맡은 <Sometimes In Winter>와 전설적인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발리 홀리데이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God Bless The Child> 등도 반응의 좋았다.

그러나 음반의 압권은 정작 다른 곡들에 있었다. 프랑스의 현대 작곡가 에릭 사티의 작품 <Trois Gymnopedies>를 할리건이 편곡한 <Variations On A Theme By Erik Satie>, 록 그룹 크림의 명곡 <Sunshine Of Your Love>와 <Spoonful>의 주요 선율을 변용, 확장해 11분이 넘는 대곡으로 재탄생시킨 <Blues-Part II> 등에서 그룹의 옹골찬 실험 정신은 빛을 발했다. 이에 그래미 위원회는 1970년 밴드에게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선사하며 그 음악적 공로를 치하하였다.

이렇듯 재즈 록 밴드로서 음악적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싱글 차트도 보란 듯이 상위권에 안착한 경우는 당대에 블러드 스웻 앤 티어스가 거의 유일했다. 그것은 음악적인 도전과 상업적인 히트의 흐뭇한 공존이었으며 본 앨범이 데뷔작을 능가하는 걸작이라는 특전을 누리를 결정적인 이유였다.

음악계에 관악기를 활발하게 사용한 밴드는 여러 팀 있었지만
이 팀은 조금 특별하다.
출발은 블루스였지만 알 쿠퍼가 팀을 떠난 뒤
장르가 혼합된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
보켈 데이비트 클레이튼 토마스의 약간은 답답한 듯한 목소리가 매력적.

별로 고생한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데 팀 이름은 왜 이럴까?
하긴 왠지 뭔가 있어 보이는 이륾이기는 하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