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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oors / The Doors

  1967년은 히피의 해였고, 뜨거운 여름의 해였다. 또 무수한 명반들이 자리한 1년이기도 했다.

   도어스의 1집 <The Door>는 그해 발표된 비틀스의 <Sge.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Surrealistic Pillow>, 지미 핸드릭스의 <Are You Experienced“> 등의 명예의 전당 멤버들과 같은 자리를 차지하는 앨범이다. 동시에 최강의 사이키델릭 음반이기도 하다.

   실제로 1960년대 후반 미국 사회의 표정이었던 사이키델릭을 이 앨범보다 훌륭하게 보여준 경우는 없었다. 또한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약물 효과를 찬양하기 위해 집필한 저서 <인식의 문(The Doors of Perception)>에서 밴드 이름을 차용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도어스는 생래적으로 사이키델릭했던 당대의 스타 밴드였다.

   4인조로 구성된 도어스는 이러한 사이키델릭의 피를 바탕으로 히피주의, 문학적 감수성, 성적 자유주의의 피를 섞어 누구도 넘보지 못할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특히 그들이 남긴 여섯 장의 정규 디스코그래피는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퀼리티를 자랑하지만 그 가운데 한 방만 꼽으라면 단연코 본 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본 작이 그 정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히피와 사이키델릭의 무드를 가장 정확히 포획한 음반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제쳐두더라도 말이다. 두말할 필요 없이 그것은 금세기 최고의 보컬 연기자 짐 모리슨의 존재 때문이다.

   총 열한 개의 문턱으로 구성된 본 음반에서 그는 ‘청자가 잔인하게 압도당한다’는 의미를 가장 은유적이고, 또 가장 에로틱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상징계에 대한 가장 통렬한 도전가인 <The End>(어머니에 대한 사랑, 즉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담은 노래)를 비롯하여,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생을 바꿔놓았던 제의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 난해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해 놀라움을 안겨준 <Light My Fire>, 다른 세상을 향한 염원이 담긴 <Break On Through(To The Other Side)> 등 ‘빅3 트랙’에 잘 드러난다.

   비단 중심타선만 화려한 것은 아니다. <The Crystal Ship>, <Alabama Song(Whisky Bar)> 등의 하위타선도 주목해보라.

   목소리만으로도 그는 타고난 배우다. 타올랐다가 자취도 없이 종적을 감추고, 또 다시 부활한다.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많아도 짐 모리슨처럼 부르는 가수는 없다. 이 말은 의례도 아니요, 미디어 하이프(media hype, 미디어의 과장 보도)도 아니다. 본 앨범을 들어본 사람들의 이구동성이다.

   심지어 모든 수사학적 거품을 빼버린다고 해도 이 앨범에 들어 있는 에센스만큼은 성역으로 남을 것이다. 레이 벤저렉의 만화경을 연상시키는 키보드, 로비 크리거의 최면적인 기타 플레이도 잊을 수 없지만, 본 앨범의 마스터는 단연 짐 모리슨이다. 본 작이 우렁우렁 외치고 있는 사회개혁의 욕망과 로맨티시즘이 바로 그의 목소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글 : 배순탁
음악계에서 요절한 천재들이 한둘이겠냐마는 이분의 죽은은 정말 아쉽다.
짐 모리슨, 시적인 가사에 목소리가 그윽하다. 
얼굴까지 잘 생겨주시니 내가 동시대의 젊은 여성이었다면 그루피(groupie)로 나섰을지도...
아마도 이 팀이 계속 활동했더라면 음악계의 흐름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