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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 The Beatles

  영화에 <시민케인(Citizen Kane, 1941>이 있고, 소설에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The Brothers Karamazov)>이 있다면, 음악에는 단연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가 있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음반들이 몰려 발표되던 1967년이라는 시간상의 좌표를 넘어서 지금까지 생성된 모든 앨범을 통틀어 단연코 발군의 작품으로 칭송되는 앨범이 바로 본 작이다. 그만큼 명불허전의 음반이라는 의미다.

   음악 역사상 첫 번째 콘셉트 앨범임과 동시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칼 마르크스(Karl Marx),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 밥 딜런 등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을 집결시킨 앨범 커버로도 유명한 ,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음반이기도 하다.

   팬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비틀스는 당시 마약에 취해 있었다. 특히 의식을 자유롭게 풀어줘 정신 해방으로 인도해준다고 알려졌던 LSD의 효능에 심취했다. LSD가 가장 널리 유행하던 샌프란시스코에서 히피들은 약에 찌든 상태로 음악을 만들고 성관계를 가졌으며, 사랑과 세계평화를 목청 높이 외쳤다. 그것이 ‘Summer of Love’, 즉 사랑의 여름이었다. 이 음반은 사랑의 여름 한가운데, 그러니까 그 중추에 자리했다.

   멤버들은 모두 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음반을 만들었으며 앨범에 드러나는 난해하고 추상적인 메시지와 사이키델릭 사운드는 다름 아닌 약물의 효과였다.

   실제로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은 약물과 연관되어 있다는 혐의를 받았다. 환각적 분위기가 압권인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의 앞 글자를 떼어 조합하면 공교롭게도 LSD가 된다. 그러나 이 곡을 쓴 존 레넌은 당시 네 살이었던 아들 줄리안(Julian Lennon)이 집에 가져온 또래 아이들의 그림을 소재로 삼았다며 곡을 둘러싼 억측을 부인했다.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에서의 ‘친구’도 환각제를 지칭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는 즉각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고개를 흔들었지만, 사이키델릭의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그 관련성을 믿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 유해성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이 앨범에 주저 없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어떤 음반보다 예술적 감수성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명곡(名曲) <A Day In The Life>에서 들리는 기이한 두 노래의 조합과 갑작스런 카오스의 출몰은 대중음악이 취할 수 있는 형식미학의 완성태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을 비롯한 클래식 진영에서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기에 바빴으니 말이다. 앨범에 속한 다른 노래들도 기존에 등장했던 전형적 팝과는 무언가 분명히 달랐다.

   물론 소수의 평론가들이 지적하듯, 정치나 사회에 대한 언급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이 음반이 유일한 아킬레스건이다. 이 때문에 당시 <뉴스위크>지는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로 나열된 그저 그런 작품”이라는 혹평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가지고 꼬투리를 잡기에는 앨범이 이룩한 성취가 너무나 거대했다.

   압도적인 예술성은 이념의 부재도 덮을 수 있음을, 아니 오히려 이념 따위가 예술을 구속할 수 없음을 ‘4인의 현자들’은 알려주었다.
글 : 배순탁
20세기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의 가장 실험적인 앨범이다.
사이키델릭의 결정체라고 얘기하는 평론가도 있던데 런던에서 만난 한 음악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100년, 200년 뒤에도 비틀스의 음악을 들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리미리 이 앨범을 들어두는 것이 좋겠다.
나중에는 사이가 벌어졌지만 <A Day In The Life>에서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주고 받는 음악적인 교감은 예술이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