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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Sounds / The Beach Boys

  1960년대는 무조건 비틀스의 것이었다. 이 명료한 정의에는 그 누구도 감히 이의를 달지 않는다. 발표하는 음반마다 전율의 역작이 되고, 부르는 노래마다 함성이 울려 퍼지던 시기였다.

  <Aftermath>, <Let It Bleed> 정도로 응수한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을 제외한다면 그들의 적수는 드물었다. 유일하게 한 팀이 이름만이 허락된다. 바로 대중음악 사상 최고의 천재 중 하나로 공인되는 브라이언 윌슨의 밴드, 비치 보이스다.

  특히 그들이 남긴 앨범 중에서 비틀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음반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Per sounds>였다. 그런데 이 앨범은 공교롭게도 비틀스의 명반 <Rubber soul>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음반이었다.

   이런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주지하다시피 기존 비치 보이스의 음악세계는 무더운 여름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서프뮤직(surf music, 1960년대 초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대중음악 장르로 서핑이 주 소재)이었다. 하지만 서프뮤직의 해피 바이러스만으로는 비틀스가 이룩해놓은 위엄에 균열을 내기란 어림없는 일이었다. 무언가 획기적인 사운드가 필요했다.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브라이언 윌슨은 앨범의 모든 컨트롤을 도맡았다. 사실상 음반은 브라이언 윌슨의 솔로 음반이나 다름없다. 그는 명프로듀서 필 스펙터로부터 빌려온 ‘윌 오브 사운드(Wall of sound, 음원이 사방에서 쏟아지는 듯한 입체적인 효과를 내는 스튜디오 테크닉)’를 도입해 소리의 층을 두텁게 만들었으며, 악기 파트별 분리 녹음, 종소리를 비롯한 각종 효과음의 삽입 등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믿을 수 없는 ‘소리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 우선적으로 앨범이 높이 평가받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곡들의 개별적 소구력도 더할 나위 없다. 특히 풀 매카트니가 극찬했고 영화 <러브 액추얼리(Love Actually, 2003)>의 엔딩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God Only Knows>를 비롯해 <Wouldn’t Be Nice>, <Sloop John B>, <Caroline No> 등의 글든 레퍼토리가 시대를 접수한 주역들이었다. 하지만 당시 케피틀 레코드사(Capitol Records)는 이 음반의 제작을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히트할 앨범은 만들지 않고 돈만 낭비한다며 불평했고 오히려 뒤이어 나온 비치 보이스 히트곡 모음 레코드의 홍보에 주력했다. 명반들이 흔히 당하는 고전적 시련이었다.

   이 앨범의 진가는 세월이 흐르면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앨범은 우리로 하여금 음악을 듣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라면 찬사를 보낸 록 그룹 소닉 유스(Sonic Youth)의 언급이 대표적인 케이스일 것이다.

   브라이언 윌슨은 스튜디오의 활용을 통해, 앨범 제작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요즘처럼 성량 부족이나 사운드의 미진한 부분을 메우는 차원으로써가 아니라. 스튜디오 자체를 음악적 질료로 활용한 것이다. 록 역사상 첫 시도였고, 많은 평론가들과 아티스트들은 윌슨의 실험에 의해 잠에서 깨어났다.

   비틀스 역시 이 음반에 자극받아 1년 뒤, 음악 역사상 단 한 장의 걸작으로 추앙받을 작품에 자신들이 가진 모든 재능을 올인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바로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탄생 비화다.
글 : 배순탁
그 당시 녹음 스튜디오에서 할 수 있는 온갖 실험을 원없이 시도한,
그야말로 실험적인 앨범이라는 음악계의 평가.
이 앨범에서 자극받아 비틀스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라는
또 하나의 걸작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 사례에서 보듯 지나치지만 않다면
경쟁은 음악 발전에 도움이 된다.
송골매도 그 당시에 라이벌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헤헤헤. 물론 농담이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