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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Can Believe Your Eyes and Ears / The Mama's & The Papa's

  어떤 노래의 경우, 과거는 현재에 의해 소급적으로 재구성되기도 한다. 본 음반의 경우 더욱 그렇다.

  홍콩의 영화감독 왕가위를 세계적인 오퇴르(auteur, 작가)로 만들었던 <중경삼림(1994)>의 OST에 삽입된 <California Dreamin’>이 바로 그 주역이다.

   이 곡은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따라 조금씩 재평가되기 시작했고, 결국 노래의 수록 음반에까지 영향을 미쳐 먼지가 뿌옇게 쌓인 LP와 CD가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찻잔 속 소용돌이로 시작된 마마스 엔 파파스 열풍은 점점 광풍이 되어갔다.

  결국 사람들은 해체 상태였던 그룹까지 결합시켜 공연하게 만들었다(그것도 한국에서). 물론 오리지널 멤버는 아니었으나 사운드트랙의 인기에 힘입어 휴업중인 그룹을 재조합된 유일한 케이스로 남을 것이다. 그만큼 이 노래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렇다고 해서 앨범의 값어치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 물론 미디어의 협력과 서포터에 의해 다소간 과대평가된 측변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이 음반은 히피 시대의 화두였던 낭만성을 동시대의 어떤 작품보다 자신감 있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갖는다. 한편으로는 보다 대중적인 방법론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보편적 취향에도 부합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앨범은 다분히 포크의 노선을 밟고 있지만, 사이키델릭 포크라기보다는 팝 포크의 얼굴을 닮고 있다. 앞서 설명한 <California Dreamin’>이 바로 그런 곡이다. 사람들은 사회 저항성보다는 애수와 서정성이 담뿍 실린 그들의 스타일에 아낌없이 열광했다.

  실제로 60년대 중반부터 전개된 ‘히피와 사이키델릭 시대’에 록을 꺼린 사람들은 사회성(정치성)보다는 낭만을 요구했다. 그들에게는 사회성이 강하고 과격한 연주를 하는 록 밴드보다 부담 없이 귀에 솔솔 들어오는 팝 그룹이면 족했다. 평론가 사이먼 프리스가 지적한 대로 ‘정치’라는 낭만으로써의 1960년대 포크가 ‘낭만’이라는 정치로 이행하는 순간에 바로 마마스 엔 파파스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California Dreamin’>은 영국 그룹이 활개치고 있던 시절에 선전한 미국 그룹의 노래라는 점 덕분에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지켜준 곡이기도 하다.

   “당시 우리는 모두 영국 음악에 깊숙이 빠져 있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 곡은 명랑한 충격과 함께 우리를 다시 홈 베이스로 되돌려놓았다.” 록 기고가 릴리안 론슨(Lillian Ronson)의 평가는 당신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대변해준다.

   마마스 엔 파파스 양식 확립을 가능케 한 인물은 히피 음악의 지주역할을 했던 리더 존 필립스. 그는 히피 시대의 앤섬(anthem)인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Flowers In Your Hair)>를 작곡한 인물이다. 그룹의 주옥같은 선율과 감미로운 멜로디는 대부분 그의 손에서 창조되었다. <California Dreamin’>은 물론, 빌보드 싱글 차트 정산을 기록한 <Monday, Monday>도 그의 손을 빌려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팬들은 캐스 엘리엇과 미셀 필립스, 두 여성의 하모니만을 기억한다.

   환각과 향락, 도취와 자만의 1960년대 사회상을 대변하는 이 앨범은 묵직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듣기 편한 곡들이 많아, 초심자에게도 큰 부담 없는 음반이다. 이 음분을 신호탄으로 반짝 불을 밝혔던 그룹은 곧 시대정신의 후퇴와 더불어 급속도로 힘이 빠졌고, 1972년 결국 해산했다.
글 : 배순탁
포크 록의 기념비적인 앨범,
60년대 후반 히피들의 해방구였던 샌스란시스코의 분위기가
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California Dreamin’>을 들을 때면
여러분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겠지요.
하지만 나에겐 이 곡을 카피해서 연주하던
스쿨 밴드 시절이 떠오릅니다.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