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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z & Gilberto(1963) / Stan Getz & Joao Gilberto
 이 음반은 영미권 음악만 알고 듣던 사람들의 시야를 넓혀준 보사노바(Bossa nova) 앨범이다.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을 뜻하는 ‘보사노바’는 1930년대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춤추기 좋은 재즈, 즉 스윙 재즈와 브라질 고유의 음악인 삼바를 결합시킨 형태의 장르를 일컫는다.

  스윙과 결합한 삼바는 한층 대중적인 형태로 세공되었고, 감상용으로 보다 적합한 모양새의 음악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보사노바란 1950년대 말부터 60년대에 이르러 전 세계로 확산된 대중음악 간이 통섭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인 것이다. 그리고 이 앨범은 그 현상의 정점에 위치한다.

  앨범의 탄생은 극적이었다. 보사노바에 심취한 색소폰 연주자 게츠가 보사노바의 고향 브라질로 날아가 파트너인 조앙 질베르토를 만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나온 것은 조앙 질베르토만이 아니었다. 그의 아내이자 ‘보사노바 보컬의 교과서’라 불리는 아스트루드 질베르토가 합류했고 ‘보사노바의 아버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가세하였으나, 결국 스탄 게츠 한 명이 보사노바의 전령사들을 모조리 소환해버린 셈이었다.

 마치 라이 쿠더(Ry Cooder)가 쿠바로 날아가 콤파이 세군도(Compay Segundo), 루벤 곤잘레스(Ruben Gonzalez), 이브라힘 페레르(Ibrahim Perrer),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을 만난 것처럼.

  앨범을 명예의 전당 반열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은 단연코 <The Girl From Ipanema>이다. 조앙과 아스트루드의 이 듀엣 곡은 이후 보사노바 보컬의 전범이 되었다고 해도 좋은 정도로 황홀한 순간을 선사했고, 팝 싱글 차트 5위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명반의 절대적 조건인 ‘어디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는 것은 이 앨범 최고의 미덕이다. 후일 숱하게 리메이크되는 <l;Corcovado>와 <Desafinado>는 훌륭한 보컬의 기준점을 단숨에 이동시켰던 앨범의 또 다른 헤드쿼터들이었다. 여기에 더해 <So Danco Samba>, <O Grande Amor> 등도 이에 못지않은 퀼리티를 보장한다.

  보사노바는 사실 1959년 브라질 최고의 뮤지션들이 참여해 만든 영화 <흑인 오르페(Black Prpheus)>의 사운드트랙을 통해 이미 자기소개를 끝마친 뒤였다. 그러나 지구촌 전체에 장르명 그대로 ‘새로운 물결’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바로 ‘대규모 상업적 히트’였다.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 등, 새로운 음악에 목말라 있던 영미권 뮤지션들이 앞 다투어 보사노바를 실험한 것도 모두 이 음반이 던져준 문화적 충격 덕분이었다.

  경이적 세일즈를 기록한 본 작(作)에 대해 혹자들은 브라질 음악을 자기 마음대로 변용하고 뒤틀었다는 식으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사실상 그런 혹평을 완전히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이 음반을 기폭제로 보사노바가 국경을 넘어 말 그대로 ‘월드뮤직’이 되었다는 점이다.

  평론가 사이먼 프리스(Simon Frith)는 “레코드의 이데올롤기적 영향력은 결국 시장에서 어떤 취급을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는데, 그러한 진리를 이 음반보다 잘 보여준 사례는 없었다.
글 : 배순탁


재즈 음반으로는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한 앨범이다. 이 앨범이 아니었다면 브라질 음악인 보사노바가 전 세계에서 지금과 같은 열렬한 사랑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음반이 나온 지 50년이 되어 가는데 <The Girl From Ipanema>는 아직도 청취자들이 종종 신청하는 노래다.
그나저나 임진모 씨 우쭐대는 거 보기 아니꼬와서라도 브라질의 이파네마에 한번 가봐야 할 텐데...
글 : 배철수

글 출처 :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