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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flower(2015) / Diana Krall
다이애나 크롤 : 보컬, 피아노
마이클 톰슨 (Michael Thompson) : 기타
라몬 스타그나로 (Ramon Stagnaro) : 어쿠스틱 기타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Christian McBride) : 베이스
데이빗 포스터 : 피아노, 키보드
요헴 판 데르 사흐 (Jochem van der Saag) : 신시사이저
그레이엄 내쉬 (Graham Nash) : 백보컬
스티븐 스틸스 (Stephen Stills) : 백보컬

발매일 : 2015년 2월 3일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적인 콘트랄토(Contralto: 여성 최저 음역으로 메조 소프라노와 테너 사이의 음역) 목소리의 보유자인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겸 가수인 <다이애나 크롤>은 굳이 그래미상 2회 수상과 주노상(Juno Awards: 캐나다 음악계의 권위있는 음악상) 8회 수상이라는 거창하고 화려한 이력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1990년대 이후 가장 성공적인 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 재즈 가수 가운데 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캐다나를 대표하는 재즈 가수 중 한 사람임에도 분명한데 그런 그녀가 지난 달 3일에 통산 열두 번째 음반 <Wallflower>를 발표했다. 음반을 살펴 보면 팝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모를 수가 없는 과거에 유행했던 명곡들이 빼곡히 수록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다이애나 크롤이 유년 시절 부터 음반이나 라디오를 통해서 들어 왔던 노래들 가운데 사람들에게 친숙한 곡들을 특별히 선곡한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누군가는 다이애나 크롤의 이번 음반을 두고 '추억팔이가 아니냐?'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좋았던 순간을 회상하며 그리워 하는 현상을 두고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부정적인 시각들 때문에 우리가 속된 말로 <추억팔이>라며 비하하는 느낌의 말을 자주 사용한다고 해서 다이애나 크롤의 음반 까지 그런 것은 아닌 듯 하다. 그 보다는 오히려 꽁꽁 감추두었던 혹은 끄집어내고 싶어도 주위의 눈치 때문에 막상 드러낼 수 없었던 소녀적 감성을 자극하며 우리를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데려다 놓는 역할을 다이애나 크롤의 이번 음반은 담당하고 있는 듯하다.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와 합창단에서 노래를 불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부터 음악과 무척 친숙했던 다이애나 크롤은 네 살이 되던 해에 생애 처음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열 다섯살이 되던 해에 집 근처의 레스또랑에서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했다. 청소년기인 고교 시절에는 교내에서 활동하던 소규모의 재즈 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었으며 고교 졸업 후에는 미국의 보스턴(Boston)에 있는 버클리 음악 대학(Berklee College of Music)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다.

한편 대학교 입학 전에 나나이모의 한 레스또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했었던 다이애나 크롤은 당시 우연히 식당을 찾은 미국의 재즈 베이스 연주자 <레이 브라운(Ray Brown)>의 눈에 들어 버클리 음대에 진학한 후 그의 초대로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양한 음악적 접촉을 갖는 기회를 맞기도 했다.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는 대학 생활은 한동안 그렇게 계속되었고 이런 생활은 그녀의 음악적 경력에 큰 도움이 되어 주었다.

대학교 졸업 후 고향인 캐나다로 돌아온 다이앤나 크롤은 1993년에 마침내 <Stepping Out>이라는 제목으로 음반을 발표하면서 재즈 가수로 정식 데뷔하기에 이른다. 매혹적인 그녀의 콘트랄토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2012년 10월 2일에 발표된 열한 번째 음반 까지 독보적인 활동을 펼치며 재즈 팬들을 매혹시켰던 그녀는 3년간의 공백을 깨고 2015년 2월 3일에 새 음반 <Wallflower>를 발표하여 다시 한번 재즈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음반의 타이틀 곡이자 <밥 딜런(Bob Dylan)>의 곡을 커버한 <Wallflower>는 음반에 수록된 다른 곡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기도 한데 이런 곡을 타이를 곡으로 정한 이유를 다이애나 크롤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다른 곡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지만 는 개인적으로 밥 딜런의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이번 음반의 성격과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어서 타이틀로 정했다.'

그런 그녀의 설명 처럼 <Wallflower>를 들어 보면 이번 음반의 성격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력적인 음성과 번잡하지 않은 연주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진한 서정미가 아득한 저편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이글스(The Eagles)>의 곡을 커버한 <Desperado>를 비롯해서 <텐씨씨(10cc)>의 곡을 커버한 <I'm Not In Love>등 음반에 수록된 모든 곡들에서 한결 같이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추천 곡들이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어느 곡을 선택해서 듣더라도 일관된 흐름이 고아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글 출처 : 좋은 만남, 좋은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