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民謠, Folk Song)
우리들의 귀에 익숙한 민요는 한 민족 또는 그 민중 사이에 퍼져 오랫동안 불리고 전해 내려오는 가곡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민요는 서민 생활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 예부터 그 지방에서 불린 것인데, 오늘에 와서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명작들도 많다. 거기에는 소박한 서민 감정과 향토색이 짙은 민족적 특징이 나타나 있다. 민요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나라의 자연 관경과 생활 풍습에 관련되어 그 특성을 달리한다. 이는 분명히 민족의 중요한 문화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요를 넓은 의미에서 말한다면 민속 음악의 일부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민속 음악은 일반적으로 성악이 주체가 되므로 보통 민요를 대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민속 음악이란 역시 특정한 민족, 또는 종족, 혹은 민중이 그들 전체의 것으로 느끼는 음악이기도 하다. 이는 유행 음악과 같이 잠시 유행하다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오래 계승되는 민중의 음악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개성과 예술성이 빈약하기 때문에 예술 음악과 구별되어 취급된다. 그렇지만 대중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전승되는 음악인데, 그 중요한 것이 민요와 댄스곡이다. 거듭 언급하지만 민속 음악은 그 범위가 광범위한 데 반해 민요는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민요는 대개 구전(口傳)에 의한 것이므로 그 리듬이나 멜로디, 화성 등은 단순하여 누구에게나 친근감을 준다. 민요가 서민들 간에 생겼다 하지만 누가 작곡했는가는 문제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민요는 입으로 전해 오는 노래였으므로 악보라든가 엄격한 교육 방법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것은 지역에 따라 부르는 사람들에 의해 다소 다르다 해도 허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민요는 어떤 모범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대중가요와 민요를 구별하고 있는데, 대중가요가 잠시 유행하다 그치는 데 반해 민요는 예컨대 우리나라의 『아리랑』처럼 오래 전승되어 오는 것이다. 그러나 개중에는 대중가요가 다소 변화하여 민요로 되는 수도 있으며 그 지방에서 도회지로 전해져 유행가로 불리는 수도 있다. 때로는 예술 음악이 민요로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민요가 예술 음악에 사용되는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가 현악 4중주 D장조의 아다지오에 사용한 유명한 안단테 칸타빌레(Andante Cantabile)는 그가 1869년 여름 우크라이나의 카멘카라고 하는 곳에서 목수가 부르는 민요를 듣고서 그 선율을 이 작품에 넣어 예술화시킨 명작이다. 뿐만 아니라 모차르트, 베토벤, 리스트, 드보르작 등 많은 대가들이 이 민요를 순 예술 음악에 사용하였다. 그러므로 민요야말로 음악의 중심이라는 이야기까지 있다. 더구나 동양은 세계 민요의 원천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북유럽, 남유럽, 미국, 동남아 등, 여러 민족 간에 그들의 민요는 성행하여 애창되고 있다. 고금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애창되고 있는 민요는 다음과 같다.
이탈리아의 민요
민요하면 이탈리아를 연상케 할 정도로 그 나라의 민요는 세계의 노래로 통한다. 밝은 풍토의 자연 환경에 운치 있고 빛나는 목소리를 가진 이 나라는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민요들이다. 이 나라에서는 민요 작곡 경연 대회가 옛날부터 지금까지도 열리고 있는데, 당선된 곡은 곧 전국에 두루 퍼져 유행하게 된다.
그들의 자연 환경과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 등은 음악으로서, 노래로서 생활화되어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민요의 작곡자는 대개가 미상이지만 이탈리아의 민요는 작곡자가 밝혀져 있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노래는 대개가 3박자 또는 6박자인데, 흔히 센 박자에 꾸밈 음이 붙는 것이 이 나라 민요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나폴리 민요로서 콧트라우가 작곡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민요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남쪽 나폴리 만에 자리 잡은 항구인 나폴리는 예부터 오랜 문화를 자랑하는 항구인 동시에 민요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산타 루치아》는 나폴리 사람들이 숭배하고 있는 그리스도교의 여자 성인의 이름이다. 여름밤, 잔잔한 바다에 배를 띄우고 자기의 애인에게 배를 저어 같이 떠나자고 권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창공에 빛난 별 물 위에 어리어 바람은 고요히 불어오누나. 내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산타 루치아 산타 루치아…… (하략) 작곡가 데 쿠르티스(Ernesto de Curtis 1860~1926)는 나폴리 태생으로서 많은 민요를 작곡하였다. 경치가 좋은 소렌토,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내가 기다리고 있는 소렌토로 돌아오라고 부르는 노래이다. 디 카푸아(Eduardo Di Capua, 1861~1917) 작곡인 이 나폴리 민요는 세계적으로 알려져 널리 애창되고 있다. 나폴리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년 「피에리 그로타」라고 하는 민요 제전이 개최되는데, 여기서 당선만 되면 이 새로운 민요는 곧 그 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퍼지게 된다. 《산타 루치아》, 《오 나의 태양》 등의 민요도 이 콩쿠르에서 당선된 작품이다. 그 밖에도 《열정(Passione)》, 《푸니쿨리 푸니쿨라》, 《바다로 가자》, 《밤의 노래》, 《고독》, 《가을》, 《나폴리의 만돌린》 등 수많은 민요들이 있다.< 영국의 민요
영국의 민요는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아일랜드 형이며, 다른 하나는 스코틀랜드 형이다. 스코틀랜드 민요는 주로 5음 음계를 사용한 데 반해 아일랜드 민요는 7음 음계를 사용하고 있다. 그 밖에 스코틀랜드 민요에는 흔히 싱코페이션이 사용되어 아일랜드 민요와 대조를 보인다.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 비숍의 작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소박하고 아름다움에 찬 선율이다. 가난하지만 내 집만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는 노래이다. 영국의 한 민요로서 세계적으로 애창되는 노래이다. 아일랜드 민요로서 가장 유명하다. 아! 목동아(Londonderry Air) 이 민요는 우리 나라에서도 너무나 애창되는 노래이므로 제2의 한국 민요라고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민요
미국의 민요 중에는 흑인 영가의 영향을 받은 것이 적지 않다. 흑인 영가는 대개가 5음 음계라는 점과 4박자의 노래가 많으며 싱코페이션의 리듬을 많이 사용하는 있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미국의 민요 작곡가로 알려진 포스터(S. C. Foster, 1826~1864)의 작품에서도 그와 같은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어떤 나라를 막론하고 모두 그들 국민 대중의 생활 속에서 생겨나는 민요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감정과 생활을 있는 그대로 반영시킨 거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민요는 니그로의 선율을 마음껏 구사한 포스터의 민요이다. 형식은 간단하지만 소박하고 자연스런 아름다운 멜로디와 그의 음악이 대중적인 보편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민요는 일종의 애수가 잠재해 있어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호소한다. 그 밖에도 《스와니 강》, 《올드 블랙 죠》, 《오~ 스잔나》, 《꿈길에서》 등 많은 민요가 세계적으로 불리고 있다. 독일 민요
독일의 민요는 소박하고 규칙적인 국민성이 그대로 민요에 반영되어 있다. 그러므로 화려하고 낭만적인 이탈리아의 민요와는 큰 대조를 보인다.
널리 알려진 이 민요는 라인 강 중류에 선박이 자주 침몰되는 곳이 있는데, 그 부근에는 높고 큰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그 위에는 로렐라이라는 소녀가 서서 황금으로 만든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 이곳을 지나는 뱃사공들은 그녀의 자태와 노래에 매혹되어 그만 넋을 잃고 배의 키를 잘못 돌려 물결에 밀려 파선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 전설을 테마로 한 하이네의 시에 질혀(Silcher)가 작곡한 이 노래는 민요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밖에도 《소나무》 등 많은 민요가 있다. 프랑스의 민요
프랑스는 민요를 부른다기 보다는 오히려 노래를 읊는다는 경향이 짙다. 그러므로 민요에 있어서도 리듬이나 멜로디의 심한 움직임이 거의 없다. 2박자와 6박자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노래는 16세기경부터 전해진 이름 있는 민요이다. 내용은 건전하면서도 밝은 풍자적인 면을 찾아볼 수 있다. 어디까지나 자유로우며 생기에 넘쳐 있는 것이 프랑스 민요의 한 특징이다. 스위스의 민요
이 나라의 민요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알프스 지방의 노래이다. 밝고 활발한 3박자의 곡조와 이른바 요델이라는 특수한 창법 등은 여러 나라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푸른 목장의 노래》 등은 널리 불리는 민요 중의 하나이다. 스페인의 민요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민요는 옛 아라비아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으며 민요에 있어서도 근동(近東) 적인 요소와 서구적인 요소가 혼합되어 있다. 민족 악기로서 스페니쉬 기타와 케스터네츠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그밖에 볼레로나 호타와 같은 3박자의 민속 무곡이 유명하다. 1925년경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이 민요는 아르헨티나의 작곡가 리카예가 작곡하였다. 이 노래는 귀여운 아마폴라를 찬미한 노래인데 우리 나라에는 1927년경에 소개되었다. 그 밖에 《아이 아이 아이(Ay-Ay-Ay)》 등 많은 민요를 가지고 있다. 헝가리의 민요
헝가리 본래의 민요와 그 밖에 애수를 띤 집시(Gypsy)의 선율에서도 그 특성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집시의 달》은 너무나 일반에게 알려진 애조를 띤 선율이다. 핀란드의 민요
서구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동양적인 혈통이 짙다는 이 나라의 민요는 그 어둡고 추운 자연적인 환경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어두운 느낌을 갖게 한다. 《절망》이란 민요는 그 같은 분위기를 여실히 반영시켰다. 폴란드의 민요
예부터 특징 있는 민족 무곡으로서 폴로네이즈와 마주르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악곡적인 선율이 비교적 많이 있다. 러시아의 민요
러시아는 유달리 독특한 많은 민요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유럽의 문화에서 동떨어져 있는 연유인지도 모른다. 《볼가의 뱃노래》, 《스텐카라진》 등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민요이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