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이야기
모차르트 연주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준 지휘자 브루노 발터는 교향곡 25, 28, 29, 35, 36, 38, 39, 40, 41번 녹음을 남기고 있고, 전곡은 아니지만 칼 뵘(Karl Bohm)의 연주와 더불어 레코드 연주사에 길이 빛날 업적으로 기록된다.
그가 남긴 교향곡 40번 녹음 기록을 살펴보면 1929년 베를린 국립 가극장 관현악단, 39년 NBC 심포니 실황, 49년 LA 필하모닉 실황, 50년 뉴욕 필하모닉 실황, 50년 베를린 필하모닉 실황, 52년 빈 필하모닉 실황, 52년 암스테르담 콘스터헤보우 실황, 53년 뉴욕 필하모닉, 56년 빈 필하모닉 실황, 59년 컬럼비아 심포니 녹음이 그것이다.
발터는 80세가 다되어서 그 스스로 해석의 깊이가 생겼다는 의미 있는 말을 하였다. 이런 것은 컬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연주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1940년대 전후의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황금시대, 2차 대전 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강인한 긴장감의 연주 그리고 만년인 컬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연주에서는 음악을 통한 발터 자신의 고백을 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스스로도 40번 교향곡에 대해 ‘울고 싶을 정도로 밝고, 또 밝아지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한바 있는데 이런 그의 생각을 대변이나 하듯 컬럼비아 심포니와의 녹음에서 비극적인 색조가 전편에 가득 찬 아름다움을 남김없이 표출한 최고의 연주를 들려준다.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이 다소 거슬리기는 하나 발터의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뉘앙스가 풍부한 세련된 표현 역시 일품이라 하겠다. 첫 악장부터 은은한 기품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한없이 울려 나오는 슬픈 감정의 비극적 흐름은 자연스런 노래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노래는 마치 긴 한숨과도 같아 깊은 감명을 자아낸다.
2악장 안단테의 연주는 마치 모차르트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슬픔의 정화와도 같고, 4악장 알레그로의 정념의 분출은 심연으로의 처절함으로 깊은 감동을 전한다.
발터의 이런 애틋하고 아름다운 엷은 미소에는 어딘가 감추어진 눈물 자국이 남아 있고 이런 눈물은 모차르트가 추구한 영원한 것에 대한 동경인지도 모르겠다.
자료출처 : 불후의 명곡(허재, 책과 음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