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과 피아노 3중주
멘델스존은 1809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 멘델스존은 은행원이었고, 할아버지 모제스 멘델스존은 위대한 유대인 사상가였다. 음악사에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태어난 위대한 음악가 얘기가 종종 나오지만, 멘델스존은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난 음악가를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사람이다.
멘델스존은 1812년 세 살 때부터 베를린에 정착해 살았고, 그곳에서 당시 고급 유럽 문화의 혜택을 그야말로 풍성하게 받았다.
멘델스존이 어린 시절부터 놀라운 재능을 보인 신동이었음은 여러 자료들이 증명해보이고 있는데, 그의 어릴 적 모습은 마치 모차르트 같았다. 워낙 좋은 가정에서 태어난 데다 놀라운 재능까지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온갖 사랑과 격려를 받으면서 성장했다.
그는 아주 어린 나이에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가질 수 있었고, 자신의 음악관이나 관심사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었던 좋은 친구들이 늘 곁에 있었다. 또 음악가들한테 아주 중요한 여행도 어릴 때부터 많이 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남쪽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스코틀랜드 북서쪽의 열도인 헤브리디스 제도까지 다니며 멘델스존은 많은 영감을 얻었고, 그 여행경험은 자신의 교향곡이나 다른 오케스트라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멘델스존은 독일에서도 크게 환영 받았는데, 뒤셀도르프의 저지대 라인 페스티벌에서 열심히 일했고, 1835년에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면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삶은 때때로 예술에 깊게 반영된다. 멘델스존의 피아노 삼중주라는 낙천적이고 고상하고 티 없이 맑은 타이틀을 생각하면, 그의 음악이 대부분 그의 성장 환경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1939년에 멘델스존은 주로 라이프치히에 머물며, 마지못해 서곡이나 빅토르 위고의 희곡 <루이 블라스>를 위한 노래를 만들고 있었다. 그해에 나온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8성부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시편 114번> 같은 것이 있었다.
연초에는 슈베르트의 잊혀졌던 C장조 교향곡이 슈만의 손으로 부활되어 라이프치히 시민들에게 선사되었고, 베토벤이 그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위해 썼던 4개의 서곡도 그해에 연주되었다. 멘델스존의 피아노 삼중주 1번, op.49는 바로 이 시점에 알려졌다. 정확하게는 1839년 6월 6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착수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은 1832년에 그의 누나 파니에게 쓴 편지내용에서 여전히 피아노 삼중주곡에 대한 애착을 얘기한 것을 보면 멘델스존은 이미 그보다 오래 전에 피아노 삼중주 몇 곡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아니 그것은 사실이다. 분실되었지만, 음악학자들에 의하면, 멘델스존은 이미 11살 이전에 피아노 삼중주곡을 써놓았었다. 아무튼 기록으로 알려진 바로는 일단 1939년 7월 18일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첫 피아노 삼중주곡을 완성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미비하다고 판단한 멘델스존은 그 후로도 약 6주간 부분적으로 수정했고, 이듬해에 유명한 브라이트코프 운트 해르텔 출판사에서 출판했다.
하지만 출판 후에도 멘델스존은 아직 연소하지 못한 생각이 있었는지 계속 미련을 보였다. 결국 멘델스존은 다시 작품을 수정하여 재출판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해서 현재 우리는 피아노 삼중주 1번의 판본을 두 개 물려받게 되었다.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 1번의 경우처럼 물론 자주 연주되는 것은 최종본이다.
음악이 시작되면서부터 멘델스존의 유려한 멜로디 감각을 만끽할 수 있는데, 바로 그러한 매혹적인 선율 덕분에 오늘날 멘델스존의 실내악곡 가운데 가장 많이 연주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작곡가의 친구였던 슈만이 이 피아노 삼중주곡을 특히 좋아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슈만은 멘델스존의 작품을, 베토벤의 B플랫 장조 삼중주(일명 ‘대공’), D장조 삼중주(일명 ‘유령’), 그리고 슈베르트의 E플랫 장조 삼중주 같은 ‘시대의 걸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대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멘델스존의 작품이 대대손손 이어지며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라고 단언했었는데, 그 말은 확실히 증명되었다.
멘델스존이 낭만주의 시대의 중요한 실내악 작곡가이긴 하지만, 피아노 삼중주 1번은 그의 실내악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생기에 넘치고 고상한 기품이 있으며, 유려한 서정은 애틋하고 지극히 달콤해서 아주 친근하게 느껴진다.
혹자는 피아노가 현란한 기교를 부리는 부분에 대해 약간 꼬집지만, 전체 형식이나 정서가 너무도 완벽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비판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별로 효용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이 작품은 전체 세 악기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아주 맵시 있는 낭만주의 악곡이라는 생각이다.
글 출처: 브람스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