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흐와 스코틀랜드 환상곡
브루흐는 리스트나 바그너의 뒤를 이은 독일 낭만파의 대작곡가 겸 지휘자로 활약한 인물이다. 그의 작풍은 멘델스존의 영향을 받는 풍부한 화성을 바탕으로 한 긴밀한
대위법적인 성부의 진행과 단면적인 관현악법의 결합에 의한 형식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이런 것에 높은 민족적인 표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원숙한 기교와 아름다운 멜로디, 폭넓은 음색의 로맨틱한 서정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긴장된 리듬과 풍부한 선율 그리고 라인의 기질이라고 할 감각적인 기쁨과 격정적인 개성이 단연 돋보인다.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1879년에서 80년 사이에 베를린에서 작곡되었는데, 그 직접적인 작곡 동기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인 윌터 스코트(Walter Scott, 1771~1832)의 『웨이벌리(Waverley)』같은 작품을 읽고 감동을 받는 데에 있다. 특히 그는 영국이란 나라에 관심이 많았고, 1862년경에는 영국 여행을 하였고 그곳에서 존슨과 부른스가 정리한 『The Scots Musical Museum』(1838년)이라는 민요집을 접하게 된다. 이 민요집은 전6권에 민요 600여 곡을 담고 있다.
또한 1880년부터 3년간 영국의 리버풀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활약하기도 하였다. 이런 배경이 옛 스코틀랜드 민요를 사용한 곡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민요집에서 스코틀랜드 민요와 선율을 사용하여 서주(introduction)와 4개의 악장으로 된 <바이올린 독주와 하프를 위한 관현악 환상곡>을 작곡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스코틀랜드 환상곡>이 되는 것이다. 곡이 하프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오케스트라의 일부 정도로 여겨지는 것이라 하프의 역할은 미미하다.
곡의 분위기는 제목 그대로 지극히 환상적인 감미로움이 전편 가득히 차오르고 있다. 서주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악장 모두에 민요 선율을 사용하여 친숙함을 더하고 있다. 특히 3악장 주제는 우리의 애국가와도 비슷한 선율이 나와 이채를 띠기도 하는데 이것은 스코틀랜드 민요인 ‘I am down for lack of Johnnie’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초연은 작곡된 해인 1880년 9월 함부르크에서 사라사테에 의해 이루어졌고 헌정도 그에게 이루어졌다.
출처 : 불후의 클래식(허재, 책과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