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ner Philharmoniker
명반이야기

이 작품의 연주로는 하이페츠가 1961년 말콤 서전트가 지휘한 런던 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음반이 이 곡들의 최상의 연주로 군림한다.

흔히들 하이페츠는 차고 날카롭다고 생각하여 <스코틀랜드 환상곡>같은 곡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곡에서 그가 펼치는 우아함은 참으로 각별한 감흥을 전해 준다. 물론 그 특유의 날카로운 음색은 여전하지만 그의 섬세한 표현은 포근함마저 감돌로 있어 스코틀랜드의 감흥을 잘 살려낸 좋은 연주가 탄생하고 있다.

첫 악장부터 진하게 젖어 드는 우아함과 3악장 안단테의 감미로운 연주가 잔잔한 서정을 보여주어 그의 다채로운 기량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또한 약음에서의 섬세한 감각이 강한 보잉(bowig, 註 :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의 활을 다루는 방법)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어 곡상에 걸맞은 훌륭한 연주를 펼치고 있다.

환상곡 자체의 환상적 분위기도 충만하며 전체적인 짜임새에서 우러나오는 분위기 또한 걸출하다. 서전트의 반주도 이 곡의 잔잔한 분위기를 잘 살려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참고로 하이페츠는 이 녹음 외에도 1947년 스타인버그와의 협연과 1970년 프랑스 국립 관현악단과의 영상 기록도 남기고 있다. 이 곡의 브루흐 연주는 단순한 기교파 바이올리니스트로 치부되기 쉬운 하이페츠의 탁월한 음악성과 진정한 위대함을 다시금 실감케 하는 것이다.

자료출처 : 불후의 명곡(허재, 책과 음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