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연주자 김해숙(金海淑)
김해숙(金海淑)은 서양문물의 영향과 학교 교육제도가 빚어 낸 젊은 가야금 연주자이다. 1954년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그녀의 부모가 모두 전라도 태생이어서 한국 전통음악 본 고장의 정기가 그녀의 몸속에 흐르고 있다.

어려서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에 입학하여 한국 정통음악의 길로 들어섰으며, 국립 국악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및 동 대학원 등에서 줄곧 국악의 정통 수련과정을 밟았다.

전국 예고 음악경연대회나 5.16 민족상 등을 통해서 그녀의 연주가적 기량은 일찍이 드러났으며 1984년 공간 현대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성과 감성을 구비한 날카로운 성격의 소유자로 전통예술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싶어 하며 비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 최근에 [산조연구]라는 역저를 펴내기도 한 그녀가 연주하는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는 많은 공력을 들여 터득한 성음의 탄탄함과 힘 있는 농현(弄絃), 고수 김명환과의 각별한 음악적 교감으로 산조의 참 맛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순간순간의 손놀림보다는 전체적인 구조 속에 자신을 절제시킨다.

판소리를 부르듯 달관된 가야금의 농현으로 때로는 냉정하게, 대로는 지나치게 격정적으로 온 감정들을 움켜쥐고 그녀는 40여분을 풀어 나간다.
고수 김명환 명인
김명환(金命煥, 1913. 5. 2 ~ 1989. 4. 5)은 전남 곡성군 옥과면 무창리에서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도쿄(東京)의 효성중학에 유학까지 하였으나 북에만 미쳐 이 시대의 명고수로 활약하게 되었다.

장판개, 신찬문, 주봉현에게 사사하였고 송만갑, 이동백, 정정열, 정웅민, 김정문, 공창식 등 한국 근대 명창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그의 예술세계를 넓혔으며, 평생을 소리북에 바쳤다.

공부방에서만 커온 그는 “썩은 나무토막도 다시 불붙일 만큼” 예술적 열정이 강하며 쟁이 기질과 오기 또한 대단하다. 그는 모든 박자의 격식을 떨쳐 버리고 오직 소리만으로 장단을 짚어가며 창자(唱者)의 이면을 꿰뚫는 힘이 있다 또한 격조 잇는 소리를 가릴줄 아는 예민한 귀와 판소리 거봉들의 소리를 가슴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그는 근대 한국음악의 마지막 혼이다.

국내외의 많은 연주무대에서 활약하였으며, 1978년 이후 인간문화재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어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