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이야기

프랑스 출신의 지휘자인 몽퇴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Le Sacre du Printemps>, <페트루슈카(Petrouchka)> 등을 초연한 지휘자로 널리 알려져 있고 20세기 고전 음악을 풍요롭게 꽃피운 숨겨진 거장으로 자리한다.

또한 프랑스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콩세르 베를리오즈(Concerts Berlioz)를 결성하였으며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를 초연하기도 하였다.

이런 거장 지휘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력이 그리 높게 평가되지 못하는 것은 일견 평범해 보이는 지휘 경향에 기인한다.

그러나 그의 음악에는 솔직하고 깊이가 있으며, 부드럽고 아름다운 분위기는 듣는 이의 마음을 감싸는 매력이 있어 음악의 진실됨을 전한다.

특히 그가 프랑스 음악에 있어서 같은 프랑스 출신의 뮌쉬Charles Munch)와 같은 명성을 얻지 못한 것은 프랑스 악단의 보수적인 태도로 배척되었고 동시에 그의 음악성이 프랑스적인 틀에 안주하기보다는 더욱 큰 스케일을 추구하였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그의 진면목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 프랑크 교향곡의 여주로 그의 거장적인 풍모를 접하게 되는 것이자 이 곡 정산의 연주로 자리하고 있어, 다시금 몽퇴의 위대함을 상기시키는 역작인 것이다.

그가 남긴 프랑크 교향곡 연주는 모두 네 차례이다. 그가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의 상임으로 재임하던 시절인 1941년 첫 녹음, 1950년 재녹음 그리고 1946년 실황 연주가 있다. 그리고 여기 소개하는 1961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주이다.

특히 1961년 연주인 시카고 심포니와의 녹음은 그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있던 시절의 연주로 당시 시카고 심포니에는 뮌쉬가 상임으로 있었다. 그러나 몽퇴와 시카고 심포니와는 예전부터 각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1941년부터 약 20년간 라비니아(Ravinia) 축제에서 이 악단을 정기적으로 지휘하였던 것으로 이런 활동 속에 바로 프랑크 교향곡이 데뷔 프로그램뿐 아니라 마지막 연주에 포함되었던 것이다.

물론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의 구녹음들도 훌륭한 연주이긴 하나, 몽퇴 만년에 시카고 심포니와의 남긴 스테레오 녹음이 더욱 완성도 높은 최상의 연주라 할 것이다.

연주는 그의 프랑스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카고 심포니의 시원스런 기량을 바탕으로 한 연주는 1악장 서두부터 웅장하고 당당한 울림을 장쾌하게 펼쳐 보인다.

특히 순환형식을 부각시킨 통일감의 연주가 완벽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일사불란한 오케스트라의 통제를 통한 거대한 스케일의 박진감 넘치는 진행의 쾌감이 일품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2악장 알레그레토에서의 잉글리시 혼(English Horn, cor anglais)의 황혼의 감회에 젖는 듯 한 따스하고 슬픔에 찬 정서가 가슴에 와 닿는다.

전체적으로는 세련된 필치의 아름다움이 전편을 휘감고 있고 프랑스적 감각과 호쾌한 박력이 멋들어진 조화를 이룬 쾌거라 할 연주이다. 이런 연주는 잘 알려진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이나 푸르트벵글러(Wilhelm Rurtwangler), 멩겔베르크(Willem Mengelberg)의 연주를 능가하는 몽퇴의 놀라운 업적인 것이다.

자료출처 : 불후의 명곡(허재, 책과 음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