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ssy
La Mer
Trois exquisses symphoniques, L.109
Herbert von Karajan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녹음 : 1978/02/14-15 (ⓟ 1990) Stereo
Philharmonie, Berlin Live Recording
드뷔시 교향적 스케치 바다 L.109

19세기 말의 유럽은 격변의 시기였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변화가 급격하게 이행되는 시기였으며 기술과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도시문명과 개개인의 생활방식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정치, 문화, 과학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예술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창의적인 일련의 움직임은 문학 영역에 있어서는 상징주의 예술 운동으로, 미술 영역에서는 인상주의 회화의 태동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음악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리하르트 바그너(R.Wagner 1813~1883)를 필두로 한 기존의 음악 어법인 후기 낭만주의적 표현수단은 점차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비기능적인 화성이 도입되면서 음악의 조성적 안정성이 위협받았다. 결국 바그너가 확대시킨 반음계주의로 인해 기존까지 지켜져 오던 서양음악의 핵심인 ‘고전적 조성’은 붕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새롭게 활용하고 새로운 의미를 표현하기 위한 독창적인 음악 어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상주의 음악은 종래의 장조, 단조와는 다른 교회선법, 5음음계 등과 함께 반음계적 화음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새로운 음악의 뉘앙스를 만들어냈다. 낭만주의 음악에서 자주 나타나는 환상과 공상을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을 정확하게 보려는 움직임, 그것이 바로 인상주의 음악의 본질이었다. 객관적 대상에 대한 주관적 인상을 표현한다는 점이 바로 사실주의 예술 노선과의 분명한 차이점이었다. 19세기 프랑스의 작곡가 드뷔시는 바로 이 새로운 음악을 확립한 대표적 작곡가이다.

유동과 분열의 인상주의 음악
인상주의 음악은 낭만주의 음악에 대한 반발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드뷔시 역시 학창시절에 당시 팽배했던 바그너의 음악에 심취해 있었지만, 이후 관현악과 성악이 끊임없이 전개되고 음악과 시가 강제적으로 설명을 거듭하는 그의 음악에 중압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시도에 대한 반향으로 다분히 독일적이고 표제음악적인 바그너 음악과는 다른, 순수음악적이고 프랑스적 음악인 ‘인상주의 음악’을 만들어내게 된다. 드뷔시의 음악은 마치 세포가 분열하는 것과 같은, ‘형태적 방식’(formulations morphologiques)이라는 창의적인 표현방식을 색채적인 관현악법을 통해 구사하고 있다.

‘형태적 방식’의 특징은 특정한 선율이 곡의 근본이 되지 않으며, 순간적으로 유동하는 인상이 음악의 기본을 이룬다는 것이다. 드뷔시는 구름, 바람, 냄새와 같은 움직이는 대상의 순간적 인상을 음악에 담으려 했고, 선율의 움직임이나 운동성보다 음색의 미묘한 변화를 음악을 통해 그려내고자 했다. 드뷔시가 의도했던 음악적 특징은 다음과 같은 그의 언급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다른 예술에 비해 음악은 자유에 더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는데 나는 이 자유를 원한다. 이 자유는 자연의 일정한 법칙에 통제 받기보다는 자연과 상상 사이의 미묘한 상호작용 속에서 활동한다.”
드뷔시 음악의 총체 [바다]
드뷔시의 관현악 작품 [바다]는 그의 창작 연대를 총 5개의 기간(습작기, 형성기, 확립기, 원숙기, 종합기)으로 나누어 볼 때, 4기인 원숙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당시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이후 별다른 걸작이 없던 드뷔시에게 어려웠던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준 작품이 [바다]였다.

드뷔시는 이 곡을 1903년 8월 그의 첫 번째 아내였던 릴리 텍시에의 친정인 파리 동남쪽의 비시앙에서 쓰기 시작했다. 작품 창작 과정 중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1904년 드뷔시는 아내 릴리를 버리고 당시 부유한 은행원의 부인이었던 엠마 바르다크와 노르망디 해안의 저지 섬(Bailliage de Jersey)으로 도피하는 일이 있었다. 결국 1905년 이 작품이 완성될 때는 아내가 바뀌어 있었다. 당시 이 사건은 매우 큰 사회적 물의를 빚었는데 릴리는 이로 인해 자살 소동까지 벌였으며, 이 이야기가 소설로 까지 제작될 정도였다. 엠마와 드뷔시의 결혼은 1908년에 가서야 겨우 인정을 받았다.

[바다]는 드뷔시가 담아내고자 했던 유동적 대상의 결정체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모습은 그 움직임을 음악 속에 고정하려고 했던 드뷔시의 의도와 잘 맞아 떨어졌다. 예를 들어 파도와 물보라,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바다는 별다른 주제없이 ‘스스로 진화’해가는 드뷔시의 음악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소재였다. 드뷔시는 3악장으로 나누어 작곡하려고 한 자신의 착상을 지휘자 앙드레 메사제에게 직접 적어서신으로 보낸다.
“상기네르 섬들의 아름다운 바다, 파도의 유희, 바람이 바다를 춤추게 하네.”
또한, 유동하는 관현악에 대한 드뷔시의 사고는 출판업자였던 뒤랑에게 보낸 다음의 내용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음악은 비물질적이며 따라서 4개의 발로 걷는(때로는 세 발로) 건장한 교향곡처럼 취급할 수 없는 특수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난 음악은 그 본질상 엄격하고 전통적인 형식 속에 들어가서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음악은 색과 리듬을 가진 시간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작품은 1904년 뒤랑 사에서 출판되었으며 출판업자였던 자크 뒤랑에게 헌정되었다. 초연은 작품이 완성된 지 약 7개월 만인 1905년 10월 15일 카뮈 슈비야르가 지휘하는 라무뢰 관현악단에 의해 연주되었다.

작품 개요 및 구성
교향시 <바다>는 곡의 표제에 3개의 교향적 스케치란 주석이 달려 있다. 이 곡은 그의 음악이 최고 수준에 달한 시기의 작품인데, 그의 명작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를 쓴 다음 해인 1903년에 시작하여 43세 때인 1905년에 완성하여 같은 해 10월,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바다>는 3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하나 그 정경을 묘사했으며, 전체를 통하여 바다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가 바다를 매우 좋아했다는 이야기는 퍽이나 유명하지만, 그의 생애를 통하여 바다를 건너 여행하기는 단 한 번 영국에 갔을 때 도우버 해협을 건너 여행했을 따름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는 어려서부터 바다를 즐겨 했기 때문에 여행할 때는 바닷가에 있는 일이 있었다. 말하자면 바다는 그를 매혹시켰으며 그는 바다의 힘을 느낀 나머지 열광적으로 바다를 사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곡은 실감에서 얻은 바다의 인상보다는 오히려 하나의 상상으로 생각한, 동경의 바다를 묘사한 것이라고 하겠다.

드뷔시는 교향시 <바다 designtimesp=12524>는 '3개의 교향적 스케치'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곡은 드뷔시가 오페라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designtimesp=12525>를 쓴 다음 해인 1903년에 착수하여 1905년에 완성하여 같은 해 10월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모두 3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시시각각 변해 가는 바다의 모습과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다.

드뷔시가 바다를 무척 좋아했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지만, 그가 바다를 건너서 여행한 것은 영국에 가기 위해 도버 해협을 건넌 일뿐이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바닷가를 여행하기 좋아했고, 바다의 힘에 매혹되었다.

제 1악장 : 여명의 바다에서 한 낯의 바다
From Dawn till Noon on the Sea (De l'aube a midi sur la mer)
아주 느리게, b단조 4/4박자. 어두운 바다에 신비가 깃들어 있다.
이제 이 같은 바다의 새벽이 점차 밝아오는 장면부터 금빛의 해가 솟아 올라 점점 밝아오는 수평선, 빛나는 하늘, 그리고 밝은 대낮에 이르기 까지를 그린 변화가 극히 미묘한 음악이다. 콘트라바스의 여린 음으로 시작되는데, 작은 물결도 일지 않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바다이다.

제 2악장 : 파도의 유희
Play of the Waves (Jeux de vagues)
알레그로, e단조 3/4박자. 해변가에 밀려 오는 큰 물결과 작은 파도, 줄곧 즐거워만 보이는 물결의 희롱인 듯 전개되는 호탕한 바다의 그림이다. 따라서 우아하고 귀여운 음악으로 전개된다.

제 3악장 : 바람과 바다와의 대화
Dialogue of the Wind and the Sea (Dialogue du vent et de la mer)
활기차고 소란스럽게, f단조 2/2박자. 바다의 잔잔하고 평화로운 모습과 거센 광풍에 밀려 오는 거치른 파도, 상쾌하고 빛나는 바다, 폭풍우가 지난 평온한 바다. 이같이 바다의 여러 가지 양상이 그려져 있다. 말하자면 신비스런 대화가 우아하고도 거칠게 묘사되어 있다. 여기서 드뷔시는 그의 천품을 특색 있는 양식으로 훌륭하게 피력하였다.

글 출처 : 클래식 카페 '필유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