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다. 피아노소나타 1번 C장조
약관 20세가 된 브람스. 이해엔 그에게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평생지기가 될 요하임과의 만남. 리스트와 베를리오즈와의 만남. 자신의 은사격인 슈만과의 만남, 그리고 평생의 연인 클라라와의 만남...

이해에 브람스는 작품1번이 될 피아노소나타 C장조를 작곡합니다.
그리고 친구였던 바이올리니스트 레메니와 함께 리스트를 찾아갑니다. 리스트의 카리스마에 눌린 브람스는 바로 이 곡을 멋들어지게 연주하는 리스트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자신의 곡을 초견으로 저렇게 멋지게 연주하다니... 과연 리스트는 당시 최고의 피아니스트였음이 허명이 아님을 안 브람스이지만 왠지 리스트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나 봅니다. 그는 레메니만 놔두고 리스트를 떠납니다.

그리고 몇 달 후 브람스는 슈만의 집을 찾아가죠. 뒤셀도르프에 있는 슈만의 집을 찾아간 20세의 브람스. 슈만은 당시 43세 장년의 음악가였습니다.

브람스는 피아노 앞에 앉아 <피아노 소나타 제1번 C장조>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슈만이 연주를 중지 시키고 방에서 나가 피아니스트인 아내 클라라를 데려왔습니다. 슈만부부는 그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들이 처음 만난 날 슈만은 일기에 “브람스가 나를 찾아왔다. 그는 천재이다.” 라고 간단하게 썼다고 하죠.

<피아노 소나타 제1번 C장조>는 슈만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고 그해 10월에 음악신보에‘새로운 길’이라는 유명한 글을 기고하게 됩니다. 브람스는 슈만의 글로 인해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브람스는 3곡의 피아노소나타를 작곡하는데, 모두 19.20세라는 어린 나이에 작곡되었습니다. 피아노소나타C장조, F#단조, F단조가 그들입니다. 그의 피아노소나타 3곡을 듣다보면 나중에 작곡될 피아노협주곡의 원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피아노소나타C장조가 20세의 젊은 브람스의 패기가 느껴져서 좋다면 F#단조는 브람스의 깊이 숨겨져 있던 열정이 피어올라 좋습니다. F단조는 앞의 두 곡보다 규모를 키운 5악장제인데 1.2번보다는 귀에 착착 감기지는 않지만 자주 듣다보면 음악적으로 좀 더 발전해 나감을 어슴프레이 느낄 수가 있습니다.

브람스의 3곡의 피아노소나타는 당연히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의 영향하에 있어서 베토벤의 중기 피아노소나타와 조금은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브람스만의 색채도 풍성하게 드러내고 있는 아름다운 곡입니다.

브람스는 왜 20세란 어린나이에 3곡만의 피아노소나타를 작곡한 후에 이 분야에서 손을 놓았는지 브람스의 피아노음악을 좋아하는 애호가로서는 안타깝기만 하네요...

출처 : 류광수님의 블로그